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부모 "농촌지역 실정을 모르면서 시행하려 한다."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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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투데이코리아=유상은 기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학생들의 9시 등교에 뜻을 굽히지 않고 실시 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교육감은 13일 '9시 등교'전면 시행에 대해 "학생들이 100% 이구동성으로 요구하는 것이 9시 등교"라며 9월 2학기 시행 의지를 재천명했다.

이날 수원시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 열린 '경기교육사랑학부모회 워크숍'에 참석한 이 교육감은 이같이 뜻을 지역별 학부모회 대표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한번 밝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인사말에서 "국가든 교육청이든 지금까지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들어준 적이 없었다"며 "학생들이 100% 이구동성으로 요구하는 것이 9시 등교"라고 강조했다.

또 이 교육감은 학부모 건의사항을 받는 자리에서 한 학부모가 "농촌지역 실정을 모르면서 시행하려 한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 8시 이전에 출근한다. 학교장 자율에 맡겨달라"고 요구하자 곧바로 "안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진 질문에서 "아이가 혼자 일찍 등교해 사고 나면 어쩌나"라는 학부모의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도서관도 열고 프로그램을 만들면 된다. 아이들 중심으로 생각해달라. 아이들이 하고 싶은대로 놔두자"라고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득하기도 했다.

이 교육감은 조기 등교 학생에 대한 대책에 대해 "맞벌이 부부도 9시 등교하는 게 왜 좋은지를 생각하며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맞벌이 부부인데 학교가 어떻게 할거냐'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좋은 취지의 정책이지만 순차적, 탄력적으로 시행하는 게 맞지 않나"라는 학부모 의견에 대해 "(전면 시행) 해보시고 나쁘면 그때 가서 돌이키도록 하자. 학교현장을 제대로 봐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진 학부모들의 질문공세 속에서 "공부 잘하는 우수 학생들이 서울로 빠져나간다"고 우려하자 이 교육감은 답변에서"9시 등교하면 공부도 잘한다. 공부 잘하려면 아침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0교시 수업학생들은 잠만 자게 된다"고 답변했다. 또 농촌지역의 경우 통학시간대 시내버스 운행 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운행시간을 옮길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며 "협동조합을 만들어 버스를 함께 이용하는 시스템도 구상 중"이라고 이 교육감은 밝혔다.

한편 교육감과의 대화가 끝난 뒤 일부의 학부모들은 "9시 등교에는 찬성은 하지만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일방적인 시행에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각급학교 교장들에게 "학교현장에서 어려움은 있지만 지혜를 발휘해 학생중심 정책이 안착되도록 열린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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