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님!

저 권쳘현 비서실장입니다.

총재님께서 저와 우리 한나라당 당원 동지들의 곁으로 돌아오시기를 기원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총재님의 활동상을 잘 보고 듣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의 대선 패배를 뒤로 하시고 얼굴 가득 미소를 띠신 채 전국을 누비는 총재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회한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치도록 총재님을 사랑했던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등을 돌리신 지금, 총재님의 저 미소가 과연 진정으로 행복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인지, 총재님께서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그 많은 아우성과 외침이 진정 들리지 않으시는 것인지, 이 '마지막 비서실장'의 처절하고 안타까운 애원을 애써 외면하시는 것인지… 총재님의 말씀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저한테는 지금의 이 육체적 고통보다 더한 고통과 절망으로 다가옵니다.

총재님! 웃고 계시지만, 외롭고 고독하게 보입니다. 우리 한나라당 당원들은 이제나저제나 '총재님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국(救國)을 위한 총재님의 깊은 뜻과 한나라당에 대한 苦言이 이제는 온 국민과 당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황량한 벌판에서 외롭고 고독한 싸움을 그만 하십시오. 총재님께서 돌아오신다면, 총재님의 깊은 뜻과 苦言은 반드시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라는 희열로 승화될 것입니다. 총재님! 저희들과 함께 어깨동무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총재님! 박근혜 전 대표가 오랜 기다림과 애태움을 떨쳐내고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는 正道가 아니며, 대선은 한나라당 후보가 중심이 되어 치러져야 한다”고… 이제 총재님의 살신성인 (殺身成仁)의 결단만이 남았습니다. 총재님만 돌아오신다면, 우리 한나라당은 강고한 대오를 형성하여 사이비 좌파세력의 어떠한 탄압과 정치공작도 이겨내고 어렵지 않게 대선승리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지난날 그 흉악했던 김대업 때문에 총재님께서 당하신 참을 수 없는 치욕을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되풀이해서 당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힘과 경험을 가지신 분은 총재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 돌아오셔야 할 바로 그 때입니다. 더 늦어진다면, 총재님께서 자칫 헤어나올 수 없는 스스로의 벽 속에 갇히게 되시지 않을까 사뭇 두려움이 앞섭니다. 저는 총재님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 총재님께서 승자의 역사로부터 외면당하는 아픔을 세 번이나 겪는 모습을 절대로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총재님!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국가발전세력의 승리가 목전에 있습니다. 적들의 마지막 대공세(大攻勢)를 앞두고 천군만마와도 같은 총재님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 겪는 저의 이 육체적 고통이 크면 클수록 총재님께서 돌아오실 날이 하루 한시라도 빨라진다면, 기꺼이 감내할 것입니다.

지금도 총재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총재님을 다시 뵙는 날까지 내내 건강하십시오.

권철현/국회의원(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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