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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기사입력 2015.04.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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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9일 정부를 향해 경제기조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대한민국 경제, 크게 보고 크게 바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새경제(New Economy)로의 대전환’을 제시하면서 “경제기조의 대전환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어 “성장에서도 유능한 진보가 되는 게 새정치민주연합의 목표”

    다음은 문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이다.

    대한민국 경제

    크게 보고, 크게 바꿔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국회의장님,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1971년 장충단공원에서 신민당 대통령 후보 김대중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중곡가제와 도로포장, 초등학교 육성회비 폐지, 기타 지금까지 내가 한 공약에 모두 6백90억이 필요합니다. 오늘날 특정재벌과 결탁해 합법적으로 면세해준 세금만 1천2백억입니다. 받아들일 것을 받아들이면, 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오히려 돈이 8백억이나 남는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그 때도 재벌은 세금을 감면받았고 서민의 삶은 어려웠습니다. 노동자들은 잔업과 철야에 시달렸지만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돈은 특권층에게만 몰렸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고 적게 버는 사람은 적게 내야 한다며 김대중은 말했습니다.

    "특권경제 끝내겠습니다."

    44년, 거의 반세기가 지난 지금 특권경제가 사라졌는지 되돌아봅니다. 또 다른 형태로 특권경제가 유지되고 있지 않습니까? 2015년 오늘,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부자감세 7년이 되었습니다. 지금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재벌대기업 금고만 채우고 국민의 지갑은 텅 비었습니다. 대기업들에게 세금 깎아주고 규제 풀어서 장사 잘하게 해주면 결국은 낙수효과로 서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온다고 한 것이 부자감세고 줄푸세입니다. 과연 혜택이 돌아왔습니까?

    대기업규제완화의 결과는 더 처참합니다. 커피숍, 빵집, 치킨집, 떡볶이집까지 우리 골목상권이 다 무너졌습니다. 반면에 대기업 사내보유금은 540조입니다. 서민들이 모은 돈을 모두 대기업이 가져갔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담뱃세를 인상하고 연말정산으로 서민의 지갑을 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복지는 후퇴시키려 합니다.

    지금까지의 정책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국민의 지갑이 두툼해져야 소비가 따라서 늘고 내수가 살아나서, 결국 혜택이 기업에게 돌아갑니다. 여러 국제기구와 미국,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는 포용적 성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경제성장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온 것 아닙니까?

    1920년대의 미국은 한창 경기가 좋았습니다. 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소비자, 노동자들은 소득분배에서 소외되었고, 심각한 소득불평등이 대공황을 낳았습니다. 그들은 부의 분배에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요구했습니다. 이때 루즈벨트가 등장하여 1932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버림받고 소외되었던 이 나라 모든 국민들이 지금 우리에게 보다 더 공정한 부의 분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를 주인인 국민들에게 되돌려줄 성전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루즈벨트는 대기업의 탈법적 행위를 규제하는 한편 소비자와 노동자들을 위한 입법을 추진했습니다. 부의 분배라는 새로운 질서에 대한 약속으로 ‘뉴딜’이 시작되었습니다. 소득을 되찾은 국민들이 다시 경제의 주인이 되면서 미국경제는 대공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풍요롭고 정의로운 삶을 원합니다. 그러자면 꼭 필요한 것이 성장입니다. 성장 없는 풍요와 경제정의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성장으로 이룬 소득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합니다. 부채주도가 아닌 소득주도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합니다. 소득불평등, 조세불평등을 바꿔 서민을 살리고 중산층을 확대해야 합니다.

    '소득주도성장'만이 내수 활성화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을 보호하고 새로운 성장의 활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루즈벨트는 경제정책의 기조를 바꾸기 위해 '성전'이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소득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는 길은 어려운 길이지만, 그것이 대한민국이 살 길이고 국민들이 잘 사는 길입니다.

    경제기조의 대전환이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국민들은 불공정한 경제로 지갑이 비었습니다.

    ◇국민들은 불공정한 경제로 지갑이 비었습니다.

    국민여러분!

    얼마 전 갤럽은 대한민국 행복수준이 143개 조사국가 중 최하위권인 118위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세계보건기구 2014년 자살예방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173개국 가운데 대한민국 자살률이 3위였습니다. OECD 회원국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국민 행복은 세계 바닥권입니다. 잘사는 나라, 행복한 국민은 과연 어떤 것입니까? 우리는 먼저 이 평범한 물음에 답해야 합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들과 노후 준비를 포기하는 부모들과 삶을 포기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산층이 무너졌습니다.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계층이 많아졌습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 지난해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비관적이라고 합니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대한민국 청년층은 43%에 그쳤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자신의 노력과 성실이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해준다고 믿지 않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습니까? 우리 청년들이 왜 미래에 대해 비관하고 있습니까?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희망의 사다리가 망가졌습니다. 청년실업률도 11.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입니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3%에 달해, 공식 실업률의 두 배가 넘습니다. 노인자살률, 노인빈곤률은 OECD 1위인데, 복지지출은 OECD 꼴찌입니다. 전월세 폭등으로 집 없는 설움에 허리가 휘고 있습니다.

    1100조를 돌파할 정도로 무섭게 폭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상태입니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80%를 넘었고, 가처분소득 대비 150%대를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가다간, IMF 국가부도 사태 보다 더 큰 "국민부도시대"가 올까 걱정입니다.

    국민여러분!

    국가가 위기에 놓였는데 정부는 여전히 불공정하고 정직하지 못합니다.

    2000~2012년 기간 동안 국민 전체 평균 실질소득은 9.9%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12년 기간 동안 상위 10%의 평균 실질소득은 39.3%로 훨씬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반면 소득계층 하위 10%의 평균 실질소득은 6.2% 감소했습니다. 경제가 성장했는데도 하위계층의 실질소득은 줄어든 것입니다. 불공정한 소득이 사회를 양극화시키고 있습니다. 2012년 현재 상위 10%가 국민 전체 소득의 44.8%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저소득층 임금소득을 높이는 것이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정책에서 가장 핵심입니다. 마찬가지로 조세와 정부의 사회적 지출을 통해 분배를 개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재분배 정책을 통한 분배개선효과는 OECD 전체에서 칠레 다음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 정부에서부터 지금까지 대대적인 부자감세를 한 것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서민의 지갑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불공정한 분배입니다.

    지난 연말정산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한 핵심은 '정직하지 못한 정부' 였습니다. 담뱃값을 2000원이나 인상하면 서민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 자명한 일인데도, 증세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특히 정부가 5500만 원 이하 소득자의 세 부담 증가가 없다고 약속했던 것과 달리, 그 소득구간 납세자 가운데서도 무려 40%에 달하는 205만명이 연말정산 세 부담이 늘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2500만원 이하 과세미달자까지 포함시켜서 85%가 세부담이 늘지 않았다며 또 다시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무려 541만명에게 세금을 환급하게 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황당한 잘못을 하고도 누구 한사람 책임지는 사람, 사과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세 부담이 크게 느는데도 "세율은 건드리지 않았으니 증세는 아니다"라는 정직하지 못한 주장이었습니다. 입으로는 국민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불공정한 세금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공정하지 못한 시장, 공정하지 못한 분배, 공정하지 못한 세금의 배후에 공정하지 못한 정부가 있는 것입니다.

    2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사회대통합을 약속했습니다. 국민들은 약속을 지킬 것이라 철석 같이 믿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무엇입니까? 서민경제 파탄과 국민 분열의 연속입니다. 국민입장에서는 배신당한 2년이었습니다.

