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의원 AI에 비유, 유가족·야당 십자포화 맞아

[투데이코리아=김용환 기자]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기관보고 마지막날인 11일 세월호 침몰사고를 AI(조류 인플루엔자)와 산불에 비유한 한 의원의 발언 등으로 인해 파행됐다.

특위 여당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이날 오후 국무조정실 대상 질의 과정에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세월호 사고의 컨트롤타워로 지목하는 야당의원들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러자 야당의원들이 반발한 것은 물론 방청석에 있던 한 유가족이 고성을 질렀다. 이에 심재철 위원장이 이 인사를 회의장에서 퇴장시키는 등 회의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조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AI가 터져서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자에게 전화해 'AI가 확산 안 되게 동원할 수 있는 것을 다 동원해 막으라'고 했다면 컨트롤타워로서의 책임은 전부 다 대통령에게 있냐"고 따졌다.

그는 또 "산불이 났다고 하자. 불이 민가로 번지고 있어서 대통령이 산불 책임자에게 '산불을 막아야한다. 군을 동원하든 어떻게 하든 막으라'고 지시했다면 컨트롤타워가 대통령이 되냐"고 지적했다.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가 11일 종합질의를 마지막으로 기관보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날까지 파행 운영은 끊이지 않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끝났다.

특위는 기관보고를 받기 전 현장조사를 따로 진행하고 기관보고 중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관련 ‘왜곡 발언’과 새누리당 반발로 회의가 중단되는 등 수차례 파행을 겪었다.

이날 마지막 기관보고도 세월호 사고를 조류인플루엔자(AI)에 비유한 새누리당 간사 조원진 의원의 발언이 문제가 돼 파행했다. 조 의원이 종합질의에서 “AI나 산불이 발생하면 대통령이 컨트롤타워인가”라고 따지자 일부 유족은 “우리 아이들이 닭보다 못하냐”고 고함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해경 123정 정장의 답변을 듣던 유족들이 다시 고성을 지르자 심재철 위원장은 퇴장 명령을 내렸다. 해당 유족뿐 아니라 나머지 가족들까지 발끈해 회의장을 박차고 나서자 심 위원장은 퇴장 명령을 취소한 뒤 정회를 선언했다. 야당 특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가족을 퇴장시킨 심 위원장과 막말로 유가족을 모욕한 조 의원은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하며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심 위원장과 조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해명과 사과를 했다. 심 위원장은 야당 참석을 기다리다 결국 산회를 선포했다.

심 위원장은 저녁 7시24분에 조사중지를 선언하고 8시55분에 속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 유가족은 발언기회를 얻은 뒤 "내가 여야가 질의하는 것을 보면 야당이 훨씬 깊은 질문을 하고 진실을 파헤치는 모습을 보이는데 여당 의원 대다수는 정부에 누가 안 될까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여든 야든 진상규명을 하도록 진행하라. 파행된 것도 위원장의 자질이 부족해서다"라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