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네 번째 출마 끝에 당선…영·호남 지역구도 타파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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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7.30 재보궐선거에서 최대의 이변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전남 순천·곡성 재보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인이다.

이 당선인은 49.4%(60815표)를 얻어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40.3%, 49611표)를 11204표 차로 제쳤다.

이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앞서 나가면서 이변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개표 초반에는 이 후보의 고향인 곡성의 투표함을 먼저 개표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호남에서만 3번출마해 낙선한 바 있기 때문에 조심스런 분위기였다.

그러나 개표가 완료된 뒤 고향인 곡성에서 몰표를 얻은 것은 물론 서 후보의 출신지인 순천에서도 앞선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새누리당 종합상황실에서 개표를 지켜보던 지도부가 이정현 당선인의 승리 결과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새누리당이 이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민현주 대변인은 “80년 광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큰 디딤돌을 놓았다면 2014년 호남 민심은 선거혁명을 통한 지역구도 타파와 진정한 민주정치의 큰 발자취를 내딛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의 승리로 새누리당의 재보선 압승의 방점을 찍게 됐다. 소선거구제로 국회의원을 뽑기 시작한 1988년(13대 국회) 이후 광주·전남에서 새누리당 쪽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누리당은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전북 군산을에서 신한국당 강현욱 전 의원이 당선된 뒤 호남에서 당선인을 배출해내지 못했다. 이 당선인으로 인해 호남에서 18년 만에 당선자를 내게 됐다.

특히, 이 후보의 승리는 오랜 영·호남 지역구도를 깨는 ‘정치사적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정현 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통해 “선거 기간 내내 ‘순천 보은’ ‘곡성 보은’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다닌 것처럼 앞으로 주민들을 하늘처럼 받들고 은혜를 갚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저 이정현의 승리가 아니라 순천시민과 곡성군민의 승리”라며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또 “이번에 저에게 표를 주신 분들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일단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면서 “또 이번에 표를 주지 않은 분들의 뜻을 제가 왜 모르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선거는 끝나고 지역발전을 위해 순천시민, 곡성군민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며 “승자가 어디 있고 패자가 어디 있겠나. 자랑스러운 고향의 발전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에 국민은 순천·곡성 주민들이 정치를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을 감격스럽게 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유권자들의 어려운 선택을 평가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국민이 도와주고 적극적인 협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저는 이제 직책은 국회의원이지만 여러분의 머슴이자 노예”라며 “주민 여러분은 이러한 저를 마음껏 부리시기 바란다”고 감사의 뜻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그동안 주민들과 했던 약속을 절대로 소홀히 다루지 않을 것”이라며 “호남의 인재를 키우고 지키면서 위대한 순천·곡성 주민들의 위대한 뜻을 이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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