    반값등록금 약속은 사라졌습니다. 작년부터 실시하겠다던 고교 무상교육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1~2학년 초등학생 온종일 돌봄교실, 영아 종일 돌봄교실 모두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어르신 모두에게 월 20만원 씩 지급하겠다던 기초연금은 소득하위 70%에 일부 지급하는 것으로 후퇴했습니다. 전액 국가가 부담하겠다던 4대 중증질환 진료비도 필수진료비만 지급하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어떤 약속이 지켜졌습니까?

    국민들은 새누리당이 경제를 더 잘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성장에 무능하다거나 성장을 소홀히 한다는 편견도 깨졌습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경제성장이 김영삼 정부와 이명박 정부, 그리고 박근혜 정부보다 월등 좋았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경제는 경제성장의 성과를 일부가 독차지하자는 것이며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는 국민 모두가 나눠야한다는 큰 차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새경제(New Economy)로의 대전환

    국민여러분!

    성장에서도 유능한 진보가 되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목표입니다. 정권을 맡겨도 안심할 수 있는 세력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겠습니다.

    한국경제는 지금 심각한 위기 상황입니다. 함께 자료 하나를 보겠습니다.

    2013년 전체 49만개 법인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중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3개 법인의 이익이 37.3%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왜곡된 경제는 세계적으로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연말정산자료를 보면, 총 1619만 명의 근로소득자 중에서 5500만원 이하의 소득자가 1361만 명, 84%에 달합니다. 심지어 2500만원 이하 소득자가 867만 명, 54%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저는 이 자료를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월 급여 208만원도 안 되는 월급쟁이가 절반이 넘습니다. 여기서 세금 떼고 대출이자 떼고 나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무슨 소비여력이 있겠습니까? 양극화가 극심한 한국경제의 실상을 우리 함께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경제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이러한 왜곡된 구조로는 성장이 지속될 수 없습니다. 왜곡된 경제구조는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수출대기업을 지원하는데 국력을 소모했지만, 수출대기업의 경쟁력조차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경제는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던 후진국형 경제에서 벗어나, 한국경제를 위협하며 경제대국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중국의 신생기업들은 세계 최고수준의 기업들로 성장하고 있고, 이제 전 분야에서 한국의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신생기업은 대기업으로 커 나가지 못하고, 한국경제 특유의 역동성은 사라졌습니다.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경제로는 지식기반 정보화 시대의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이제 명확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 등 강자는 승승장구하고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은 피폐하는, 지금의 경제구조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습니다. 양극화로 인해 장기불황이 심화되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없습니다.

    저는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경제(New Economy)를 제안합니다. 새경제가 기반하는 생태계는 공정한 경제이고, 성장의 방법론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추구하며, 사람 중심의 경제철학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경제를 의미합니다.

    ▲새경제의 생태계 - 공정한 경제

    제가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 경제의 생태계는 '공정한 경제'입니다. 공정한 경제는 시장경제의 강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국민 경제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경제 구조입니다.

    고래는 큰 바다에서 놀고, 작은 민물고기는 시냇물에서 놀아야 합니다.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소상공인, 노동자 모두가 힘을 합해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에 대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상생과 협력의 경제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누구나 성장할 수 있고,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공유할 때,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경쟁력도 더욱 높아집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커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대기업의 왜곡된 소유지배구조, 무분별한 확장으로 인한 경제력 집중과 독점의 폐해, 그리고 재벌 총수 일가의 부당한 사익 추구와 불법행위가 시장경제의 장점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시장지배력을 휘둘러서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공정한 시장 경제 질서를 확립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서 시장경제의 장점을 살려야 합니다.

    수출 대기업이 성장의 주역이 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세계 경제의 우등생인 독일의 원동력은 탄탄한 중소기업에 있습니다. 전 세계 히든챔피언 2700여개 중 1300여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작 2~30여개에 그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수출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는 히든챔피언을 육성할 수 없습니다. 과거 국가의 자원배분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벌대기업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이후에도 R&D를 몰아주는 등 재벌대기업위주의 자원배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시효가 다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인 먹이사슬 구조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합니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중소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불공정 행위는 근절되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기여분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는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이 커가고,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이 늘고, 생산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대기업의 소득이 중소기업으로, 그리고 가계로 흘러내리도록 해야합니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천국' 이탈리아에서 네트워크계약법(Network Contract Law)을 제정하여 중소기업 협업모델을 확산시킨 것처럼, 중소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국내외 시장을 함께 개척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방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새경제의 성장방법론 – 소득주도성장

    기존의 성장전략으로는 '공정한 경제'를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성장자체를 이룰 수도 없습니다. 절망적인 현실을 바꿀 수도 없습니다. 경제의 성장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 대안이 바로 '소득주도 성장'입니다. 국민의 지갑을 지키고 두툼하게 채우는 성장전략입니다. 소득주도 성장은 이미 세계적 추세입니다. EU, OECD, 다보스포럼, APEC 정상회의, ILO 등에서 추천하고,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경제 대국들이 실천하고 있는 성장방안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당 구청장인 서울 성북구는 생활임금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성북구청의 청소노동자 김이월(가명)씨는 용역계약으로 월급 92만원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주변 경조사도 못 챙길 정도로 빠듯했습니다. 그러나 2012년 성북구 도시관리공단 소속으로 전환된 후 월급이 119만6000원으로 올랐고 2013년부터 생활임금을 적용받으면서 지금은 127만30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법정 최저임금 5580원보다 1570원을 더 많이 받으면서 경조사에 3만원씩 꼬박꼬박 부조할 수 있게 되었고 장 볼 때 반찬거리 하나라도 더 사게 된다고 합니다.

    지갑이 채워져야 소비가 늘어나고 결국 기업도 살아납니다. 실질임금이 1% 증가하면 민간소비는 0.52~0.71%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성북구뿐만 아니라 많은 지자체에서 생활임금이 확대되고 있고 서민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진보의 경제가 한국경제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소득주도 성장'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 중산층과 서민을 살리면서 내수기반의 성장동력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더 벌어 더 소비하고 더 성장하는 전략"입니다. 소득이 증가하면 그만큼 소비가 확대되고, 내수가 살면 일자리가 늘면서 성장이 이뤄지는 선순환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임금소득의 실질적 상승과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절대 다수 국민의 가계소득은 임금에 기반하고 있지만, 임금이 계속 정체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저임금 노동자 규모는 OECD국가 중 1위(25.9%)입니다.

    인간다운 삶의 최저선을 보장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합니다. 시간당 5580원, 월 116만원으로는 3~4인 가족이 도저히 생활할 수 없습니다. 우리당은 이미 2012년에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과거 참여정부 때 최저임금 인상률이 연평균 11%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무리 없이 소화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를 때까지 두 자리 수 정도의 최저임금 인상을 계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결해야 합니다. 비정규직은 600만 명을 넘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일자리의 질이 더욱 나빠졌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더 커졌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를 보면, 학교 영양사 정규직 1년차 연봉은 2400만원이고 비정규직 1년차 연봉은 2040만원입니다. 큰 차이가 아닙니다. 그런데 10년차가 되면 정규직은 3400만원까지 올라가는데 비해 비정규직은 2135만원으로 현저한 차이가 납니다. 비정규직 근속 10년에 연봉이 100만원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시간당임금, 초과근무수당, 퇴직금, 사회보험 등에서 비정규직의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가야합니다. 안전관련 업무와 상시·지속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여기에 공공부문이 앞장서야 합니다.

