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초기보다 소요 시간 늘어나…최장 29분까지 느려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300km, 서울-부산 간 2시간대 초반 돌파를 자부했던 KTX가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이 8일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TX가 처음 운행된 2004년에 비해 서울역 출발 대전·동대구역 도착은 평균 9분, 최장 47분까지 느려졌으며, 서울역 출발 부산역 도착은 경부2단계고속철도 완공에도 불구하고 최장 29분까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부고속철도는 1992년 착공 이래 서울-대전-동대구 구간의 1단계 공사를 마치고 2004년 개통했다. 이후 2단계공사를 통해 동대구역-경주-울산-부산까지의 신선 건설 및 대전과 대구의 도심구간 공사를 완료해 지난 7월 31일 23년 간의 공사를 마쳤다. 총사업비는 20조 6,598억원(2단계 7조 9,454억)이 투입됐다.

개통 당시 서울역 출발 대전역, 동대구역 KTX 열차의 평균 소요 시간은 각각 56분, 1시간 42분이었다. 그러나 현재 서울역을 출발한 KTX 열차는 대전역, 동대구역까지 각각 평균 1시간 5분, 1시간 51분이 걸리고 있다. 개통초기보다도 9분씩 오래 걸리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대전까지 운행되는 68편의 KTX 열차 중 4편은 1시간 49분이나 걸리고 있어 같은 구간 평균 1시간 51분이 걸리는 새마을호와 별반 차이가 없이 운행되고 있다.

서울역 출발 부산행 기차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정부는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에 약 8조원을 투입했으며 2단계 구간 공사가 완료되면 부산까지 2시간 18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서울역에서 부산까지 평균 2시간 43분, 최장 3시간 28분이 걸리고 있다.

이는 너무 많은 정차역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KTX 정차역은 15개다. 보다 많은 국민이 고속철도의 혜택을 볼 수 있는 KTX 운영은 중요하지만 고속철도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주요역을 중심으로 하는 열차 운영이 간과 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코레일은 70여편의 KTX 중 대전·동대구 등 주요 역만 지나 부산역으로 가는 KTX를 한 편도 운행하지 않고 있다. 서울역에서 대전역까지 무정차로 운행하는 KTX는 단 3 편뿐이며 대전역만 경유해 동대구역으로 가는 열차도 단 2편뿐이다.

김 의원은 ”KTX의 혜택을 더 많은 국민들이 누리도록 하되, 고속철도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무정차 구간이나 주요역만 정차하는 노선을 좀 더 확대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노선 운영의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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