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큰 딸인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땅콩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고함을 지르며 책임자를 항공기에서 내리게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활주로로 이동하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는 '램프리턴'을 했고, 출발이 지연돼 250여명의 승객이 영문도 모른체 불편을 겪었다.

'램프리턴'이란 항공기 운항 규정상 기체 결함으로 정비가 필요하거나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인없는 짐을 발견했을 때다. 주인 없는 짐은 폭발물로 의심할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는 상태에서만 '램프리턴'을 하게 돼 있다.

한데 겨우 견과류 서비스로 불만을 품은 조현아 부사장의 단독 행동으로 "램프리턴'을 하게 돼 승객들은 영문도 모르고 연착과 서비스 부실의 피해를 당해야 했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8일 오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조 부사장은 승객의 한 사람으로서 기내 규칙을 지켜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월권을 행사해 250여명이 탑승한 비행기의 연착은 물론 활주로의 다른 항공기에도 폐를 끼쳤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부사장이기도 하지만 비행기 내에서는 한 명의 승객에 불과하다. 항공법에 따르더라도 승무원 지휘 감독은 기장의 책임이므로 그의 단독적인 행동은 월권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지적하고, 직원들에게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선에서 끝내야 했다. 필요하다면 비행기 여행을 끝낸 다음 체계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승객들을 무시하고 마치 비행기가 자신의 자가용인 것처럼 행세했다.

어떻게 대한항공 부사장이나 되는 사람이 이 같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더욱이 기체이상이나 승객 안전이 아닌 승무원 서비스 문제로 이륙 직전의 항공기를 게이트로 되돌리는 건 전례없는 일이라 한다. 이런 돌발 사태로 대한항공의 국제적 명성에 심각한 오점을 남기게 됐다.

기장의 행동도 문제다. 항공기 안전을 최종 책임져야 할 기장이 부사장의 황당한 지시를 일방적으로 따른 것은 승객을 완전히 무시한 것과 다름없다.

항공 운항의 기본 수칙도 안 지키는 임원과 그런 임원 눈치 보느라 승객을 우습게 아는 기장이 존재하는 대한항공. 이게 대한항공의 현주소라면 소비자로서 이런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야 하는지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항공과 조 부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를 해야한다. 국토부 역시 진상 조사를 통해 대한항공과 조 부사장의 항공안전 및 보안법 위반 여부를 밝혀야 하고, 책임을 물을 일이 있으면 반드시 물어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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