    정규직 노동자의 원치 않는 명예퇴직도 문제입니다. 최근 정부는 노동시장 양극화가 사회통합의 대표적 장애물이라면서 '쉬운 해고'를 중요 국정과제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시장 양극화가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이유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열악한 처우 때문이지, 정규직의 탓이 아닙니다. 진단이 잘못되었으니 처방도 틀렸습니다. 정규직의 '쉬운 해고'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까지 비정규직으로 내모는 잘못된 처방입니다.

    정규직의 고용안전성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처우를 개선해야 합니다. 고용이 불안하니 미래가 불안해서 소비를 할 수가 없습니다. 고용을 보다 안정시키고 일자리의 질을 높여서 가계의 소득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바꿔야합니다.

    비정규직의 고용은 당장은 기업의 비용을 줄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세계경쟁에서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정부는 정규직 고용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 정책을 펴야 합니다. 비정규직 고용은 경제에는 마약과 같은 것입니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노동시장 양극화를 해결하는 길이고, 또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둘째, 베이비부머 세대가 직장에서 밀려나면서 늘어난 580만 자영업 종사자 대책이 필요합니다.

    내수불황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해마다 10조씩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하층 자영업자는 사실상 자기고용 노동자입니다. 실업부조 등 적절한 보호 장치로 삶의 안전판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더 힘들게 하지 않도록, 각종 세제혜택이나 4대 보험료 지원 등의 지원책도 함께 강구해야 합니다.

    셋째, 국민들의 필수수요 생활비를 줄여주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우리 경제에 지금 디플레이션과 장기불황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는 특히 국민들의 실생활비용을 낮춰서 생활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도록 해야 합니다.

    과거 박정희 정부가 토목인프라, 김대중 정부가 IT인프라를 구축해 기업과 국민들의 비용을 낮춰준 것처럼, 이제는 국가가 '생활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주거, 교육, 보육, 의료, 통신 등 필수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생활소득을 높이는 생활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합니다.

    정부의 무대책 속에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사상최고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도 매우 빨라서 중산층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전월세상한제를 실시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줘야 중산층과 서민의 가처분소득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과 보육의 국가책임성을 높여야 합니다. 출산지원, 공공산후조리원확대, 0~5세 보육의 국가책임제, 어린이집과 국공립 유치원 확충, 고등학교 무상교육, 대학 반값등록금 등입니다.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하루아침에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지난 대선 때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를 공약했습니다. 적어도 건강보험 보장성 80%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보호자 없는 병원, 노인요양시설, 치매 국가책임제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의료복지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야 합니다.

    통신비 인하 등 생활영역 곳곳에서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합니다. 시장의 공정경쟁 질서도입을 통해 통신비, 자동차수리비, 맥주가격을 낮추자는 우리당의 ‘경쟁촉진 3법’과 4인 가족 기준 월50만원에 달하는 휴대폰 요금을 낮추기 위한 휴대폰 기본요금 폐지 법안 등 서민과 중산층의 필수 생활비를 줄여주는 정책대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습니다.

    넷째, 세금이 공정해야 합니다.

    가계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세부담 증가속도가 두 배 가량 빠릅니다. 작년만 해도 중산층의 세부담 증가율이 고소득층보다 6배 이상 높았습니다.

    법인세도 정상화해야 합니다. 대기업에 대한 최고세율을 부자감세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깎아준 법인세율만 되돌려 놔도, 연 4조6000억원의 추가세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법인세도 예외 없이 다룰 수 있다고 한만큼 법인세 정상화 조세개혁을 곧바로 추진합시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다루게 되길 바랍니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된 조세감면 제도를 과감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국세감면액이 2013년 30조에 달합니다. 조세감면 혜택이 대부분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돌아가 조세체계의 공평성과 투명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고용 증가, 비정규직의 정규직으로 전환,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에 대한 지원책으로 조세감면 대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소득세는 최고세율 구간 설정을 높이고 누진율도 높여야 합니다. 금융과 자본소득 및 재산소득에 의한 고소득에 대해서도 적절한 세금을 부과해야 합니다. 유리지갑이라는 근로소득과 비교해 공평한 소득세 부과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서민 중산층 증세는 자제하여야 합니다. 더 이상 서민 중산층의 유리지갑을 털어서 세수를 메우려 해서는 안 됩니다.

    ▲새경제의 철학 - 사람중심의 경제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경제에서도 사람이 먼저입니다. 사람에 투자해야 합니다.

    정부의 예산은 이제 물적 자본의 형성이 아니라 인적 자본의 축적을 위해 집중 투자되어야 합니다. 사람을 키워내고, 사회서비스를 확충하는 보육, 교육, 직업훈련, 보건, 복지, 문화, 체육, 안전, 환경 등의 사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복지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동시에 강력한 성장전략입니다. 복지는 공짜, 낭비라는 낡은 인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국면에서 복지가 발달된 북유럽 국가들이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내성도 가장 강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사람에 투자하면, 생활비는 내려가고 삶의 질은 높아질 것입니다.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득은 높아질 것입니다. 소비가 진작되고, 투자는 확대될 것입니다. 소득불평등은 작아지고, 사회의 역동성은 커질 것입니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가 잘 사는 나라입니다.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정치적 해결 없이 경제문제가 해소되지 않습니다. 임금과 노동시간, 정년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그리고 국가재정을 수반하는 사회안전망 확충의 문제는 이해관계가 너무 첨예하고 복잡합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공무원연금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타협기구의 틀 속에서 공무원들까지 동의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합니다. 그 일을 정부와 여당이 해온 것이 아니라 우리당이 해왔습니다. 사실은 정부가 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정부가 어느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하거나, 성과에 급급해 시한을 정해 밀어붙이려 한다면 사회적 대타협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당은 재정절감 효과와 적정노후소득보장을 함께 이루는 연금개혁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다행스럽고 고맙게도 2009년의 공무원 연금개혁으로 이미 많이 양보한 공무원들이 또 다시 고통 분담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당도 우리당의 안으로 많이 다가왔습니다. 정부가 좀 더 성의를 보이고 노력한다면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또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합니다. 최고 경영자와 임원들은 고액의 성과급과 연봉을 챙기면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는 간접고용을 갈수록 늘리고, 사회적 문제인 소득 불평등 문제를 남의 일처럼 여기는 것은 결코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닙니다. IMF 시기 온 국민이 금모으기를 해서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대기업을 회생시켜주었습니다. 이제는 대기업이 국민들에게 보답할 차례입니다. 그것이 대기업도 사는 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공멸이냐 공존이냐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통 크게 결단해서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조정자 입장에서 적극 중재해야 합니다. 우리 당도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세월호 인양과 시행령 철회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여야의 문제도, 보수 진보의 문제도 아닙니다. 참사를 교훈으로 삼아서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고, 생명이 먼저인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자는 첫 출발입니다. 유족들의 바람도 그것입니다. 유족들은 자신들의 아픔이 안전한 나라로 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진상규명의지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가로막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 있습니까?

