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최근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인 독일 폭스바겐이 디젤 차량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환경청이 골프, 제타, 아우디 등 5종의 폭스바겐 차량 48만2000대에 리콜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팔린 폭스바겐이 무려 1100만대나 돼 사상 최악의 리콜사태로 번질 전망이다.

폭스바겐의 사기극으로 독일 경제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까지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의 CEO(최고경영책임자) 마르틴 빈터코른도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빈테르코른 회장은 "사임은 회사를 위한 것이지만, 나로서는 어떠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소비자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미국에서는 이미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나타났고 우리나라에 이어 다수의 국가들이 조작 수사에 착수했다. 독일은 총리까지 사태 진화에 나서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기본적인 신뢰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대표기업으로서 품질의 대명사였고, 독일 제조업은 기술과 신뢰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독일이라는 국가의 전체적인 신뢰에까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현재 폭스바겐의 주가는 50% 이상 추락해 시가총액 80조원이 사라졌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180억 달러(21조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고, 수 많은 사람들의 줄소송까지 기다리고 있어 최종적인 벌금액수는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1937년 설립이래 80년 가까이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해온 폭스바겐은 세계인에게 친숙한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12개의 브랜드를 내놓으며 명실상부한 초일류 자동차 회사로 성장해 왔다. 특히 디젤 엔진으로 환경 오염을 줄이고 연비를 높여 유럽은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에서도 값이 싼 디젤연료 사용과 연비 고효율 효과를 보면서 이미 수십만대를 수입한 상태다.

80년간 공들여 쌓은 탑을 한순간에 무너트린 폭스바겐 사태 바탕을 계기로 삼아 우리 자동차업계 또한 디젤엔진 기술에 문제가 없는 혹은 성능을 과장한 시도는 없었는지 등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손톱만한 구멍에서도 치명적인 실수는 빚어지기 마련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므로 우리 기업들이 반드시 명심해야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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