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중동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감염자가 국내에 발생해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메르스는 지난 2003년 한때 세계적으로 확산됐던 사스와 유사한 호흡기 질환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견된 후 23개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 이 중 465명을 사망케 한 신종 전염병이다.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이 아직 없다.

당초 메르스는 중동지역에 국한해 발생되고 있는데다 전파력이 그리 높지 않아 급속한 국내 확산은 없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내다봤다.

하지만 중동 지역에 다녀온 첫 환자에 이어 그의 부인, 첫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던 60대 남성, 40대인 그의 딸에 이어 의사까지 감염되자 '메르스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무서운 전염병이지만 우리 보건당국의 대처는 여전히 안이해 보인다.

국내 발병이 확인됐을 때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한 최초 감염자의 중동 여행 사실을 일찍 파악하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2013년 6월 메르스중앙방역대책반을 꾸려 메르스의 국내 발병에 대비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최초 감염자가 바레인에서 카타르를 거쳐 귀국한 뒤 발열과 기침 등의 증세를 보이며 병원 3곳을 전전하도록 이를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환자가 중동에 다녀왔다고 일찍 밝혔더라면 문제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기본적인 검역·감시체계부터 구멍이 뚫린 셈이다. 그 결과 가족과 다른 환자, 의료진 등 60여명이 메르스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의 심각성을 바로 알고 여전히 뒷북 대응이지만 국민들에게 생소한 메르스의 위험성·심각성을 알리고, 모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중동 지역에서 입국하는 비행기의 특별 검역 등 공항 검역에 최대한 신경을 쓰는 것이다. 입국자들의 작은 증상도 꼼꼼하게 검사하고 철저한 검역을 통해 바이러스가 추가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감염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은 경계해야겠지만 당국의 강력한 대처로 메르스 확산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국민들 또한 개인 위생관리에 더 주의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투명하고 철저하게 질병관리에 나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등 추가 감염을 방지해 피해가 확산되는 일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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