    대통령과 정부는 세월호 인양에 대해 아직도 이런 저런 조건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에 사람이 있습니다. 비용을 따질 문제가 아닙니다. 아홉 분의 실종자를 위해서도, 진실규명을 위해서도 반드시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 팽목항이나 안산에 두고 안전한 대한민국의 상징과 교훈으로 삼는다면 비용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도 철회되어야 합니다. 특별법의 취지대로 조사특위가 진상규명에 관한 전반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법제도 개선에 이르기까지 다룰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세월호의 슬픔을 대한민국을 바꾸는 계기로 삼읍시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대한민국의 가치와 철학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국정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사자방 비리 조사

    국정조사를 통해 ‘사자방’ 비리를 반드시 밝혀내 책임 있는 사람들을 처벌하고 손해배상도 받아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은 감사원도 잘못된 사업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국고 22조원은 연봉 2200만원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돈입니다. 무려 100만개 입니다. 그 중 10조원이면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감사원 발표에 의하면 이명박정부에서 해외자원개발에 들어간 돈이 석유, 가스, 광물 세 공사만 해도 27조원입니다. 앞으로 더 들어가야할 돈이 34조원으로 총 61조3000억원입니다. 그 중 회수액은 4조6000억원에 불과합니다. 이미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고, 앞으로 더 큰 손실이 예상됩니다. 다른 공기업들까지 합치면 손실규모는 훨씬 더 커집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 낭비, 최대 규모의 혈세탕진, 최대 규모의 정권차원 비리입니다. 새누리당이 계속 진실규명을 가로막는다면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국민들에 대한 배임행위입니다. 지금 새누리당이 할 일은 방패막이가 아니라 반드시 진상을 밝혀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하고 추상같은 기강을 세우는 일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7년 동안 우리의 국방과 안보는 참담한 수준으로 무너졌습니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군 내 각종 사건사고와 방산비리는 정권의 안보 의지와 능력을 의심케 합니다. 우리 군 창설 이래 지금처럼 군 수뇌부가 방산비리에 줄줄이 엮여 철창으로 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사상 최악의 안보무능, 사상 최악의 기강해이입니다. 방산비리는 단순한 부정부패가 아닙니다. 국가안보에 구멍을 뚫고 안보를 돈과 바꾸는 매국행위입니다.

    사태가 이런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말만하면 강조하는 것이 안보인데 새누리당 집권 이후 안보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정부 여당은 비리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 국민들이 국가의 안보를 믿을 수 있도록 하려는 우리 당의 노력에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안보

    새누리당 정부는 평화에도 실패했고 안보에도 무능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아까운 장병들과 국민들의 생명이 희생됐고 온 국민이 전쟁의 불안에 떨었습니다. 참여정부에서는 없었던 일입니다. 힘으로만 지키는 안보는 지속적이지 않습니다. 비용과 희생이 너무 큽니다.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가 가장 좋은 안보입니다. 또 가장 경제적인 안보입니다. 분단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는 국방안보 정책이 구현되어야 합니다.

    남북은 2004년 6월 남북장성급회담에서 서해 일대와 군사분계선에서 초보적인 신뢰를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2007년 2차 국방장관회담에서는 군사공동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와 같은 남북 간의 군사적 합의만 제대로 실천해도 우리 장병들과 국민이 희생당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서해의 분쟁을 항구적으로 방지하고, 경제적으로 공동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습니다.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가 바로 그것입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실현되면 인천에서 해주까지 뱃길이 열리고, 강화도에서 북으로 다리를 놓아 인천-개성-해주를 남북경제협력의 '황금의 삼각지대'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잘 풀어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 안보에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 정권보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국민들께 말씀드립니다.

    ▲남북경제협력

    남북협력은 이제 대북전단이라는 사소한 걸림돌로 지체할 문제가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만 할 수 있는 경제정책이 남북경제협력입니다. 남북경제공동체와 북방경제는 한반도 경제의 출구일 뿐만 아니라 정체된 한국 경제의 꿈과 희망이기도 합니다.

    지금 남북관계에서 필요한 것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접근입니다. 저와 우리 당이 이미 여러 번 지적한바와 같이, 5.24조치 해제 없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도모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차원에서 전면해제가 어렵다면 적어도 5.24조치의 유연한 적용으로 남북관계를 열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선언, 10.4정상선언 등 남북한의 지난 합의를 존중하고 실천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금강산관광의 재개와 대북전단 살포의 규제에서도 더 성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남북관계의 발전은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한계에 이른 우리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서도 남북경제협력이 절실합니다.

    ​개성공단을 활성화 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래의 합의대로 2단계, 3단계로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북한의 SOC건설과 광물자원개발에도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어야 비로소 통일대박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멀리 중동에 가서 우리경제의 활로를 찾으려하듯이 같은 노력을 남북경협을 위해서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습니다. 역사의 고비마다 어려운 위기를 잘 넘겨왔습니다. 여야를 떠나 진보-보수를 떠나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한 가족입니다. 지금의 어려운 경제적 위기를 극복해야 진정한 대한민국의 영광의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말고 도전을 회피하지 맙시다. 정치가 달라져야 경제가 살아납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경제가 잘못되는 가장 큰 원인이 정치에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소득불평등, 모두 정치가 만든 것입니다. 정치가 정직하고 정의로워야 경제가 정의로워집니다.

    정치가 곧 경제입니다. 국민 모두에게 소득이 골고루 돌아가는 소득주도성장이 민주주의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새정치'가 '새경제'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경제민주연합'이기도 합니다.

    1971년 장충단공원에서 당시 김대중 후보가 했던 말을 다시 인용하며 연설을 마치고자 합니다.

    "특권경제를 끝내야 합니다."

