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지면, 인간도 사라진다"

[투데이코리아=서소영 기자]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동해·삼척)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양봉산업 및 낭충봉아부패병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EU, 영연방, 베트남 FTA 등 농업개방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2009년부터 발생한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의 약 90%가 폐사하고, 토종벌 농가의 73%가 감소하는 등 선진국에 비해 국내 양봉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낭충봉아부패병은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성 질병으로, 이 병에 걸린 꿀벌 유충은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말라 죽게 된다. 2009년부터 발생한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의 약 90%가 폐사하면서, 토종벌 농가도 73%가 감소한 상태다.

낭충봉아부패병 감염 시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양성 진단을 받게 되면 소각·이동제한 조치를 받게 되는데, 이동제한 등의 불이익을 피하고자 양봉 농가는 질병 신고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진단기관인 검역본부 내 꿀벌질병관리센터는 기생충 진단 및 연구 업무를 병행하는 기관으로 독립된 검역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담기관이 부재한 상태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낭충봉아부패병의 치료제와 예방약은 아직 미개발된 상태로 해당 질병으로 인해 토종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들자 과수 수정을 위한 꽃가루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 주요 꿀 채집원인 아카시아 나무가 황화현상과 수종갱신 등으로 급감하면서 밀원 부족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이탈하는 소농의 수가 늘고 있어 토종 양봉농가 수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이재 의원은 “낭충봉아부패병이 토종벌 농가에 빠르게 번지면서 많은 지역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치료제나 예방약이 개발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라고 하면서 “베트남과의 FTA 발효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밀원산림 단지화나 벌꿀 유통기반 구축 등의 대책은 농가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국내 양봉산업 보호를 위한 좀 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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