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원·엔 환율이 급속도로 하락하면서 결국 900원선 세 자릿대로 떨어졌다.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곧 세 자릿수에 진입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로인해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902원으로 전날에 899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장중에 다시 900원대로 복귀했다. 올해 들어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는 원·엔 환율 하락세는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저조한 수출에 더욱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900원대 엔화 환율은 세계금융위기 전인 지난 2008년 7월 28일 이래 약 7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약 3개월 반동안 원·달러 환율 하락이 이어졌는데, 이 기간 동안 원·달러 환율은 6% 넘게 하락했다. 최근 변화 속도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또 다시 원화 약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경제주체들이 이에 대처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하지만 환율이 떨어진다고 우리 경제가 무조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수입부품 값의 하락으로 기업의 원가 부담이 줄고, 물가 안정과 소비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없지 않다.

이렇다 할지라도 가장 큰 문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무엇보다 일본 제품과 경합을 벌이는 우리 제조업 측의 무역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은 급격하게 떨어진 환율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단가 문제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세 자릿수 환율에서 살아남을려면 무엇보다 기술력 향상에 집중을 기울여야한다.

또 이번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관광객 감소도 불가피해진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감속이 가소화할 뿐 아니라 국내 관광업계에서도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한 이른바 '요우커' (遊客·중국인 관광객)도 일본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본 관광객들은 2012년 9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관광객들은 전년동기보다 3.8% 하락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 3월까지 31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엔 환율 하락이 이처럼 많은 부작용을 일으켜 한국경제가 마치 세월호 사고처럼 침몰할 수도 있다.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짐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성완종 리스트'라는 비자금 수사에만 집중하고 있어 얼어붙은 경제활성화 대책엔 무관심이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도 중요하지만 한국경제 안정화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은 '경제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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