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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박근혜 대통령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기사입력 2015.10.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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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새해 예산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 “역사교육 정상화는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면서 “일부에서 국정화로 역사왜곡이나 미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저부터 절대 과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1년 만에 다시 국회를 찾아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 드리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가뭄 때문에 걱정이었는데 오늘 마침 단비가 내려서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단비처럼 국민들을 위해 예산과 여러 현안들도 잘 풀려갔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이 자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편성한 첫 번째 예산을 설명드렸습니다.

    돌이켜 보면, 글로벌 경제위기에다 장기 경기 침체로 연속되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 순간마다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고비마다 우리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셨고, 기업들과 창업을 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희망의 틀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문화창조융합벨트의 문화창조벤처단지 경쟁률이 13 : 1에 이르렀고,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에도 많은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문화에서 시작하는 콘텐츠 산업이 창조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고, 앞으로 우리 경제에 괄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고삐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제 국회와 국민과 정부가 하나가 되어 이런 변화의 모멘텀을 잘 살리려는 노력을 해야 국가 경제를 살릴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려운 시기에 공무원 연금 개혁과 노사정 대타협 등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우리 국민과 함께라면 반드시 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국회와 정치권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 나라 안팎의 도전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세었습니다.

    세계경제의 부진과 중국의 성장둔화, 엔저 등의 충격은 우리 수출 기업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고, 예기치 못한 메르스 사태로 내수시장마저 위축되었습니다.

    북한의 DMZ 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은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국내외적 도전을 극복하는데 힘을 쏟아왔습니다.

    추경을 포함한 2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대책과 아울러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전략들을 강력히 추진해 왔습니다.

    올 한 해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우리 경제를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로 거듭나도록, 틀을 세우고, 기반을 다지는 한 해였다면, 내년은 우리 경제의 개혁과 혁신이 한 층 심화되고, 혁신의 노력들이 경제체질을 바꾸어, 성과가 구체화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공공기관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방만경영이 줄어들었고, 전국 17개 지역에서 문을 연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국적으로 창업과 도전의식을 높이고, 각 지역의 창의와 혁신의 거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손톱 밑 가시뿐 아니라 많은 덩어리 규제들도 제거되고 있습니다.

    최근 3/4분기 성장률은 5년 만에 가장 높은 1.2%를 기록했고, 세계적인 신용평가 기관인 S&P는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수준으로 상향조정했습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세계 13위에서 올해는 11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세계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외의 여러 지표는 우리나라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의 어려움과 청년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삶의 짐을 덜어드리고 청년들의 희망을 되찾아주기 위해서는, 경기회복 기조가 더욱 탄력을 받고 정상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경제활력을 회복하는데 총력을 다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개혁과 혁신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2016년 예산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편성하는 두 번째 예산입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액션 프로그램들을 더욱 심화해서 그 성과를 확산하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4대개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예산입니다.

    오늘 저는 이러한 인식 하에 내년도 국정운영 방향과 예산안을 말씀드리면서 의원 여러분의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우선,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정상적 제도와 관행 등을 바로잡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공공부문 개혁도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한 재정절감에 이어 인사제도의 개혁을 통해 공직사회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더욱 높여 나갈 것입니다.

    공공부문의 수지 흑자가 지속되도록 부채감축과 방만 경영의 개선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316개 공공기관 전체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할 것입니다.

    국민안전을 위한 대책들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에 14조 8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대형?특수재난에 대한 예방투자를 확대하고,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에 더 이상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긴급상황실을 신설하고 관리체계를 보강하여 우리의 국가방역체계를 반드시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놓겠습니다.

    든든한 사회안전망 구축은 민생안정은 물론이고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입니다.

    정부는 내년에도 전체예산의 30% 이상을 복지 분야에 투자해서 취약계층의 소득을 안정시키고 생계비 부담을 완화해 드리는 동시에, 이들이 다시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우선, 저소득층이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받고, 일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할 것입니다.

    기초생활보장 4인 가족의 최대 생계급여액을 금년보다 21% 증가한 127만원으로 인상하고, 희망키움통장, 내일키움통장을 통한 자산형성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실직자들의 신속한 재취업을 도울 수 있도록 일자리와 복지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고용복지 플러스센터도 계속 확대해서 2017년까지 100개소를 설립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고리를 끊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기술이 부가가치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혁신경제로 거듭 나야 합니다.

