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범죄 수사한 경험 살려 직접 범행 방법과 조직 설계해"


▲사진=전직 경찰관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

[투데이코리아=서소영 기자] 전직 경찰관이 국내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주도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광주지방검찰정 형사 2부는 대출을 빌미로 2만 명의로부터 4백 억 원을 챙긴 혐의로 전직 경찰관 박(42)씨 등 53명을 적발해 26명을 구속기속 했다.

지난 2008년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근무 당시 수뢰 혐의에 연루되 퇴직했다. 이후 박씨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자 스스로 사기단을 만들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필리핀과 베트남 등지에서 저축은행인 것처럼 속여 대출을 해주겠다며 2만 명에게서 4백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박씨 등은 저축은행에서 대출 거절당한 명단을 해커로부터 산 뒤 대출이 가능한 것처럼 속여 부대 비용이 든다며 돈을 가로채왔다.

적발된 조직원들은 전직 프로야구 선수와 모델 조직폭력배 등 다양했으며 현식 경찰관은 수사 상황을 알려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원들은 대포통장팀과 현금인출팀 등을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고 범행 때는 가명을 사용하는 철저함을 보였다. 더불어 기존 보이스피싱과 달리 범행에 가담한 100여 명 중 소수의 중국동포를 제외한 조직원은 대부분은 내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2011년 박씨는 사기단을 직접 조직했으며 자신의 친동생에게 자금을 관리토록 했다. 박씨는 지난 2002년부터 7년 동안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 범죄 수사한 경험을 살려 직접 범행 방법과 조직을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자신이 수사한 피의자 3명을 사기단에 편입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명한 보이스피싱 문자 메세지 발신인인 '김미영 팀장'을 만들어 낸 것도 박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필리핀으로 달아난 상태다.

한편 검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일망타진된 것은 처음"이라며 "발신번호 변경 사실 알림 서비스 시행해야 한다"고 금융당국에 건의했다. [출처=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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