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정부 참튼튼병원 관절외과 한희돈 원장
[투데이코리아=한희돈 원장] 축구경기에서 교체 투입한 선수가 골을 넣을 때 언론에서는 일제히 신의 한 수였다고 찬사를 보낸다. 인생에서도 매사 이런 운 좋은 경우만 생기면 걱정할 일이 있겠는가. 하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아주 요긴할 때 신의 한 수를 둘 수 있다.

환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그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신의 한 수가 되는 묘수가 있다. 바로 병을 올바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다.

여러 부위 중 어깨 질환을 예로 들어보자. 어깨는 척추나 무릎과 달리 퇴행성 질환이 발생할 때 연골이나 뼈의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아서 인지 엑스레이 검사결과를 소홀히 여기고 별 필요 없는 검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환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환자분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치료에 대해 올바른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일명 ‘신의 한 수’를 두기가 어렵다. 환자와 의료진이 병에 대하여 같은 관점으로 협력할 때 좋은 결과가 있게 마련이다.

진료실을 들어설 때 어깨를 부여잡고 조금만 어깨를 움직여도 심한 통증을 느껴 쩔쩔매는 경우는 석회성 건염에 의한 통증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

환자분들은 어깨에 심한 외상을 입은 적도 없고 평소에 약간 통증을 느끼는 정도였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극심한 통증에 당황하게 되지만, 정작 이런 경우는 어깨에 심각하게 손상을 입은 경우는 드물다.

이렇게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계 진통 소염제등의 투여로 빠른 시간 안에 증상이 상당히 호전될 수 있다.

또 다른 오해는 석회가 인대에 생기고 이것 때문에 인대가 손상되어 수술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이다.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하는 조직으로 이것은 뼈가 서로 일정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게 제한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또한 인대는 근육처럼 힘을 줘서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이것이 손상되는 것을 ‘삐었다’라거나 염좌라고 하고 심하면 탈구 등이라고 부른다. 뼈에 붙어서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구조를 힘줄이라고 하는데, 붉은색이던 근육이 뼈에 붙으면서 인대처럼 하얀색을 띠게 된다. 하얗게 되었다는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구조는 혈관이 근육보다 드물기 때문에 피가 덜 가게 되고 따라서 외상에 더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석회는 주로 힘줄에 산소공급이 안되거나 압박 등이 가해짐으로써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극상건이라고 하는 힘줄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

다시 말해서 석회는 인대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힘줄의 변화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극상건은 팔꿈치를 몸통에서 떨어지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손을 사용하여 일을 하는 경우에는 거의 항상 이 힘줄을 쓰게 되고, 어깨 운동시 압박을 자주 받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 가장 흔히 석회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석회가 엑스레이에서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괜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석회로 인한 통증과는 다른 양상의 통증이 있거나, 적절한 보존적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나, 재발이 잦은 경우에는 원인을 찾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어깨 질환에서도 엑스레이가 중요한 정보를 준다. 석회성 건염만이 아니라 회전근개 문제의 경우에도 엑스레이가 유용한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설명에 귀 기울이는 것이 좋다.

특히 어깨에서 제일 위에 있는 뼈인 견봉과 상완골의 바깥쪽 부분이 변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견봉은 마치 아래방향으로 튀어나오는 것처럼 엑스레이상 보이고, 상완골의 바깥부분은 위로 튀어 올라오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 방향이 반드시 아래와 위는 아니지만 모니터 상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이 변화는 단순 염증보다는 중한 회전근개의 손상과 연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리고 이 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보다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쓸데없이 비싼 검사나 치료를 남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하는 검사와 치료는 정말로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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