    G20과 OECD 등 국제적으로 창조경제에 대한 관심과 평가가 높은 이유는 그것이 글로벌 시대의 경제대안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내년에도 정부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두 축으로 경제의 도약과 일자리창출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지금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창업열기를 각 기업들의 특성에 맞게 새로운 신사업으로 연결해 창조경제의 틀을 완성시켜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업그레이드 시키고 세계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각 지역에서의 창업허브가 되고 이 혁신센터가 중소기업 혁신의 거점이 되어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의 디딤돌로 자리 잡도록 만들어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고용존을 설치하여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 벤처?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인 4만6천개의 기업이 창업하는 등 활력을 보이고 있는 벤처?창업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 기업이 지속적으로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창업 이후 3~7년차에 겪는 소위 “죽음의 계곡”을 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창업 지원자금을 1조 8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하였고, 3~7년차 전용의 사업화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하였습니다.

    아울러, 청년들의 창업을 원 스톱으로 밀착 지원하고, 청년층을 신규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창업 선도대학, 창업 사관학교 등에서 지역의 청년사업자를 발굴하여 사업화까지 지원하고, 유망 벤처기업에서의 현장근무 경험 기회를 제공해서 준비된 청년 CEO를 육성해 나갈 것입니다.

    창조경제를 통해 국내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해외에서도 우리의 경제영토를 넓혀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하고,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신규로 조성해서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창업의 거점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R&D는 규모의 증액보다는 투자의 효율화?내실화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IoT, 5G 이동통신 등 미래먹거리 창출과 기초연구 강화에 선택과 집중을 하여 투자성과를 가시화하고, 한국형 프라운호퍼 도입, 중소?중견기업 R&D 바우처 등을 통해 수요에 기반한 지원을 하고, 관행적 지원사업과 성과미흡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입니다.

    창조경제와 함께 우리 경제의 더 큰 도약을 이끌 또 하나의 날개는 문화융성입니다.

    문화융성은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문화와 산업간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신산업을 일으키고 우리의 문화를 세계와 공유하면서 청년들이 바라는 질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원천입니다.

    실제적으로 K-팝,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 문화콘텐츠 분야는 그 분야의 탁월성만 가지고도 고부가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를 바탕으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핵심 전략산업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내년 문화재정 투자를 총지출의 1.7%까지 끌어올려 6조 6천억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확대 편성하였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7.5%가 증액된 것으로 분야별 지출 항목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우선, 1,319억원을 신규로 투입해서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K-Culture Valley로 이어지는 문화창조융합벨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나갈 것입니다.

    기획, 제작, 구현, 재투자로 연결되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서, 끼와 상상력, 열정이 있는 젊은이라면 누구나 사업화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과 게임분야 지원을 480억원으로 확대하여, 킬러콘텐츠를 육성함으로써 청년들이 행복한 새로운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와 수출, 기업과 가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균형있는 성장이 더욱 중요합니다.

    청년고용절벽해소와 안정적인 가계소득 기반 확충을 위해 일자리 예산을 금년보다 12.8%를 늘려서 역대 최고 수준인 15조 8천억원으로 편성하였습니다.

    특히, 청년 일자리 예산을 20%이상 확대하였습니다. 먼저, 청년들의 취업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NCS 기반의 직업훈련시스템을 기업 주도로, 유망 종 중심으로 재편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의 우수한 훈련시설과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청년 1만명을 직접 교육하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하고, 국가기간·전략산업 분야의 훈련 규모를 3만5천명에서 7만7천명으로 2배 이상 확대하였습니다.

    기업에 채용된 후에도 현장 업무와 교육 훈련을 함께할 수 있도록 일·학습 병행제 참여기업을 3,300개에서 6,300개로 금년에 비해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일자리창출을 위해 기업과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는 ‘청년희망펀드’도 제안하였습니다.

    청년희망펀드는 순수한 민간기구인 청년희망재단 사업을 통해, 정부의 기존 대책만으로는 지원받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게 될 것입니다.

