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성수 기자] 시화방조제 토막 살인 피의자 김하일(47·중국 국적)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3일 진행됐다.

이날 김씨는 첫 번째 장소인 정왕동 원룸에서 현장검증을 시작했다. 이곳은 그가 아내 한모씨(42·중국 국적)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장소다.

현장검증이 시작되기 30여분 전부터 주민 40여명은 김씨 원룸 주변에 모여 있었다. 살인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다.

원룸 건물 앞에는 ‘증거품’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은 출퇴근용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다.

김씨는 이 자전거를 타고 토막시신을 시화방조제까지 옮겼다.

오전 10시께 호송차가 멈추자 수갑을 찬 채 포승줄에 묶인 김씨가 형사들의 손에 이끌려 차에서 내렸다.

주변에 모인 주민 40여명은 일제히 "너가 인간이냐", "너 때문에 중국동포들이 욕먹는다"며 웅성댔다.

한 주민은 "실물로 보니 체구도 작은데 어떻게 그런 끔찍한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혐오스럽고 끔찍하다. 동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무서워서 못 돌아다닐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원룸 안에서 부인을 둔기로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하는 장면을 태연하게 재연하고 있다"며 "경찰조사 당시에도 김씨는 다른 피의자들과는 달리, 굉장히 차분하게 조사에 임했다. 긴급체포 첫날 점심식사 때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웠을 텐데도 밥을 남김없이 먹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토막시신을 차례로 유기하는 장면을 재연한 뒤 호송차로 돌아오면서 취재진에게 "돌아간(숨진) 와이프(처) 가족들한테 미안하다.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자수할 생각은 안했느냐"는 질문에는 "자살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답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살해 및 시신훼손 현장 이후 한씨의 팔과 다리를 유기했던 조카의 집 옥상, 토막시신 유기장소인 시화방조제 주변 등에서 진행됐으며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반가량 이른 정오께 끝났다.

한편 시흥경찰서는 10일 살인, 사체훼손, 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해 김씨를 구속했다. [사진제공=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