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사퇴로 매듭짓는 것 최선의 해결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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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임이 결정된 홍명보 감독


[투데이코리아=박한결 기자] 대한 축구협회가 결국 홍명보 감독을 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내년 1월까지 A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홍명보 감독 거취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와 홍명보 감독에게 쏟아지는 질책은 달게 받겠다. 겸허히 수용하고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면서 “다만 협회는 이 상황이 홍명보 감독 개인의 사퇴로 매듭지어지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표팀 수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홍명보 감독에게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 홍명보 감독을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기로 했다”며 홍명보의 유임 소식을 전했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은 벨기에와 경기 후 사의를 밝혀왔지만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아시안컵까지 맡아줄 것을 설득하고 만류했다"며 ”월드컵 결과가 잘못된 데는 축구협회의 책임이 크다. 사퇴가 능사가 아니라 아시안컵에서 잘 이끌어줄 것을 당부하며 설득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이 1무2패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홍명보 감독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그동안 선수 선발 과정 잡음과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2대4 패) 전술 실패 등의 이유로 비판받아 왔다.

이번 축구협회의 결정은 월드컵에서 부진했을 때마다 감독에게 책임을 물어왔던 전례가 한국 축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서 실패한 사령탑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역대 대표팀 감독의 평균 재임 기간은 약 1년 2개월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홍 감독은 2년 계약을 맺어 내년 6월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 사실상 임기 내 마지막 주요 대회다.

한편, 홍 감독의 유임결정에 앞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홍명보 감독의 거취에 대해 국민의 52%가 계속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갤럽은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원 인터뷰(표본오차 ±3.8%포인트 95% 신뢰수준, 응답률 16% 4200명 중 667명)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과반수 이상은 홍명보 감독을 지지했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계속 맡아야 한다고 보는지 사퇴해야 한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국민의 52%는 "계속해야 한다"고 답해 홍명보 감독의 유임을 바랐다. 반면 31%는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의견 유보는 17%였다.

모든 성·연령별로 유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성(25%)보다 평소 축구 관심층이 많은 남성(36%)에서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의 유임을 바라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이번 월드컵에서의 부진이 감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홍명보 감독이 선수 시절 높은 명성과 인기를 가졌던 점, 2009 20세 이하 월드컵 8강과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의 기여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2002년 7월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 전체 1위 등 한국갤럽의 여러 조사에서 선수 선호도 1위에 올랐고, 동아시안컵 한일전 직후인 작년 7월 29~31일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78%가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 '잘된 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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