    가계의 주거비와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투자도 강화할 것입니다.

    행복주택을 비롯해 공공 임대주택 11만 5천호를 공급하고,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인 ‘뉴 스테이’를 금년보다 50% 증가한 1만 5천호를 공급해서 주거비 부담을 줄여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서 규제 때문에 투자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보육서비스를 종일형, 맞춤형, 시간제 등 수요에 맞게 다양화하고, 어린이집 보조?대체교사를 2배 이상 늘려 보육의 질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육아와 일의 병행이 가능하도록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을 금년 5,700명에서 14,605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유연근무제, 재택·원격근무 지원제도도 신설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경제가 새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희생과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노력없이는 국가경제를 일으키기 어렵습니다.

    내년에도 4대 구조개혁을 재정에서 적극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들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하여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서 우리 경제의 체질과 시장의 틀을 바꿔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구조개혁을 통해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만 우리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고,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기 때문에 4대 개혁은 어떠한 고통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1년간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 상반기에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공무원들의 양보로 누구도 손대기 꺼려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루었고, 그 결과, 내년부터 정부보전금이 매년 1조 5천억원 감소하고, 향후 30년간 185조원의 국민세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공공부문은 그동안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개선 노력에 힘입어 공공부문 수지가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현재 316개 공공기관의 60%이상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면서 노동개혁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핵심 열쇠인 노동개혁도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지난 9월 15일, 17년 만에 청년과 장년, 정규직과 비정규직,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하는 역사적인 노사정 대타협을 이루어냈습니다.

    이것은 고용절벽에 서있는 청년들과 이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하는 부모세대 모두에게 커다란 희망의 선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합의가 실행되면, 능력에 따른 임금 책정과 인사 운영, 장시간 근로의 개선 등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을 제고하여 장년의 고용을 안정시키고, 청년층 고용기회가 확대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공공개혁과 노동개혁의 성과가 내년에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뒷받침 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공공부문 개혁을 위해 국고보조금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관리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국고보조금 통합관리망 구축을 위해
    181억원을 투입할 것입니다.

    노동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20년 전 실업급여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실업급여 지급액을 상향 조정하고, 수급기간도 30일 연장하는 등
    1조원의 재정을 투입하여 고용안전망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 정부 재정지원 수준을 임금상승분의 50%에서 70%로 인상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해 나갈 것입니다.

    교육개혁과 금융개혁도 기반이 조성되어 이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교육개혁을 통해 우리 아이들, 우리 청년들이 무거운 학습과 스펙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교육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내년 예산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그 동안 시범사업을 통해 현장의 효과가 입증된 자유학기제를 내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하도록 금년도 554억원에서 내년도 679억원으로 관련 예산을 20% 이상 확대하여 창의적 인재 육성의 토대를 닦을 것입니다.

    고교 졸업 후에 취업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선취업 후진학’을 더욱 활성화하여,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앞당길 것입니다.

    기업은 일할 사람이 부족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수요와 공급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수요에 적합한 다양한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사업’ 과 ‘대학인문역량 강화(CORE)사업’에 2,706억원을 신규로 투자해서, 사회수요를 반영한 학과 개편과 산학협력을 반영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학교 수업과 직장 일을 병행하는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도 올해 9개에서 내년 40개로 확대하고, 고등학교와 전문대 통합교육과정도 도입할 것입니다.

    금융개혁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금융산업에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가 많습니다. 경쟁과 혁신을 통해 금융산업을 선진화해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이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금융개혁을 통해 우수기술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반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앞으로 기술평가를 통해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에 충분한 자금이 흘러가도록 하고, 크라우드 펀딩, 빅데이터 활용서비스 등 핀테크 금융을 적극 육성해서 금융 산업을 더욱 활성화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의원여러분,

    개혁과 혁신은 뼈를 깎는 아픈 과정이지만, 4대 개혁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공직 사회와 대기업, 그리고 대기업 노조를 비롯하여 조금이라도 나은 형편에 계신 분들께서 한 걸음 양보하여 주시고, 여야와 함께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으로 나라경제를 위해 앞장서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 동안 정부는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질서를 구축하고 평화통일 시대의 문을 열기 위한 실질적 준비에 노력해 왔습니다.

