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유보금, 과세 아닌 인센티브로 가닥 잡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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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제5단체장들과 첫 상견례 가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5단체장은 22일 첫 상견례를 하고 "소통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며 뜻을 모았다.

현재 대기업들의 긴급 현안 두가지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두 수장이 정부에 부드러운 톤이지만 뼈 있게 주문을 했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5단체장과 함께 조찬간담회를 한 자리에서였다.

박용만 회장은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느냐 쇠락하느냐 골든타임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품고있던 '강도 높은 규제개혁' 카드를 꺼냈다.

박 회장은 "사전 규제는 위기 발생을 막는 것이고 사후규제는 말썽 재발을 막는 것"이라고 사전, 사후규제를 분명히 구분지으며 후자에 무게를 실었다.

"사전 규제를 가급적 없애고 사후규제 위주로 바꿔 창업이나 신사업 등 일을 벌이기 굉장히 쉽도록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이어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최근 사내 유보금 과세는 부작용이 정책적 필요성보다 더 클 수 있다"며 "조금 더 폭넓은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판단해달라"고 사실상 재고를 요청했다.

또 "내수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신속히 추진돼 경기 회복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부총리께서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법안 처리 가속화를 채근했다.

나머지 경제단체장들도 각기 발등에 떨어진 현안에 대한 주문을 쏟아냈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연초에 예측했던 것보다 세계 성장률도 낮아지고 교역의 증가율도 낮아지고 있다"며 "엔화 절하가 계속되고 있고 원화는 절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심상치않은 환율문제를 꺼냈다.

한 회장은 "무역업계는 경쟁력 있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시장 개척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며 "무역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개혁에 신경 써달라"고 역시 규제를 풀어줄 것을 주문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최 부총리가 현장 방문에 적극적인 걸로 안다"며 "중소기업의 현장 의견도 들어주고 정기적인 소통도 한다면 중소기업, 소상공인한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경제가 어려우면 가장 고통받는 게 중소기업, 소상공인"이라며 "내수활성화와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는 주문이 있다"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업계의 애타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임금 안정 얘기를 꺼내면서 "우리 기업이 외부에 눈을 돌리지 않고 국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근로자에게도 좋고 내수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 95%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그 가운데 70%가 30인 미만의 소기업에 고용된 상황"이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날 경제계 단체 수장들은 실세 총리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며 최경환 경제팀이 사내유보금 과세 문제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가지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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