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쿄라쿠컵 제8회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일본 후쿠오카 센추리골프클럽(파72,6,501야드)에서 열린 '2007 쿄라쿠컵 제8회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총상금 6천1백5십만엔) 최종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국팀이 분패했다.

대회 전날 11대 13으로 2점 뒤진 채 최종일을 맞이한 한국팀은 1번 주자인 장정(27,기업은행)이 미츠카 유코(23)를 잡으며 상쾌한 출발을 했다. 이후 한국팀과 일본팀은 접전을 펼치며 승패를 주고 받아 최종합계 24대 24,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한일전 사상 최초로 연장 승부에 들어갔고 각 팀의 주장인 김미현(30,KTF)과 요네야마 미도리(31)가 플레이오프를 치를 선수 5명을 선정했다. 한국팀이 제출한 플레이오프 출전자는 이선화(21), 전미정(25,투어스테이지), 장정(27,기업은행), 이지영(22,하이마트), 김미현 순이었다. 이에 맞서는 일본팀은 한일전 8전 전승의 요코미네 사쿠라(21)를 선봉에 내세웠고 이어 모로미자토 시노부(21), 코가 미호(25), 사이키 미키(23), 하라 에리나(20)를 적어 최종 명단을 제출했다.

플레이오프는 18번홀(파5,540야드)에서 플레이하며 서든 데스 방식으로 치러졌다. 플레이오프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이선화는 역시 침착했다. 이선화의 세 번째 샷이 왼쪽 그린에 빠졌지만 차분하게 홀에 붙이며 파세이브에 성공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팀의 두 번째 주자는 전미정. 전미정은 일본의 신성 모로미자토를 상대로 다시 동타를 이루며 세 번째 주자인 장정에게 바통을 넘겼다.

장정의 티샷이 우측으로 밀리며 카트 도로를 맞고 다시 페어웨이로 들어와 행운의 여신은 한국팀을 응원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세 번째 샷이 앞서 이선화가 빠진 그린 좌측 벙커에 빠지며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장정은 회심의 벙커샷을 날렸고 공은 홀 70센티미터에 붙어 쉽게 파세이브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본팀의 코가 미호는 파세이브를 하며 장정에 앞서 홀 아웃을 했다. 장정의 파 퍼트. 그린 주변에 모인 갤러리와 양국의 선수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장정은 퍼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홀을 외면했고 이로써 한국팀은 2002년 이후 한일전 무패의 기록에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아깝게 연장에서 분패를 한 한국팀은 모두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고 주장 김미현도 동생들을 격려하다 끝낸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김미현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분하다.”면서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연장까지 가서 정말 아깝게 졌다. 동생들이 정말 잘 싸워줬다.”고 말했다. 김미현은 동생들을 불러 모아 놓고 다독이며 “골프는 개인 운동이지만 이번 한일전을 기회로 서로 많이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오늘 졌지만 내년에는 꼭 이기자.”고 덧붙였다.

또한 김미현은 동생들에게 “우리가 한일전에서 받은 상금은 보너스나 다름 없다.”면서 “오늘 받은 상금의 일부를 모아서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자.”고 말했고 선수들 모두 주장의 말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선수들은 각자 10만엔씩 총 130만엔의 상금을 재일본대한민국민단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일전은 젊은 피로 팀을 새롭게 구성한 일본팀이 연패의 사슬을 끊고 귀중한 1승을 챙겨 역대 전적 3승 1무 4패를 기록했다.

올해 한일전에서 2승을 더 챙긴 요코미네 사쿠라는 '한국팀 킬러'라는 명성답게 역대 한일전 8전 전승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MVP로 선정됐다.

쿄라쿠 산업이 주최하고 한일 양국 협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드라마틱한 플레이를 연출하며 역대 최고의 명승부라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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