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비·연금 모아 청학1동에 이름 드러내길 극구 사양 

[투데이코리아=양 원 기자]기초생활보장 대상자로 어렵게 사는 홀몸의 70대 할머니가 자신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4년간 모은 200만 원의 성금을 내놓아 한겨울에 나눔의 온기를 더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부산 영도구 청학1동에 거주하는 최 모(78) 할머니로 최 할머니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매달 기초생활수급비 중 일부를 떼어 모은 성금을 얼마 전 청학1동 주민센터에 맡겼다.

최 할머니는 자신이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던 고마운 이들을 잊을 수 없어, 자신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매달 기초생활수급 지원비로 받는 20여만 원과 기초노령연금 9만 원이 수입의 전부인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4년 동안 꼬박꼬박 사랑과 정성으로 매달 4만 원을 통장에 납입했다.

최 할머니의 사연은 10년 넘게 친자매처럼 지내며 할머니를 돌보고 있는 12통 통장 이옥자(66) 씨를 통해 알려졌다.이 씨가 "본인도 생활이 어려운데 괜찮다"며 만류하기도 했지만, 이웃을 돕고자 하는 최 할머니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최 할머니는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눈 감기 전에 꼭 한 번 누군가를 돕고 싶었다"며 성금을 쾌척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최 할머니는 본인의 이름과 선행이 공개되는 것을 극구 사양했고 청학1동 관계자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할머니가 정성껏 모아 기부하신 만큼 꼭 필요한 이웃에게 잘 나누어 주겠다"며 감사함을 전했다.[영남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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