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체의 자신감 회복은 성공했지만 각종 지표는 내리막…‘초이노믹스’의 내일은?

[투데이코리아=김용환 기자] 지난 7월 16일 취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가원수가 아닌 장관에게 ‘노믹스’라는 접미어가 붙었다. 실세 장관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다.

초이노믹스가 지난 23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시장에선 초이노믹스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연말·연시 경기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최 부총리는 취임 후 100일 동안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포함해 일주일에 한 번 꼴인 13개의 정책과 대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경기부양책으로 대변되는 새 경제팀의 ‘초이노믹스’가 경제 주체의 자신감을 회복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각종 재정과 세제 등을 총동원했음에도 각종 지표가 내리막길로 걷고 있다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초이노믹스의 경제정책은 내수 부양을 통한 경기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근로소득증대세제, 배당소득증대세제,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이른바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3대 패키지 세제개편안과 국가재정을 41조원 이상 투입하는 확장 예산안 등의 부양책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확한 판단과 재빠른 진단을 내렸다’며 후한 평가를 주고있다.

실제, 금융·정책 사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고, 부동산 규제의 마지노선이라고 불렸던 집값 대출 한도도 크게 늘렸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고용과 투자를 늘려 가계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법 개정안도 내놨다.

일주일에 하나꼴로 새로운 정책이 나왔다. 이에 정부가 경기 부양에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정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다수의 정책이 단기성과에 집중돼 있고 장기적인 안목의 정책을 내놓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최 부총리의 취임으로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던 경제 법안들이 국회에서 처리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임 직후 기대감에 올랐던 코스피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기업 실적도 부진해 다시 1,900선으로 주저 앉았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반응이 가장 뜨거웠지만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세수 부족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국가 채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00일간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이 체감할 연말연시를 맞아 최 부총리는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유럽과 중국의 성장 둔화는 우리 경제의 미래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또한 국회에선 경제법안들이 주요 사안과 얽매여 있다.

최경환 부총리도 경기 회복을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국감에서 “경기가 회복 궤도로 복귀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9%로 2분기에 0.5%로 반 토막 난 이후 1분기 수준(0.9%)의 성장 속도를 회복했다”며 “다만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단기 대책과 중장기적 체질 개선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구조 개선 차원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최 부총리가 취임 당시 밝힌 것처럼 소득 불균형을 줄이고 가계의 실질 소득을 늘려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체질을 개선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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