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이 낸 보험료로 가족 사보험까지 지원”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에 칼을 빼들었지만 일부 기관의 행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공공부문 부채는 821.1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3년 12월 공공기관의 부채를 감축하고,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선 “의료비 지원은 과도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하며, 업무와 관계없는 질병․부상 및 직원 가족에 대한 의료비 지원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선택적 복지제도에 통합하여 운영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공공기관들이 별도의 사업비에서 단체보험 비용을 지원하고, 직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생명 및 상해보험에 가입시키는 등 방만경영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공단 임직원 사보험 가입비 지출현황’을 보면 2010년 3억 76백만원, 2012년 11억9천만원, 2013년 24억 3천만원, 2014년 32억 8천만원으로 임직원 사보험비가 최근 5년간 8.7배나 급증했고 지출액도 78억원이 넘었다.

증가 사유를 보면 당초 공단은 2011년까지 재해사망, 질병사망, 재해장애 등 3개 항목에 대해서만 보장하여 평균 약 3억원∼6억원을 매년 지출하였지만 2012년부터 암을 비롯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중증질환보장 특약을 포함시키면서 2012년 12억원, 2013년 24억원, 올해 약 33억원을 사보험비에 지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2006년 9천만원, 2009년 2억 9천만원, 2011년 4억원, 2013년 5억 2천만원, 2014년 6억 4천만원을 지출, 임직원 사보험비가 최근 9년간 7.2배나 급증했고 지출액도 30억원에 달했다.

증가 사유를 보면, 2009년부터 가입대상을 ‘임직원’ 에서 ‘배우자’로 확대하면서 보험비용이 급증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 ‘대한지적공사’ 도 단체보험 대상에 배우자를 포함시키고 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임직원, 배우자’ 뿐만 아니라 ‘자녀’까지 지원하고 있는 등 많은 공공기관에서 임직원과 배우자 및 자녀까지 사보험 대상에 포함시켜 보장해 주고 있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09년 9억 2천만원, 2010년 10억원, 2014년 11억 9천만원등 최근 6년간 61억 4천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배우자와 자녀를 보험대상으로 신청할 경우 정부 지침에 따라 선택적 복지제도에서 차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산업재해를 당하면 산업재해보험에서 지원이 가능하므로 개인의 질병이나 상해까지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은 방만한 운영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직원만을 대상으로 개인에게 지급되는 선택적 복지포인트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사보험비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공적보험을 운영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은 선택적 복지제도와 별개로 사업예산에서 단체보험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김재원 의원은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감축과 공기업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공적의료보험제도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앞에서는 건강보험제도의 우수성을 홍보하면서 뒤로는 정부 지침까지 무시하면서 국민들이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재원으로 직원들의 사보험비로 지원해 주고 있어,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공공기관의 과도한 직원복지와 예산 낭비 등 방만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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