    우리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이 되어 국민의 지갑을 지키고 두툼하게 채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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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박현채 칼럼] 내년에도 어두운 한국경제
  • 박현채 주필|2019-12-13
  • 한국 경제가 2% 안팎의 저성장 함정에 빠져 내년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대대적인 재정살포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잠재성장률(2.5~2.6%)을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석유파동이나 외환위기 등 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돈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집행 예산을 금년 내에 반드시 소진하도록 독려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가까스로 2% 선에 턱걸이하더라도 이는 한은이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1954년 이래 5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성장률이 이보다 낮았던 해는 1956년(+0.7%), 1980년(-1.7%), 1998년(-5.5%), 2009년(+0.2%) 등 네 번뿐이다. 제2차 석유파동(1980년), 외환위기(1998년), 금융위기(2009년) 등 하나같이 세계적 차원의 경제 충격이 있을 때 발생했다. 내년에는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한다. 한은은 올해보다 높은 2.3%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S&amp;P 등도 2.1~2.3%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을 더 나쁘게 보는 기관들도 많다. LG경제연구원 등 일부 민간 경제연구기관들과 국가미래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1.8% 내외로 보고 있다. 외국 투자은행(IB)인 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와 모건스탠리도 올해 성장률을 1.8%로 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1.6%, 1.7%로 더 나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내년 성장률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대외경제 환경이 무척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내년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돼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이로 인해 내년 중반 이후 수출과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등으로 민간 소비도 증대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미·중 무역 갈등이 나아지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내년 역시 올해처럼 지지부진한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은은 내년도 설비투자 증가율을 4.9%로 잡았다. 일부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올해의 -7.8%와 수출부진 등을 감안해 과도하게 높게 설정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였을 경우에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데도 이를 밑돈다는 것은 국가 경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불행하게도 한국 경제는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2.5% 아래에 머물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195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를 반영,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 경제가 반세기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경제는 점차 선진화하면서 매년 성장률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산업구조를 고도화하지 못해 고부가가치 기술이 부족한 상태이고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은 이제 우리 주력산업의 기술력을 턱밑까지 추격, 우리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발표한 ‘내년 40개 산업별 산업위험 전망’에 따르면 내년에 실적이 개선될 업종은 전무한 상태다. 주력산업의 조로현상과 새로운 성장 동력 부재가 한국 경제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저출산ㆍ고령화 심화로 우수한 노동력 확보마저 쉽지 않아 잠재성장률도 2%대 중후반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니콘 기업 육성’과 ‘인공지능(AI) 국가’를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의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AI와 유니콘 기업 육성을 산업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제도 정비 방안을 다음 주에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계획에는 차세대 AI 기술 확보, AI 기업 육성, 공공·민간 전 분야에서의 AI 활용 전면 확대, AI가 촉발하는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정비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잘 진행돼 AI가 제조업을 뒷받침할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필자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김성기 칼럼] 패거리 정치에 밀려난 경제팀
  • 김성기 부회장|2019-12-10
  •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통하거나 이들과 가까운 인맥들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조국 사태가 좀 잦아지는가 싶더니 그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감찰 무마 의혹에서 비롯된 곁가지 사건들이 파장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둘러싼 무마 의혹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으로 수사 대상이 확대되면서 어디까지 번질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관련 첩보 처리에 비서진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 수색을 하기에 이르렀다. 금융위원회 재직 시 관련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유 전 부시장은 청와대 출신 실세로 불리는 이호철 전 정무수석 등과의 친분을 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주위 관계자들에게 “호철이 형 잘 아느냐”며 위세를 떨었다고 한다.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송철호 현 울산시장 역시 문 대통령과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관계를 자랑해왔다. 청와대의 감찰 무마 사건 수사에는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 정권의 실세나 측근으로 통하는 인물들이 정책 수행 등 국정운영과 인사, 감찰 등 각 방면에 어느 정도까지 깊숙이 개입해왔는지 짐작하게 한다. 청와대 비서실 전·현직을 중심으로 끈끈한 인맥을 형성해온 측근들은 문 대통령의 통치이념과 선거공약을 수행하는 과제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면서 정부와 여당 내에서 결집력을 발휘해온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경제 분야에서도 이들 측근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유 전 부시장이 2년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할 때 특정 인물들을 거명하며 저지른 비리를 보면 그 행세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경제정책은 이념성향에 치우친 정치권의 간섭을 가급적 배제하면서 경제 관료와 학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국민에 미칠 부담과 효과를 분석, 검증하고 추진해야 마땅한 과제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들을 보면 전문가와 관료들의 의견과 분석은 뒤로하고 비슷한 이념성향의 소집단과 시민단체들이 정권의 실세들을 중심으로 추진한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실정으로 꼽히는 소득주도성장이 그러하고 탈원전 정책은 학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은 물론 국민부담과 여론까지 외면한 폭거로 지목된다.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취임 1년을 맞았지만 그동안 제대로 성과를 본 정책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수출과 내수 투자 등 경제 분야 전체에 걸친 성적이 부진할뿐더러 규제개혁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홍 부총리는 공유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혁신성장을 주장했지만 카풀서비스 확대는 ‘타다금지법’으로 제동이 걸렸다. 혁신성장 이름은 그럴 듯 했지만 성과를 낸 분야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경제 장관들도 마찬가지다. 주요 정책을 주도하는 청와대에 밀려 경제장관들은 뒤치다꺼리나 실무를 챙기는 들러리에 머물러 있다. 홍 부총리와 경제장관들에게 힘이 실리지 않는 배경에는 권력 측근들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념이 주도하는 판도에서는 측근 실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어느 정책도 추진력을 받지 못한다. 더구나 청와대나 여당이 경제관료에 대해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구도에서는 경제정책이 제 위상을 찾기 어렵다. 홍 부총리에 대해 여당내에서 내년 4월 총선 차출설이 나오는 걸 보면 경제관료를 보는 시각이 어느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장기판의 말이나 패거리를 위한 행동대원 정도라 할까. 그래도 경제가 잘 나가던 시기를 회상하면 대통령이 경제관료와 참모의 전문성을 인정해 정치권의 간여를 차단하고 직접 힘을 실어 준 정부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정희 정부의 오원철 경제수석과 전두환 정부의 ‘경제 대통령’ 김재익 수석은 기술관료의 전문성을 살려 성공한 사례로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경제분야라 해도 현실적으로 정치논리를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겠으나 최소한 정치권의 패거리 인식이 경제를 뒷걸음치게 하는 만용은 없어야 한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 2019년이 남긴 숙제
  • 권순직 논설주간|2019-12-06
