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부담의 역진성 문제는 없어지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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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세액공제 방식으로 세제개편이 이뤄지면서 중산층의 세 부담이 고소득자보다 많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홍기용 한국세무학회장 등은 국회도서관에서 한국납세자연합회가 주최한 납세자포럼에서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소득재분배인가? 증세인가?'를 주제로 한 발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회장 등은 2013년 세제개편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살펴보고자 다양한 사례를 들어 2013년 대비 2014년의 세 부담 증감 여부를 분석했다.

반면, 소득구간이 올라갈수록 세 부담 증가율은 점차 줄어 연봉 1억 원일 때는 21%, 10억원일 때는 6% 늘어나는데 그쳤다.

홍 회장은 "소득이 늘어날수록 거꾸로 세 부담이 적어지는 '역진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가 2명인 경우에도 소득이 8천만 원일 때 2013년보다 세금을 18% 더 내야 한 반면 1억원일 때는 10%, 10억원은 5% 증가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독신이면서 공제받는 교육비가 없는 경우, 연봉 5천만∼6천만원 구간에서 세 부담 증가는 0%였지만 4천만원일 때 1%, 3천만원일때 13%로 오히려 저소득자의 세금이 늘어나는 왜곡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지적됐다.

대학생 자녀 2명을 둔 은퇴 직전 근로자는 연봉 7천만∼9천만원 구간의 세 부담 증가율이 27∼42%로 1억원 이상 고소득자(6∼29%)보다 오히려 높았다.

홍 회장은 "공제항목이 있는 중산층 근로자일수록 고소득자보다 세액이 더 많이 늘어나는 조세불공평 현상이 야기됐다. 정부는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고소득자일수록 세 부담이 늘어난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정부 말대로 소득재분배를 위해서라면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증세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4월 임시국회에서 당초의 소득공제로 방식으로 환원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연말정산 이후 정치권에서 현행 세액공제율 12∼15%를 20%로 상향조정하는 대안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 이상 세 부담의 역진성 문제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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