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예비군 최 씨는 사격 훈련장에서 사격을 하다 갑자기 뒤편의 동료를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역 장병이 아닌 예비군이 훈련장에서 고의로 총기를 난사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에도 예비군 훈련장에서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일어난 사례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폭탄 폭발과 오발 및 자살 사고였다.

이번처럼 총기를 난사해 남의 생명을 빼앗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유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군이 총기 관리에 철저를 기했더라면, 사고를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속출하고 있다. 먼저 사고가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의 사격 통제가 평소에도 소홀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사격 훈련을 받았다는 한 네티즌은 SNS를 통해 '총기가 전방으로 고정이 안 돼 맘만 먹으면 옆 사람에게 총을 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터질 게 터진 것'이란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그는 현역병 시절 우울증 치료를 받은 B급 관심병사였다. 이 때문에 부대를 여러 차례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제대 후까지 '관심예비군'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과할 수도 있지만 사람의 목숨이 걸린 실탄훈련 도중 돌발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적관리가 필요했다는 지적도 간과할 수는 없겠다.

특별관리가 필요한 예비군 관심병사에게 안전대책 없이 사격훈련에 참가시킨 현행 예비군 제도는 문제가 많은 만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사격훈련은 인명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엄격한 군기가 적용되고 있다.

철저한 안전대책 없이 형식적으로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예비군 훈련의 허점도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군은 이번 사고의 진상과 책임자를 철저하게 밝혀 내 '묻지마 총기 난사'에 따른 어이없는 희생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이 사건이 군과 국방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얼마나 손상시켰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보기 바란다. 그 신뢰에는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능력뿐만 아니라 군의 일상적인 관리 능력, 수뇌부의 책임 있는 자세 등이 모두 포함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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