  • 조국씨를 법무부장관에 앉히느냐 마느냐를 놓고 온 나라를 두 어 달간 벌집 쑤신들 헤집어 놓더니, 최근엔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느냐 마느냐를 놓고 시끄럽다. 두 문제 다 심각한 이슈다. 국민들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을 장관에 임명하려는 정부, 선거에 권력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놓고 벌이는 다툼은 어쩌면 민주주의의 근간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온 국민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 사건은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서글프게도 했으며,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 걱정하게 만든 상태다. 이들 문제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네 서민들에겐 먹고사는 문제가 더 시급함으로 여기에선 저잣거리의 경제 문제 중심으로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려 한다. 우리네 삶에 지금 무엇이 제일 문제인가. 일자리다. 마음 놓고 직장에 출근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고 안정적인 수입을 올려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 이상으로 서민들에게 중요한 게 있겠는가.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일자리 정부’임을 자처하고 일자리 창출에 노력했다. 그러나 성적표는 초라하다. 가슴 아픈 40대 고용 부진 가장 가슴 아프고 우려스러운 현상은 40대의 고용 부진이다. 어느 세대라고 고용이 중요하지 않을 리 없겠지만 일자리에서 밀려나 갈 곳 없는 40대 실업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심대하다. 지난 10월 고용통계에 의하면 20대 60대 70대 모두 고용률이 조금씩이라도 늘었으나 40대의 경우 하락세를 멈추지 않는다. 40대의 일자리 상실은 당사자 문제를 넘어서 사회 전체의 문제다. 자녀들이 한창 자라나는 시기이고, 그들 스스로도 생산성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에 40대의 대량 실업은 국가적으로 산업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우려가 높아 우려스럽다. 그런데도 경제부총리라는 분은 40대 고용 부진을 최근의 경제문제에서 찾기보다 인구와 주요 업종의 경기 및 구조의 변화가 큰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가정에서, 기업에서, 사회에서 허리 노릇을 해야 할 40대에 대한 안이한 정책 대응은 실망스럽다. 가파른 최저임금 정책의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의 사업이 부진, 소득이 줄고 폐업이 속출함을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나마 먹고살 만하던 중소 자영업자들이 종전보다 하위 소득계층으로 하향이동하면서 하위소득계층 소득이 늘어났다. 이를 두고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한다. 중상위소득계층에 속했던 자영업자들이 소득이 줄어 한 단계 아래인 저소득층이나 무직가구로 옮겨가면서 일어난 현상을 아전인수로 설명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및 주 52시간 근로 정책의 영향을 받은 편의점을 보자. 주인이 직접 가게 일을 하게 되면서 알바 자리가 없어지고, 그나마 풀타임 알바가 임시직 알바로 바뀌고 있다. 고용의 질과 양이 함께 악화된 케이스다. 52시간 근무제는 근로자의 업무시간은 줄여 주었을지 모르나 동시에 큰 폭의 소득감소를 초래했다. 달갑지 않은 여유를 감수해야 한다. 갑작스런 소득감소는 가계 운영에 치명적이다. 그래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는 퇴근 후 또는 비번 날에 대리운전 알바로 투잡에 나선다. 여기저기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감소를 메우려는 사람 때문에 투잡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 당국은 실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엉뚱한 소리로 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열 번이 넘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은 안정되기는커녕 치솟는다. 그래도 대통령은 무슨 비책이 있는지 부동산 가격상승을 막을 자신이 있다고 한다. 시장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 서민 삶은 갈수록 팍팍해져 가는데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화자찬이다. 현금 살포식 알바 일자리 증대로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난 것을 고용 사정 호전으로 선전하는 정부를 국민들은 신뢰하기가 힘들다. 대통령이 경제전문가는 아니다. 경제 현상을 보는 것은 결국 경제 분야 참모들의 보고와 해석에 좌우될 터인데, 대통령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참모들의 잘못이라고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루속히 경제를 보는 시각을 재조정,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려면 경제 측근에 대한 정밀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조심스럽게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해오다 경질됐고, 후임 홍남기 부총리는 아예 그런 역할은 하지 않기로 작정한 듯하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인 J노믹스 설계에 참여했던 김광두 교수를 포함한 캠프 참여 인사들이 최근 들어 입을 모아 정책 비판을 하고 나섰다. 양극화 해소나 일자리 창출 방향은 옳으나 이른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속도 조절에 실패했고, 민간 일자리 창출보다 공공부문이나 알바성 일자리 늘리기에 치중함으로써 J노믹스의 밑그림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방향이나 지향하는 바는 옳았다 해도 방법이나 속도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고, 소기의 정책효과도 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J노믹스 비판에 귀 기울여야 과감한 궤도수정 없이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 정부 들어 유독 현금 살포 성 재정정책이 많았다. 재정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경기가 하락세이니 예산도 급속한 확장편성이다. 지나친 복지에다 내년 총선을 앞둔 재정팽창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는 세수가 좋아 재정에 여유가 있었으나 이제 경기가 움츠러드는 상황에서 돈 마련은 빚을 내거나(국채발행) 세금을 쥐어짜는(증세) 수밖에 도리가 없다. 벌써부터 종합부동산세가 60만 명에게 3조3000억 원이 부과되는 등 사상 최대의 종부세 폭탄이 투하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집값이 오르니 건강보험료가 껑충 올라 서민 가계에 주름살을 늘리고 있다. 집 한 채 보유에 소득이라고는 얼마 안 되는 연금뿐인데 건보료는 10만~20만 원씩 오르니 집 팔아 세금 보험료 내라는 거냐고 아우성이다. 양약(良藥)은 입에 쓰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쓴소리를 반대 세력의 저항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늦지 않다. 널리 의견을 수렴해가며 과감한 정책 수정이 긴요하다. 그리고 청와대와 내각의 경제정책 책임자들의 이름을 이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의 이름표에 달아 ‘정책 실명제’를 실시하기 바란다. 정책의 책임을 진 고위 관료들에 대한 미래의 평가를 위해 실명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
  • [데스크 칼럼] 정부나 권력이 자살의 이유 제공하지 말아야
  • 김충식 편집국장|2019-11-30
  • 대한민국이 2003년 이후로 OECD 회원국 가운데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자살률이다. 자살율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우리나라는 2009년 31명, 2010년 31.2명, 2011년 31.7명으로 증가했다가 2012년 28.1명으로 떨어졌다가 2013년 28.5명, 2014년 27.3명, 2015년 26.5명, 2016년 25.6명, 2017년 24.3명으로 하락세를 그리다 2018년 26.6명으로 다시 상승했다. 2019년은 아직 통계수치가 확인되지 않았다. 자살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보고 기준과 관련된 자료상 문제로 자살에 대한 보고는 대부분 축소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축소된 수치만으로도 OECD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살에 관한 한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일본의 자살률도 높은 수준이지만, 2010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2000년을 기점으로 오히려 급증하다가 2012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2018년 다시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2003년 이래로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자살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이어 오고 있다. 자살에 따른 연간 경제적 손실도 6조4800억 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서한기, 2015).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은 28.1명(2012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2.1명보다 16명이나 많다(OECD, 2015). 그리스, 터키, 멕시코, 브라질, 이탈리아는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가 6명 미만으로 자살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낮다(OECD, 2013). 반면, 한국, 헝가리, 러시아연방, 일본의 경우 자살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20명 이상이다. 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20건 이상의 죽음이 자살로 발생하는 것이다. 실로 국가 간 자살률의 차이가 매우 크다.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인 한국과 가장 낮은 국가인 그리스는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개인의 우울증이나 가정형편, 경제적 악화 등의 문제는 개인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또는 사회나 정부가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다. 심리상담이나 약물치료, 개인의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기도 한다. 최근 연예인들 중 자살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가수 구하라(여, 28세)가 11월 24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앞서 지난 10월 4일에는 설리(여, 25세)가 먼저 세상과 이별했다. 이들이 자살한 원인에는 SNS상에서 단 댓글 이른바 악플도 한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나 국가가 또는 거대 권력이 사람을 죽이는 경우도 있다. 적페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기무사 친위쿠테타설, 세월호 유족 사찰의혹’에 대해 수사 받던 중 2018년 12월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뿐만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자살도 있다. 노회찬 의원은 5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2018년 7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던 상상인그룹 사건의 피고발인은 11월 29일 안양의 한 모텔에서 숨친재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애걸복걸’하고 있는 동안 북한을 탈출한 고(故) 한성옥 모자는 지난 7월 아파트에서 아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또 3명이 16명을 죽였다는 탈북귀순자(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사형당할 것으로 생각한다)들은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 도살장에서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은 북한 정권이 지배하는 지역에 있지만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들이 탈북해 왔다는 것은 대한민국에 귀순한 것으로 정부는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개인의 자살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정부가 개인을 상대로 자살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원인제공은 하지 말아야 한다. OECD 가입국이라고 자랑만 할 것이 아니고 세계경제 불황에도 '우린 할 수 있다'는 정신승리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다. 개인이 힘든데, 그 원인이 정부나 국가가 그 원인을 제공해서야 되겠나. 개인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그 원인을 찾고 최소한 국가가 자살의 원인을 제공하는 일은 없어야 자살률도 내려 갈 수 있다.