    정부는 확고한 국가안보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의 여망을 하나하나 실현해가겠습니다.

    우리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우리의 국방을 빈틈없이 유지할 때, 정상적인 대화와 협력의 문도 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여름 북한의 도발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불안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대북 억제 전력을 중심으로 국방역량을 크게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총지출 증가율보다 높은 4.0%로 책정하였습니다.

    70년 동안 끊어져 있는 남북 사이의 길을 잇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교류와 협력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내년부터 경원선 복원사업을 본격화하고, 유적지 공동발굴 사업과 문화?체육을 비롯한 민간차원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가겠습니다.

    어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작은 진전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확인과 상봉 정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국회와 정부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정운영의 동반자입니다. 견제와 균형, 그리고 건강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고 해도,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일에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중요한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수년째 처리되지 못하고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타들어가는 심정입니다.

    서비스 산업은 내수 기반을 확충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산업이며,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우리 서비스산업이 선진국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경우, 최대 69만개까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3년째 상임위에 묶여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처리되면,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희망을 잃어가는 우리 청년들이 조그마한 희망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관광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은 분야입니다.


    한류 붐으로 관광객이 급증해서 수용할 호텔이 모자랄 지경인데,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게 만들어서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두고두고 땅을 칠 일이 될 것입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광진흥법’을 조속히 처리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우리 의료산업이 세계적으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한데, 규제에 묶여 제자리걸음을 하는 현실도 안타깝기만 합니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의료법’도 하루속히 통과시켜서 우리 의료산업 발전의 물꼬를 터주시기 바랍니다.

    노동개혁은 노사정 합의로 첫 걸음을 내디뎠고,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지만, 결국 이를 완성하는 것은 국회의 몫입니다.

    노동개혁은 반드시 금년 내에 마무리해야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내년부터는 정년이 60세로 연장되고, 향후 3, 4년간은 베이비부머 자녀들이 노동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청년 고용절벽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오랜 진통 끝에 이루어진 노사정 대타협이 국민 모두의 소망이자 우리 청년들의 간절한 염원인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다른 정치적인 사안을 떠나 초당적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에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한·중, 한·베트남 FTA 등 FTA 비준안은 수출부진을 극복하여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그동안 어렵게 타결되어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이러한 FTA들이 올해 내에 발효되면 금년 1차 관세가 절감되고, 내년 1월에 또 관세가 절감되어 지속적으로 관세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준을 내년으로 넘기면 이러한 효과가 사라져 버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들과 세계무대 진출을 꿈꾸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FTA의 조속한 비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중 FTA 경우, 비준이 늦어지면 하루 약 40억원의 수출 기회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10월 30일 가동되는 여야정협의체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뤄주시고, FTA 비준 동의안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한, 예산안 처리도 제때 이루어져서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 준수’가 앞으로 대한민국 국회의 새로운 전통으로 정착되기를 기대합니다.

    내년도 예산사업들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도 예산이 확정되면 모든 준비를 신속하게 진행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저는 취임 후 줄곧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적폐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제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사회 곳곳의 관행화된 잘못과 폐습을 바로잡아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육 정상화도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루어내고,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자랑스런 나라입니다.

    지난 9월, 세계 160여개국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인 유엔총회에서 대한민국은 국가 발전을 염원하는 세계의 많은 개발도상국들에게 영감과 비전을 제공하는 성공적인 모델이었습니다.

    지금 많은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배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혼과 정신을 배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세계에 제대로 전파하는 일입니다.

