[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전국에 지명수배 된지 3주째가 넘었지만 아직도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유병언 전 회장 수사는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침몰 참사를 초래해 476명으로 추정되는 탑승객 가운데 292명의 사망자와 12명의 실종자 등 인명을 앗아간 참사 책임자를 체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반드시 체포해야 하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수사이다.

검찰·경찰(이하 검경)의 유 회장의 추적은 한 달 보름을 넘고 있지만 번번이 한박자씩 늦어 코앞에서까지도 놓치는 일도 발생했다.

용의자 한 명을 붙잡기 위해 검경 수천 명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는 일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현재는 군 병력까지 동원돼 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배제하지 않고 가동했다고 봐야 한다.

유 씨를 쫒는 검찰은 그가 전남 순천의 모처에 은신해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급습했지만 놓치고 말았다. 매번 유병언과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놓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를 비호하는 구원파 신도들이 교주인 그를 신처럼 떠받들며 숨겨주기 때문이다.

또한 금수원 등 구원파 신도들이 유 씨의 도주를 돕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며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나섰으며, 검찰이 고의적으로 체포 사실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기자들에게 흘린 적도 있다.

300여명의 인명피해 사고를 일으킨 세월호 선주를 숨겨주는 구원파 신도들도 참으로 한심하지만 유병언 한사람을 잡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리는 검경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검찰은 초기부터 잘못을 저질렀다. 처음부터 유 씨의 혐의가 드러났고 주범으로 확인된 이상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어야 했다.

유 씨가 빠져나간 사실을 알고도 안성 금수원을 뒷북 수색하는 어이없는 모습도 보여줬다. 또 전남 순천에서 은신처를 확인하고도 경찰과 정보 공유를 전혀 하지 않고 공을 독차지하려다 눈앞에서 놓친 것은 결정적인 미스다.

현재 추적 작업은 검찰과 지방경찰청 등 광역수사대가 직접 참여하고 있고, 일반 경찰은 도주로를 차단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

애초에 도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과 협력해 동태를 밤낮으로 감시했더라면 신병 확보에 이렇게 애를 먹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유 씨를 잡지 못하면 세월호 침몰 사건을 사법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릴 수 있다. 앞으로 시간을 더 끌게 되면 검경의 유씨 추적팀 자체가 지쳐버린다. 5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고 하지만 국민 관심도 식을 수 있다.

검경은 지금까지의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정보력을 총동원해 하루빨리 유 씨의 행방을 찾아 세월호 300여명 희생자의 넋을 달래야 한다. 그렇지 않고 사건을 장기하시킨다면 국민은 대한민국의 공보직을 소 닭보 듯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며, 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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