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에 대한 불감증으로 이번 사고는 예고된 붕괴

[투데이코리아= 세계일보前논설위원/김태수]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돼 환풍구 위에 있던 관람객 27명이 20m 아래로 추락한 사고는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한편으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참사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국가를 개조해서라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대형참사는 끊이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의 도가니로 빠져들어 비통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전남 장성요양원에 불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숨졌다.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도 발생했다. 세월호 사고 이전에는 경주에서 체육관 지붕이 붕괴돼 대학생 204명이 죽거나 다쳤다.

수도 서울에서는 도로밑에 10여개의 커다란 동공이 있는 줄도 모르고 도로가 침하될 때까지 실태 파악도 못했다. 이 정도면 국가라 하기도 창피할 지경이다.

이번 사고는 정부 뿐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안전불감증이 만연돼있다는 점 뿐아니라 안전에 대한 구조적인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죽음 부른 환풍구가 서울에만 6천여개가 있는데도 환풍구 안전기준 조차 없을뿐더러 설치규정도 제각각이라고 한다. 결국 안전에 대한 불감증으로 이번 사고는 예고된 붕괴라는 지적이다. 현실이 이런데 정부가 나서서 아무리 안전대책을 강구한다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욱이 이번 사고처럼 민간부문에서 허점이 생긴다면 국민들의 안전은 무엇으로도 담보할 수 없다.

사고조사결과 주관사측의 안전요원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한 사실도 밝혀졌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대형콘서트를 하면서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이다. 안전 점검이 어떤식으로 이뤄졌는지 철저하게 파악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물론 안전점검을 소홀히 했다면 그에 해당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정부당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의 철저한 안전의식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계속되는 대형참사에 국민들은 정부에 묻고 있다. “진정 대한민국은 안전한가?”라고 말이다. 국민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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