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관계 상황 악화될 경우 反日 감정 불똥 튈 가능성

[투데이코리아=김용환 기자] “(롯데는) 한국 기업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최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돈은 한국에서 벌고 이익은 일본 기업으로 챙겨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최소한의 배당금만을 챙기고, 나머지는 대부분 한국 롯데 계열사에 재투자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일본 기업에 흘러가는 돈은 연 1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고 고용 등을 한국에서 창출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의 배당금은 일본 기업에 돌아간다.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호텔롯데의 경우 지난해 255억원가량의 배당금 중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사 등 일본 기업이 가져간 배당금이 250억원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2005년 배당을 시작한 후 일본에 배당된 금액이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또한 호텔롯데 외에도 롯데케미칼 등이 일본 롯데홀딩스에 현금을 배당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이 같은 국적 논란은 결국 롯데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오너 일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 관계 상황에 따라 반일 감정의 불똥이 롯데로 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롯데그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대목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여야는 롯데 문제만큼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롯데는 국민의 눈과 국가 경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역겨운 배신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재벌그룹이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연일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에는 이제 참담함을 넘어 분노가 보인다”며 “메르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하나가 돼 분발을 다짐하는 중요한 시기에 볼썽사나운 롯데가의 돈 전쟁은 국민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서 최고위원은 또 “이제라도 롯데가 국민 기업으로서 재벌가의 처신과 가풍을 일신해야 할 때”라며넛 “그렇지 않다면 롯데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과거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재벌들의 싸움이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볼 수 있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을 갖고 그룹 전체 지배를 위한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재벌은 국민경제 성장동력이 아니라 리스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재벌기업은 노동개혁보다 먼저 한국 경제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진정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노동시장 문제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재벌문제를 고쳐 기업들에 관한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재벌에 끊임없는 관용을 베풀고 특혜를 줬다”며 “재벌 총수의 범법에는 관용, 투자 명분으로 사면, 감옥생활에는 집행유예 등 특혜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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