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저성장 국면 직면..치명적인 한국 속사정

[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일본의 원·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우리 경제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역시나 수출 기업으로 볼 수 있다.

경제학적으로 설명해 보면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물품 수출 대금으로 달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같은 금액의 달러를 놓고도 환전 시 더 적은 원화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의 수익성은 떨어진다. 이것이 환율 하락이 주는 부정적이 결과인 셈이다.

외환은행 고시에 따르면 지난 9월 22일 기준 100엔당 956원으로 1,000원 선이 붕괴됐다. 이는 2008년 이후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내년엔 원·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불과 한 달여 만에 950원대까지 떨어졌으며 올해 가장 높았던 2월 초(1,073원81전)에 비하면 100원 이상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가 빠르다.

엔저 현상은 아베신조 총리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엔화 약세를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인접국의 경쟁력을 강탈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저 약세로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서울 명동 상가의 매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7월까지 서울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들은 100만 명 정도로 지난해보다 13.7% 감소했다.

현재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엔저 악세 때문에 수출 비상이 걸린 상태다. 무엇보다 일본 제품과 경쟁을 벌이는 우리 제조업의 무역경쟁력 약화가 심히 걱정된다.

최근 들어 한국 부품 엔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일본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 라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더욱더 떨어져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는 구설수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언제 몰락할건지의 사실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환율하락은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큰 걸림돌이다. 내수침체로 어려운 한국경제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국경제는 환율하락으로 인해 많은 고난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만 볼 수 없다. 환율 위험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길은 내수확대다. 정부는 저환율 시대에 맞게 안정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게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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