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어려울때 잘하는 것이 진짜 실력" 강조

올해 현대·기아자동차가 해외시장에 내다판 자동차의 대수가 8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756만대) 대비 약 44만대가 증가한 800만대 판매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올해 목표 786만대를 14만 대 이상 초과달성한 수치다. 또 글로벌시장 800만 대 돌파는 2012년 700만대 돌파 이후 2년 만에 기록하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은 전 세계 산업수요 회복 부진, 엔저를 비롯한 극심한 환율 변동, 내수경기 침체 등 악화된 시장여건에서 거둔 성과여서 나름대로 의미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4일 양사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그룹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국내외 판매현황을 점검한 뒤 올해 판매 예상치를 이 같이 집계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도 시장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전제한 뒤 “수출확대 등에 만전을 기해 800만대를 넘어서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어 “어려울 때 잘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며 “불리한 시장 여건을 극복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실력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선두업체 도약을 위한 기반으로 간주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지난 2011년 말 글로벌 판매 800만대가 확실시되자 '2018년 세계 1위'를 공언했다. 토요타도 지난 2006년 800만대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수십 년간 세계 판매 1위를 지켜오던 GM을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폭스바겐과 토요타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1천만 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세계 자동차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에서에서 두드러졌다. 우선 중국에서 1~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늘어난 142만1천650대를 판매했고 인도시장 역시 더 엘리트 i20(신형 i20), 엑센트(Xcent) 등의 신차 효과로 8%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월드컵이 열린 브라질에서는 월드컵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같은 기간 7.2% 판매대수가 늘었다. 브라질 시장의 전체 성적표가 전년 동기대비 8.6%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적표다.

미국의 경우 신형 제네시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투싼, 싼타페 등 SUV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부터 선 보인 기아차 신형 카니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역시 특근을 통해 3분기에 발생한 생산차질을 최대한 만회할 계획이어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신형 쏘렌토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한다는 구상이며, 현대차는 아슬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흥시장 공략 강화, 라인업 확대, 품질 확보, 생산 증대 등을 통해 800만대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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