  • 조은경 작가의 귀촌주부다이어리
  • [조은경의 귀촌주부 다이어리]2-8
  • 조은경 작가|2019-12-02
  • 올해의 장미가 드디어 그 생을 다했다. 11월 내내, 무서리에 이어 들이닥친 몇 차례의 된서리에도 굴하지 않고 꼿꼿이 봉오리를 키워내던 장미나무들의 가지가 11월 말이 되어가자 점차 말라가기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꽃을 피우더니 10월에 가장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을 보여주었고 11월 초에도 힘겹게 몇 개의 꽃을 피워냈었다. 결국 다섯 개의 못 다 핀 꽃봉오리가 고개를 푹 숙이면서 올 한 해의 소임을 끝낸 것이다. 장렬하기는 하지만 전사는 아니다. 내년 봄을 또 기약할 수 있으니 말이다. 추운 동안 잠시 흙속에서 동면하고 있으렴. 우린 내년에 또 만날 테니까. 마을회관에서 할머니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화제는 3년쯤 후에 문을 열 예정인 우리 동림원으로 돌아간다. 그럴 때면 할머니들은 말한다. “3년 후? 그럼 우리 모두 다 죽어있을 텐데.” 그러면 나는 깔깔 웃으면서 그 분들을 안심시킨다. “절대 돌아가시지 않죠. 걱정은 붙들어 매셔도 될 것 같아요.” 모두 건강하시니 분명 그 사이에 돌아갈 분은 아무도 없어 보인다. 3년은 일 년을 세 번 돌리면 다가오는 시기이다. 일 년은 또 네 계절이 한 바퀴 순환하면 오게 되어있는 시간이고. 그러고 보면 세월은 계절을 나선형으로 돌리면서 전진하는 시간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계절을 음미하다가 보면 언제 세월이 갔는지 모르게 만드는 조물주의 은혜이기도 하다. 지금은 겨울의 초입이다. 무서리에 그만 생을 다한 호박 줄기들 사이에 주렁주렁 달렸던 호박은 크고 작은 놈을 가리지 않고 모두 말려 호박곶이 나물 재료가 되어 지금 냉동실에 있다. 핼러윈 날에 쓸 법 한 늙은 호박도 열 개나 수확했으니 호박 모종 여덟 개로 시작된 결과에 나도 그만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그 동안 여린 잎으로 호박잎은 또 얼마나 싸 먹었는지. 대조적으로 앞마당 뒷마당에 하나씩 있는 감나무의 수확은 시원찮았다. 감의 크기는 작년보다 컸지만 숫자는 몇 개 되지 않아 곶감꽂이에 매달아 고택의 주랑에 매달아 놓았다. 툇마루엔 늙은 호박이 줄지어 미모(?)를 뽐내고 기둥엔 곶감이 달려 있으니 고택의 모습이 넉넉하고 풍요로운 마나님의 모습과 빼닮았다. 풋고추는 수확해서 반은 냉동실에 넣었고 반은 소금물에 절였다. 소금물에 절인 놈들을 꺼내 양념해서 지금 먹고 있다. 김치보다도 맛있는 밥반찬이다. 냉동실에 넣은 고추는 된장찌개 만들 때 서너 개씩 넣어 사용한다. 된장에 고추가 없으면 칼칼한 맛을 내지 못하니까. 밤은 밤벌레 퇴치 조처로 펄펄 끓는 물에 잠깐 데쳐서 냉장실, 냉동실에 나누어 넣어 두었고, 텃밭에서 수확한 옥수수는 삶지 않고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그 편이 훨씬 맛이 좋다고 하는 지인들의 방법을 따르기로 했다. 이번 가을의 특징은 단풍이 아름다웠다는 점이다. 우리 집 뽕나무의 넓은 잎들은 모두 황금빛으로 변했고 과실이 신통찮았던 감나무가 반대로 아름다운 단풍잎을 가득 드리웠다. 영양과 햇빛이 풍성해야 단풍도 잘 드는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빨갛게 변할 생각을 못 하는 우리 집 단풍나무가 걱정되어 뿌리 주변에 구덩이를 파서 퇴비며 음식 찌꺼기를 주면서 공을 들였는데 우연히 청단풍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났다. 이리저리 자료를 찾아보았다. 청단풍은 가을에 붉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 떨어진다고 한다. 섭섭했지만 벌레가 잘 꾀지 않고 병치레도 하지 않는 수종으로 근래 각광을 받는다고 하니 평상 위에서 그늘을 드리우는 역할은 확실히 할 것으로 믿어 아쉬움을 달랬다. 여름 내내 큰 키와 붉은 꽃으로 우리 텃밭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해 주던 칸나도 두 번째 된서리가 내린 아침, 올해의 생을 마감했다. 검게 변한 넓은 잎과 가지를 쳐 주고 뿌리에 달린 구근을 수확했다. 내년 4월에 심게 잘 보관해야 한다. 반대로 여름 내 보관하던 튤립 구근은 땅 속에서 내년 3월 개화기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 시기에 뜰의 화분 속에 있던 키 큰 벤자민의 잎 색깔도 검은 색으로 변했다. 죽었나 싶었는데 원예 전문가 한 분이 사무실로 가지고 가서 살려 보겠노라고 한다. 그 벤자민은 과연 살 수 있을까? 모과나무에 달려 있는 모과는 반대로 서리를 맞아야 향을 발하며 익어가나 보다. 된서리 몇 번을 지나면서 색깔도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변했다. 먼저 두 개를 수확해서 얇게 채쳐 꿀에 담가 두었다. 차 이외에 모과 열매의 다른 이용 방법은 아직 잘 모르겠다. 가까이 두면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모과의 향에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모과차 준비를 하다가 지인에게서 계피 생강차를 만들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계피란 사람한테 갖가지 좋은 효능을 갖고 있는 식물인데 생강과 더불어 꿀에 재어 차를 준비하면 감기 걸린 사람들에게 유용한 음료가 된다고 한다. 요즘 동림원에 관한 구상을 하면서 음료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방차 또는 국산차를 판다고 하는 찻집에서도 직접 달인 차를 파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직접 재어서 손님에게 팔기가 힘들어 어려울까? 아니면 이익이 많이 남지 않기 때문일까? 계피 분량 1, 생강 분량 2, 꿀 분량 3으로 섞어서 일주일간 숙성시켰다가 한 숟갈 씩 떠먹으면 좋다고 해서 만들어 두었다. 내년엔 박하를 심어 볼까 한다. 벌레나 병충해가 적다고 하는데...박하 잎을 띄운 차도 소비가 잘 될까? 대추차는 주로 끓여서 차를 내오는데 그것 보다 채쳐서 꿀에 재우는 방법이 보존에 더 좋지 않을까? 3년 후에 동림원 옆에 세워질 카페에 대한 구상이다. 어쩌면 실행에 이르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꿈은 꾸는 만큼 아름답다. 겨울 준비가 바쁘다. 집에서 먹을 만큼만 심은 열 포기의 배추는 배추벌레한테 먹히면서도 잘 컸고 대파, 실파도 잘 컸다. 김장을 할 때, 파도 들여놓아 신문지에 싸 놓으면 겨우내 싱싱한 파를 먹을 수 있겠지. 아파트에 살 때는 그때그때 마트에 가서 사 먹었었다. 이제 갈무리라는 것을 해 보니 정말 재미있다. 시골의 풍광 속에서 계절과 친구 되어 아기자기하게 사는 재미가 솔솔 풍겨져 나온다. &lt;작가&gt; 조은경 약력 △2015 계간문예 소설부문 신인상 수상 △소설 '메리고라운드' '환산정' '유적의 거리' '아버지의 땅'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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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 규제에 발목 잡힌 미래…‘데이터 3법’ 어디로 가나
  • 송현섭 기자|2019-12-11
  • 각종 규제와 감독이 많아 규제산업으로 불리는 금융업에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포함한 ‘데이터 3법’의 입법은 최대 당면 과제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과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및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금융업에서 활용할 수 있으려면 경직적으로 운영돼온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금융사들 입장에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 당장 금융사들과 관련 협회, 유관기관 등이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빅데이터 사업이 법적 규제에 묶여 시작도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조속한 법·제도 정비를 공언했던 정부도 정쟁으로 요동치는 정국흐름에 따라 국회의 입법처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9개 금융협회와 유관기관은 최근 공동 성명을 발표해 데이터 3법을 우선 처리해달라고 국회에 재차 촉구했다. 국내 금융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빅데이터 사업이 시작도 못해본 채 사장돼선 안 된다.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대부분 금융권 관계자들은 시민사회 일각에서 제기하는 금융소비자 보호문제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과거 모 시중은행에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했으나 이후 2차 피해가 전혀 없었다는 사례도 생각해야 한다. 수사당국조차 사건 조사를 위해 잠긴 6자리 아이폰 비밀번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금융사들이 갖춘 보안은 세계 최고수준이란 것이 대부분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른 선진국에서 빅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 우리 금융권에서 경쟁력을 갖춰 미래 글로벌 혁신을 선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업의 미래를 위해 빅데이터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
  • [기자수첩] 달달한 초콜릿, 그 이면에 자리한 아동 노동 착취
  • 김태문 기자|2019-12-03
