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선박사업만 34년…광동FRP산업 한갑수 대표

[인터뷰]선박사업만 34년…광동FRP산업 한갑수 대표

"세계시장 진출해 우리나라 선박 우수성 알리고파”

광동FRP산업(이하 광동산업)은 다기능, 다용도의 복합재료인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RP), 탄소섬유 (CRP), 알루미늄(AL)을 소재로 한 선박건조 전문 업체로서 선박건조와 더불어 요트, 보트 등 해양레져장비와 특수선, 일반제품 총 4가지 사업영역을 가지고 각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중대형의 관공선 및 도선선, 어업지도 관리선, 국내외 여객선 등 수많은 선박을 건조한 광동산업은 낙동강 생태탐방선인 ‘낙동강 에코호’를 건조해 지난달 8일 낙동강 에코호 취항식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선박 산업과 광동산업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한갑수(59) 광동FRP산업 대표를 만났다.

구조조정이라는 악조건 속 태어난 광동 FRP

광동산업은 1994년 미원조선이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한갑수 대표는 “1980년 초부터 영도 미원그룹 FRP 조선사업소 선상관리기사로 14년을 근무했습니다”라면서 “회사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이 없어지게 됐고 남은 직원들과 함께 창업하고 그 후로 20년 동안 활동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선박 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었고 그것이 창업의 계기가 된 셈이다.

34년 외길인생, 큰 발전 없어 아쉬워

하지만 창업 후 지금까지도 선박 산업은 큰 발전이 없다고 한다. 그는 선박사업을 하면서 겪는 애로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레저보트 같은 경우 중고 도입선으로 인해 시장이 좁아지고 관공선의 경우도 국가지원이 없어 지방 예산으로만 해결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한 그는 “물량은 줄어만 가고 배 1, 2척을 가지고 선박 회사들이 먹고 사는 격”이라며 힘든 점을 털어놨다.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 발전에 관한 각종 매체의 보도가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는 “광안리 수영 요트경기장을 보면 거의 모든 선박이 수입 중고 배”라고 하면서 “그런 배들은 보통 2~30년 정도 된 것이 많은데 가라앉지만 않았을 뿐 아주 안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기업에서 직접 배를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판매도 해야 되는데 소비자들이 싼 값에 혹해 안 좋은 배를 사는 상황이 생긴다”며 “중고 배를 손보는데 비용이 더 들어 소비자도 피해를 보고 국내 업체들도 수요가 없어 피해를 보는 지경”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싼값에 들여온 중고 선박 중에는 여러 번 수리를 거치다가 손을 놓고 방치되거나 버려지는 배도 많다고 한다. 그는 배 생산자들이 수요자도 없고 정부 지원조차 없어 고객을 만나 거래하는 것이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광동산업은 육상제품도 다룬다. 선박만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현실적 여건이 힘들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광동산업이 전국 상위권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육상제품까지 다루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현재 우리나라 선박산업의 실정은 좋지 않다.

‘정직’을 바탕으로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회사운영

하지만 한 대표는 악조건 속에서도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정직’을 최고로 꼽았다. “회사를 정직하게 운영하는 것이 철학이라면 철학”이라고 말한 그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고객을 대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시장 진출에도 정직이 답이란다. “누구를 만나든지 간에 정직해야 한다”는 그는 “품질, 가격, AS 등 모든 부분에서 정직함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정직함에 대해 강조했다.

광동산업은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신기술 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한 대표는 “신기술 개발 측면에서 R&D(Research & Development) 과제를 많이 수행 중이고 다양한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뿐 아니라 다른 신규 산업도 구상하고 있다. “직원들과 부단히 노력하는 중이고 한발씩 전진할 것이다”라고 그는 이야기했다.

그는 현재의 노력을 바탕으로 한 목표와 계획도 확실했다. 세계시장 진출이다. 한 대표는 “해양레저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면서 “기술개발과 품질 향상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인터뷰에 함께 참석한 광동산업 최지훈(41) 연구소장은 “우리나라에서 부산이 해양수도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시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지원 등이 활성화돼 해양레저 분야가 크게 도약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한 대표는 “2008년 세계적 요트메이커와 설계, 디자인 기술, 마케팅 협력관계를 체결해 세계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한 상태”라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는 요트 전문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과 정성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

광동FRP산업 요트는 출항 준비 끝

선박업계의 악조건 속에서도 34년째 한길을 걸으며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한갑수 대표. 그의 노력이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을지 아직은 지켜봐야 할 단계다. 세계로 뻗어나갈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한 대표와 광동FRP. 그의 말대로 정직함을 바탕으로 높은 기술력과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승부한다면 광동FRP산업의 요트가 드넓은 세계로 출항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부산경남인 /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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