    저는 우리 스스로 우리에 대한 정체성과 역사관이 확실해야 우리를 세계에 알리고 우리 문화를 세계 속에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계는 급속도로 변화해가고 있고 각국의 문화와 경제의 틀이 서로 섞여서 공유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알지 못하면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고, 민족정신이 잠식당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 나라를 빼앗긴 뼈아픈 상처를 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세대의 사명입니다,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일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역사 왜곡이나 미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저부터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두고 더 이상 왜곡과 혼란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라나는 세대가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확립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하면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혜와 힘을 모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경제와 민생, 그리고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마음에는 여와 야, 국회와 정부가 따로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국민들은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정개혁과 경제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률안을 반드시 매듭지어서 유종의 미를 거둬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한 사람의 큰 걸음보다 백 사람의 한 걸음씩이 더 크듯이, 우리 경제의 힘찬 재도약과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갑시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투데이코리아 :: & www.todaykore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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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박현채 칼럼] 무책임한 일본의 방사성 오염물질 관리
  • 박현채 주필|2019-10-18
  • 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인한 폭우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후 수거했던 방사성 오염 물질이 대거 태평양으로 흘러간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다무라시는 원전사고 후 오염 제거 작업과정에서 수거한 흙 등 방사성 폐기물질이 든 자루 가운데 폭우에 유실된 19개 자루를 발견해 17개를 회수했다. 그러나 이중 절반이 넘는 10개 자루의 내용물이 텅 빈 채로 발견됐다. 자루 속에 담겨있던 방사성 오염물질이 하천을 거쳐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국 등 인근 국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의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은 지난 15일 “회수된 폐기물은 용기가 파손되지 않아 환경에 대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국회에서 언급, 내용물이 사라졌다는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무책임의 표본이라는 국내외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같은 허점이 드러나면서 일본 당국의 허술한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 환경성과 다무라시는 폐기물 자루 임시 보관장이나 자루가 유출된 하천 하류의 공간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변화가 없었으며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비교적 낮아 환경에의 영향은 적다”고 주장했다. 도쿄전력은 2011년 대지진에서 비롯된 폭발 사고 이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계속 탱크에 보관해 오고 있다. 폭발사고로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냉각수를 주입하면서 지속적으로 오염수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최소 179톤의 오염수가 유입되며 일주일에 2천~4천톤 정도씩 늘어난다. 올해 7월말 현재 980여개의 저장 탱크에 쌓여있는 오염수는 무려 115만톤으로 한국의 63빌딩을 모두 채우고도 남는 양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저장 탱크는 3년 뒤 포화상태에 이른다. 오염수의 증가는 저장 공간은 물론이고 처리기술 적용과 관리 등에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태평양 방류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아직 계획된 바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사실 오염수 처분 방법을 논의하는 정부의 소위원회가 13차례나 열렸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맞다. 하지만 일본 정치권에서는 "영원히 탱크에 물(오염수)을 넣어 두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바다에) 방류해 희석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다"면서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가 최선이라는 주장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담당 기관들도 오염수를 정화했기 때문에 안전성이나 과학적으로 괜찮다고 주장하며 이미 수년 전부터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가 가장 저렴하고 신속한 처리방법이라고 정부에 권고해 왔다. 