  • 국내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초콜릿. 그 달콤함은 어른과 아이들 할 것 없이 즐겨 찾는 맛이다. 하지만 이 ‘달콤함’은 해외 아동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시작한다.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는 1년 내내 강우량과 습도가 일정해 초콜릿의 주 원료인 카카오가 자라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이런 이유로 코트디부아르와 이웃 나라 가나에서 생산되는 카카오는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재배·수확한다. 문제는 코트디부아르의 대부분의 가정이 생활고를 겪으며 카카오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인데, 농부들은 일당 2달러 미만을 받고 있다. 한명이라도 더 일해야 생활고를 해결할 수 있는 탓에 농장에는 어린 아이들까지 동원된다. 코트디부아르의 아동들은 ‘마체테’라는 40cm에 이르는 무거운 칼을 들고 카카오 껍질을 벗긴다. 단순히 껍질을 벗기는 것이 아니라 전기톱을 들고 높은 나무를 오른다. 병충해에 취약한 카카오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농약 등 화학물질이 사용되지만 아이들에게 보호장비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월드비전의 아동노예반대 캠페인 ‘노 칠드런 포 세일(No Child For Sale)’을 담당하는 셰릴 호치키스는 “카카오 재배와 수확을 위해 아이들은 비위생적이고 위험할 뿐 아니라 온갖 해로운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면서 “카카오 열매를 따기 위해 크고 날카로운 마체테 칼을 휘두르다 다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이 카카오 열매에 뿌리는 농약에 중독 돼 병에 걸리기도 한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고된 노동을 하지만 일한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면서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보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카카오 농장의 아이들은 병들어가고 있다. 심지어 가족들과 떨어져 살며 농장주인의 학대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제재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7월 툴레인 대학교의 ‘페이슨 국제개발센터(Payson Center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의 카카오 농장 조사 발표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동들의 수치는 증가했다. 지난 2009년 아동노동자는 175만 명으로 추산됐지만, 2014년에는 220만여 명에 달했다. 20여년 전 코트디부아르 카카오 농장의 아동 노동 상황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과 함께 대안이 제시됐지만 현실은 더욱 악화된 것이다. 마스, 캐드베리(크래프트와 몬델리즈), 네슬레, 페레로, 허쉬 등 해외 다섯 곳의 초콜릿 회사가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코트디부아르를 포함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550만 명의 농민(아동은 220만 명 이상)이 싼 값의 노동력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당장 초콜릿의 소비를 줄일 수 없다면 공정무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초콜릿의 공정무역 관련 부분은 미미한 상황이다. 규모를 확대해 최소한 아동 노동 현실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기자수첩] 블록체인 기술, 총애 받는 4차산업 기술 맞나?
  • 김성민 기자|2019-12-02
  •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에선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의 보안성은 소중한 정보와 자산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출발해 범죄자 및 테러리스트의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9일 미국 연방 경찰로부터 체포된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의 사건은 국가적 손실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그리피스는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미 국무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지난 4월 중국을 거쳐 북한을 방문해 평양에서 4월 18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평양 블록체인 가상화폐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 회의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발표를 하고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기술적인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the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을 위반했다. 윌리엄 스위니 주니어 FBI 부국장은 “북한이 자금과 기술, 정보를 획득하게 되면 핵무기를 구축해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검사에 따르면 그리피스가 주제발표의 제목을 ‘블록체인과 평화’로 정한 뒤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북한을 도울 수 있는지와 북한과 한국의 암호화폐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계획까지 수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3년간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횡령 등으로 12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590억 원 규모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1일 오후 2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유동수 위원장 민주당 의원)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금법 개정안 가결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 특금법을 위해 회원사 의견을 취합하고 국회 정무위 여야 의원들과 금융위원회 등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미사용시 신고 불수리 요건에 이의 제기 ▲ISMS(자산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국가 공인의 인증기관으로부터 평가심사를 받아 보증받는 제도) 인증 미 획득 시 유예기간 요청 등 업계가 안심할 법한 내용들이다. 피해를 입은 업비트는 ISMS 인증을 이미 획득했고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정보보안·클라우드보안·클라우드개인정보보안 인증도 갖고 있어 전 세계 거래소 14위, 국내 거래소 중에서는 1위의 보안 능력을 평가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력 좋은 해커들의 공격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며 암호화폐 거래소 규율이나 투자자의 피해 보상·보호를 위한 법체계는 사실상 손 놓고 당할 수밖에 없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기업들은 삼성전자 블록체인 플랫폼 SDK를 비롯해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클레이튼 등 블록체인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시키는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방관자 신세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3월 체포된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 손씨는 음란물 22만 여건을 유통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약 4억 원을 챙기면서 비트코인도 함께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월 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2019 과학수사 학술대회'에서 최상훈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 검사는 지난해 5월 손씨가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취득한 216비트코인 중 191비트코인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윤정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191비트코인을 압수한 해당 사건의 경우는 범죄자가 자신의 전자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수사기관이 생성한 전자지갑으로 순순히 이체해 준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다”라며 “범죄자의 비트코인이 탈중앙화해 개인 지갑에 보관 중이고 범죄자가 해당 지갑의 주소와 비밀키 공개를 거부하는 경우는 비트코인이 몰수 가능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 검사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먼저 압수수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정부는 여전히 범죄자들이 벌어들인 암호화폐 범죄수익을 몰수하는 방법과 처리방법까지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대형 SNS인 페이스북도 '리브라'라는 암호화폐를 만들고 있는 마당에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페에 대해 아직 확실한 입장이 세워지지 않은 것 같아 답답하기 그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등 4차 산업의 총애를 받고 있는 기술들이 발전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기자수첩] ‘요란한 빈 수레’ 된 코리아세일페스타, 내년에도 하실 겁니까?
  • 편은지 기자|2019-11-25
  •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속 빈 강정’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어정쩡한 국내 행사가 있다. 정부가 주도해 예산을 잔뜩 쏟아부은 자칭 ‘세일 대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바로 그것이다. 정부가 중국의 광군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해 야심차게 내놓은 코세페가 올해도 소리 없이 막을 내렸다. ‘세일 없는 세일 행사’와 같은 비아냥이 쏟아져 나오자 올해는 처음으로 민간에서 주도하도록 했으나 올해 역시 예년과 다를 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세페에 대한 국민들과 관련업계의 관심은 점점 저조해지는 모양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기간에 해외 직구를 하는 국민은 늘고 있으나 어쩐지 국내에서 시행하는 쇼핑대축제에는 외면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저조해지자 올해는 카드사까지 혜택을 줄였다. 카드사 역시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에는 온갖 혜택을 쏟아붓고 있지만 코세페에 대한 혜택은 무이자 할부가 전부였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국내 유통기업들은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이제는 울며 겨자먹기로 참가업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이번 코세페가 시작하기 전부터 “올해 참여 업체가 500개를 넘어섰다”며 예년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사실상 국내 백화점의 경우 정부가 원하는 80~90% 수준까지 세일 행사를 할 수 없다며 보이콧에 나서기도 했다. 코세페에 지난 5년간 투입된 국가 예산은 195억 원이다. 코세페가 등장한 지 4년이 지났지만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과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코세페 주요 참가업체의 매출은 8조7217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조2378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이대로라면 코세페는 예산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물론 좋은 의도로 시작된 행사다. 그러나 코세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딱 하나다. 세일 행사라고 홍보하지만 가격은 전혀 싸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들의 소비심리를 진작시키고 더 많이 찾는 행사가 되려면 근본적으로 가격이 더 저렴해질 수 있는 방안을 정부는 찾아야만 한다. 참여를 원하지 않는 기업들에게 참여하라고 압박해 행사 규모가 커졌다고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를 흉내만 내는 데에 그치지 않으려면 코세페에 대한 정부의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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