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지하 개발' 사태 심상치 않아

[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갑작스럽게 땅바닥이 푹 꺼지는 일명 '싱크홀' 현상이 서울 등 도심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싱크홀은 도로나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아 생긴 구멍을 말한다.

지난 5일 송파구 석촌호수 옆 왕복 6차선 도로에서 폭 2.5㎙, 길이 8㎙, 깊이 5㎙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긴급 보수공사가 이뤄졌지만 이틀 뒤 다시 지반이 가라앉아 주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는 잠실을 중심으로 올해 들어 5건의 싱크홀이 발생한터라 일각에서는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싱크홀은 잠실 근방에만 생긴 것이 아니다. 서울시만 해도 석촌역 인근 도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영등포 노들길 등에서 이미 목격된 바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싱크홀이 발견되었다.

싱크홀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주로 석회암지대에서 지하수 등에 석회암이 녹아 발생하는 자연적인 싱크홀이 있다.

둘째는 도로에 묻은 상하수도관이 깨지면서 물이 통과해 지반이 무너지는 경우다. 셋째는 고층 건물 터파기, 굴착 등으로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땅이 꺼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상하수도관 파손이나 지하수 유출 등 인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최근 싱크홀이 자주 발생돼 정부와 서울시가 뒤늦게 사고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도 그만큼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뜻이다. 그간 무분별한 개발 욕심만 앞섰을 뿐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땅 밑 안전에 소홀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한 사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광저우에서는 도심에서 50㎡의 싱크홀이 건물을 집어 삼켰다. 또 2007년 과테말라에서도 폭 100m의 거대한 싱크홀 탓에 주택 20여가구가 주저앉았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 도심에서 이 같은 사고가 생긴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근래 계속된 지하 개발이 이 같은 우려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지금까지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이런 행운이 계속 되리라는 법이 없다. 교통량이 많은 시간대 싱크홀이 발생하면 재난으로 이어지는 건 불가피하다. 더욱이 서울의 경우 상ㆍ하수도관이 낡은 곳이 많고, 지하철 공사 등으로 터파기 공사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어 운행중인 차량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게 뒤늦게라도 정부와 서울시가 대책마련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훗날 누구도 모를 대참사를 막기 위한다면 이번 기회에 서울시 뿐만 아니라 전국의 싱크홀 발생 원인은 물론 지반 환경도 면밀히 조사해 사고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 할 수 있도록 사후 안전문제 또한 관심을 기울여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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