문제는 오염수를 정화했다고 하나 여전히 삼중수소(트라이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들이 남아 있고 오영수가 앞으로도 수십년 혹은 그 이상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원자로 노심부가 녹는 노심의 용융으로 발생하는 오염수의 방사성 준위가 지금보다 높아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일본 정부는 60여 가지의 방사능이 포함된 오염수를 정화설비를 통해 정화했기 때문에 안전하다면서 오염수를 '처리수'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물질 특히 삼중 수소는 정화를 한다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약 27년의 반감기를 갖고 있는 삼중수소는 암이나 기형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있다. 일본도 지난해 9월 28일 탱크에 저장된 처리수 89만톤중 해양배출 허용 규제치보다 높은 방사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처리수가 약 75만톤에 달한다고 인정한바 있다.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오염된 수산물 섭취와 축적 등으로 이어저 전 인류의 건강과 안전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칠 것이다. 물론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지역은 후쿠시마 연안 일대이겠지만 결국은 해류를 따라 돌면서 북태평양, 한국의 동해안, 남해안 바다와 해양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파괴할 것이다. 더구나 일시적 방류가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이상 방류를 지속할 것이기에 지구 해양생태계의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야야 할 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산물을 소비하는 나라다. 2011년까지만 해도 1인당 세계 최대 수산물 소비국은 일본이었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본이 수산물 소비를 줄이며 순위가 바뀌었다. 일본 다음으로 중국, 미국, 유럽연합 순으로 수산물을 많이 소비한다. 이제 일본 아베정부는 해양생태계 파괴만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건강과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검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일본이 정상적인 국가로 인류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 유엔 인권회의, 국제해사기구 등과 국제적인 공동 기구를 만들어 후쿠시마 원전 폐기물에 대한 전 세계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김성기 칼럼] 전기료 인상 대신 ‘탈원전’부터 철회해야
  • 김성기 부회장|2019-10-15
  • 문재인 정부가 대표적인 공약 사업으로 추진해온 탈(脫)원전 정책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의존도를 높여 전기료 인상을 직접 압박하게 됐다. 탈원전을 겨냥한 에너지 정책 전환이 전력생산 비용을 상승시켜 요금체계 개편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유관 연구기관 등에서 나왔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내년 4월 총선 이후 상반기 중 전기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와 노후 원전 수명연장 불허 등을 골자로 한 탈원전 정책을 발표하면서 신재생에너지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문 대통령 임기말인 2022년까지 전기료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국민 부담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면밀하게 분석하기 보다 탈원전을 표방한 환경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에 치우친 정책이라는 반대 여론이 많았다. 이런 반발 때문에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이 재개되는 등 일부 변동이 있었지만 탈원전의 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탈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국내 원전생태계 기반이 무너져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대기업이 경영난에 처하고 중소 협력업체의 도산이 속출하고 있다.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문인력이 해외로 유출되고 대학과 유관기관의 인력양성에도 큰 타격이 왔다. 탈원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은 한국전력이다. 한전은 견실한 우량 공기업으로 꼽혀 일찌감치 증시에 상장됐지만 문재인 정부 시책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 전기생산 원가가 급격히 올라가 지난해 6년 만에 적자 기업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전기료 누진제가 완화되면서 3000억원의 손실을 떠안았고 올 상반기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외부비용을 포함한 원전의 발전원가는 1킬로와트(kwh) 당 대략 43원 안팎이지만 신재생에너지 원가는 220원이 넘는다는 연구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원가가 4배 가량 비싸다는 계산이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고 국토가 좁아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원가가 미국 영국 독일 등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전기요금을 지금 내가 안 내면 언젠가 누군가는 내야 한다”며 “다음 달까지 사용자 부담 원칙에 맞는 개편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료 가격이 오르면 전기료를 올리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2년까지 전기료의 원가 회수율을 100% 현실화하기 위해 가정용과 산업용 요금을 모두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중간보고서에 제시했다. 한전 산하의 경영연구원도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을수록 요금이 상승한다”며 요금인상을 주장해왔다. 소액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발당하고 사퇴압력을 받아온 한전 경영진은 그동안 정부 눈치를 살펴오다가 그나마 어렵게 ‘요금인상’카드를 꺼냈다. 