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신논현역~종합운동장 연장구간이 개통됐다.

9호선은 '공포의 지옥철'로 불릴 만큼 출퇴근 시간에 극심한 혼잡으로 악명높은 노선이다. 연장개통으로 혼잡이 더욱 심해져서 안전 사고가 빈발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극심한 혼잡 등을 피하고자 한 시민들이 평소보다 출근 시간을 앞당기거나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우려했던 최악의 안전사고는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9호선의 극심한 혼잡은 여전했다. 7시가 되자 열차를 타지 못하는 승객도 있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무료 대체버스 투입을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예비차량 및 급행순환버스 투입 등의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승객은 출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버스보다 훨씬 빠른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대체버스 이용률도 예상보다 훨씬 낮았다. 시민들은 "차량을 늘리는 근본 대책 없이는 혼잡과 안전사고 위험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가 출근길 2~3시간 동안 30대의 버스를 빌리는 데 하루 600만원이 든다고 한다.

이 돈은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특정 구간 시민을 위해 무료 버스를 운행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지하철 개통 시기에 맞게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몇 년간의 시간이 있었지만 수준 이하의 대처를 한 것에 대해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평소에도 출퇴근 시간에는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가진 9호선은 증차 없이 구간만 연장된 상황이기에 언제 어떤 안전 사고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9호선이 연장 개통 후 예상되는 출근 시간대 최고 혼잡도(정원대비 승객 수)는 무려 237%에 이른다.

열차 한 량에 정원(158명)의 두 배가 넘는 374명이 탄다는 뜻이다. 이는 지옥철 2호선의 최고 혼잡도 200%를 넘어선다.

연장 개통 후 증차가 늦어진 것은 서울시가 교통수요 예측을 잘못한 데다 늑장 행정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또한 화재 등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추돌, 급정거 등으로 대피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는 대형 인명피해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5월 신호기 고장으로 일어난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같은 것이 9호선에서 벌어질 경우 249명의 중경상자를 능가하는 대형 사고로 번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2단계 연장 운행으로 승객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한데도 서울시는 예비차량 1대만 추가했을 뿐, 내년 9월은 돼야 20량을 더 투입한다니 교통행정의 크나큰 실패가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의 정책 실패에 대한 따가운 비난을 피하고자 내놓은 대책이 겨우 공짜 버스 태워 주기라는 사실이 한심하다.

정부는 좀 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가장 우선돼야 할 시민의 편의와 안전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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