탈원전 정책이 나온 이후 다른 분야에서 나름대로 긴축경영을 통해 원가절감을 시도했으나 더 버티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절박함이 배경이다. 게다가 역시 문 대통령 공약사업인 한전공대설립에 따른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부담으로 재정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생산비 증가에 따른 요금상승 압박을 무작정 한전이 끌어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한전 부실화는 청년층을 비롯한 다음 세대에게 공적연금을 포함한 국가채무와 함께 전기료 부담까지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처사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것처럼 대부분 국민이 반대하는 탈원전 정책을 강행하면서 전기료 인상까지 따르게 되면 당장 국민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결국 장관직 사퇴를 불러온 조국 사태의 분열에서 보듯 여론을 외면한 정권이 받게 될 타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래서 ‘4월 총선 이후 인상’이라는 단서가 붙었겠지만 총선만 넘긴다고 반발이 무뎌질 사안이 아니다. 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탈원전 정책을 먼저 철회하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 아울러 한전공대 설립을 재검토해 한전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한전이 제시한 전기료 인상 방안은 그다음 단계에서 따져볼 일이다. 그래야 원전생태계가 살아나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고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카이스트 등 대학생들이 앞장선 탈원전반대 서명운동에 지금까지 56만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한 의미를 정부가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데스크 칼럼] 신뢰가 무너진 교육계...사회적 인프라 다시 구성해야
  • 김충식 편집국장|2019-10-12
  • 고려와 조선시대에 상피제(相避制)라는 제도가 있었다. 이 제도는 일정한 범위 안의 친족간에는 같은 관사(官司)나 통솔관계에 있는 관사에 취임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또는 청송관(聽松官, 소송을 맡는 관리)·시관(試官, 시험을 맡는 관리) 등이 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어떤 지방에 특별한 연고가 있는 관리가 그 지방에 파견되지 못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이 제도는 인정(人情)에 따른 권력의 집중을 막아 관료 체계가 정당하고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필요성에 의해서 시행됐다. 따라서 각 시대마다 독특한 관료 체계의 조직·운영·특성 또는 친족 관계의 법제와 밀접한 관련 아래 구성, 운영됐다. 1092년(고려 선종 9)에 제정되었으나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이 제도를 엄격히 적용해 친족·외족·처족 등의 4촌 이내로 적용범위가 규정되어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확대 적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조선시대는 관료제를 지향했던 사회였기 때문에 진골귀족의 신라나 이성귀족(異姓貴族)으로 구성된 고려의 귀족제 사회보다는 왕권의 집권화와 관료 체계의 질서확립 과정에서 권력 분산이 더욱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 숙명여고에서 쌍둥이 여학생이 전교 1등을 한 사건이 있었다. 공부를 잘해서 열심히해서 1등을 이룬 것이라면 아무문제 없겠다. 하지만 아빠인 교무부장이 쌍둥이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녔고, 시험 전 문제가 유출됐고 성적 향상된 아이들이 교무부장의 자녀이 쌍둥이였다. 이 일로 숙명여고 쌍둥이는 퇴학 당하고 교무부장인 아버지는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고 현재는 구속수감 중이다. 당시에도 이들에게 제대로 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동시에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다시 말해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가까운 친척끼리는 같은 관청에 근무하지 못하게끔 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때 조국 장관의 딸인 조 민 씨가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받은 표창장의 위조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표창장 직인 위조의 핵심 당사자인 조국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 12일 검찰이 4차 소환조사하고 있고 곧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자신이 교수로 있는 대학에 자녀가 와서 인턴으로 근무했다고 하고(진짜했는지 서류상으로만 했는지 검찰이 밝힐 일이다), 또 대학 입시에 가산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대학 총장의 표창장을 다른 대학에 교수로 있는 모 교수가 자신의 딸 표창장을 위조(이것도 검찰이 사실로 밝힐 일이다)했다고 하고. 뿐이랴. 이들은 사회지도층이자 교수이면서 자기들끼리의 ‘품앗이’로 자식들까지 자신의 계급사회에 들어오게끔 성품을 만들어왔다는 사실이 학부모와 입시생들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하고 있다. 어느 누군들 자기 자식을 좋은 대학, 좋은 학교에 보내어 좋은 직업 갖게 하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 그런데 우리나라 사회지도층들이라는 교수가 총장의 직인을 위조해 자기 자식에게 줄 표창장 만들었다는데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조국 장관과 그의 부인을 보며 고개를 내젖고 있는 것이다. 정직함과 신뢰는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어느 것도 이루어 질 수 없다. 이는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학교, 교육, 법원, 국회도 마찬가지다. 결국 사회의 구성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고등학교, 관청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 대학진학과 취업에서도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회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인맥을 만들되 자기들만의 ‘끼리끼리’만의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는 현재 서로 품앗이 하는 단계까지 왔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죄를 지은 자는 검찰 수사의 결과로 일벌백계하여 죗값을 물으면 된다. 하지만, 대학 총장의 직인 번호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직인만 있으면 손쉽게 총장 표창장을 만들어 내는 구조도 바꿔야 한다. 일반 기업에서도 마케팅 행사를 하고 선물을 증정하려면 임직원 가족은 제외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하물며 일반 기업도 그리할 진데 대학이 이를 못할까. 이참에 총장 명의의 표창장 등의 관리 대장을 만들고 인프라를 구축하여 교수 및 직원 자녀들이 불공정하게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화 할 필요가 있다.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행함에 있도록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입시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원성도 가라앉힐 수 있기 때문이다.
  • [권순직 칼럼] 상식(常識)이 통하지 않는 사회
  • 권순직 논설주간|2019-10-11
  •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재판이 시작되고 (구속이 되건 안되건 상관없다), 조 장관이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가 된다고 가정하자. 지금까지 나타난 청와대나 여당 기류로 보면 조 장관은 대법원으로부터 형 확정판결을 받지 않으면 장관직을 수행할 것 같다. 그것이 언제까지일지는 누구도 모른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장관에 임명하면서 내비친 의지다. 모든 게 ‘의혹 수준이고 더구나 조 장관이 직접 저지른 위법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만약 이같은 상황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대다수 국민들은 집단 화병(火病)에 걸릴 것 같다. 며칠 간격으로 ‘조국 수호’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서초동과 ‘조국 파면’ ‘문재인 하야’를 부르짖는 광화문의 거대한 인파는 지속될 것이고, 나라는 분열과 갈등으로 열병을 앓을 것이다. 국민들은 피로하다, 화나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반환점을 이미 돌아선 지금, 국민들은 피로하다. 생업이 불안한 사람들이 많다. 직장을 얻지 못하고 방황하는 수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우리 이웃이다. 집권 초기 2년 여는 젹폐청산이다 뭐다 해서 과거 정리하느라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런 와중에 경제 부문에서는 최저임금이다 소득주도성장이다 해서 시행착오 투성이의 정책으로 민생을 어렵게 해왔다. 집권 3년차에 들어서면서 이제 적폐청산도 마무리되고, 잘못된 경제정책도 수정해가며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가나 싶었는데 조국이 나타나 국가사회를 둘로 쪼개 놓고 말았다. 국민들은 피로감을 넘어 절망감에 빠져들고 있다. 절반을 넘을 것 같은 인구가 조국을 반대하고,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지적한다는 것이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다. 왜 이런 일이 빚어지는가. 사회에 상식이 통하지 않으니 그렇다. 상식이 안통하고 지도층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혼란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아! 이렇게 감동적인 대통령 취임사가 있었던가.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입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대통령 취임사만 지켜달라 취임사만 지키면 온 국민이 편안해질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는데 오늘의 문제는 심각하다. 그것은 조국과 그 일가의 부도덕한 언행과 편법 탈법(아직 의혹수준이라고 주장하지만) 내로남불을 보면서 여지없이 기대감을 버리게 만들었다. 조국이 말하거나 글로 썼던 것 대부분이 그 가족의 행태와 정반대로 나타나면서 국민들은 반발했고 분노했다. 기회가 평등하지 않았고,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고, 결과도 정의롭지 않은 현실을 조국에게서 보고 국민들은 실망했고, 좌절했고, 분노했다. 그런 그를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스스로 취임사에서 한 약속을 저버렸다. 그리고 나서도 정권을 옹호하는 서초동 집회는 민의(民意)고 광화문의 함성은 내란이라는 집권당의 의식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이 반반으로 쪼개져 하루가 멀다하고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데도 정부는 상처를 어루만지고 봉합하려는 의지가 안보인다.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모두 내 국민’이어서 존중한다던 취임사는 어디로 간걸까. 조국 사태를 보며 대통령의 ‘불통(不通)’과 ‘인재 풀 빈약’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생각된다. 검찰개혁이 정부의 강한 의지이기 때문에 조국 장관이 아니면 안된다는 인식이 문제다. 적임자일수는 있어도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잃을대로 잃은 그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면 검찰개혁 이뤄낼 사람이 그렇게 없단 말인가. 국민들은 그냥 ‘상식이 통하는 사회’ ‘편히 먹고 살 수 있는 경제’면 된다. 이같은 소박한 소망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집권 자격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
  • 조은경 작가의 귀촌주부다이어리
  • [조은경의 귀촌주부 다이어리]2-4
  • 조은경 작가|2019-10-07
  • 추석 전에 해외여행을 1주일간 다녀왔고 명절을 서울서 쇠다보니 2주일 가까이 시골집을 비웠다. 택시에서 내려 보니 아니, 집이 예전 집이 아니었다. 깜짝 놀랐다. 정원으로 들어가는 길 옆, 담 삼아 쌓은 석축 사이에 희고 붉고 분홍빛의 코스모스가 가득 피어 무성하지 않은가. 키들은 어찌나 크게 자랐는지 석축 위의 장미며 석축 사이에 피어있던 영산홍은 보이지 조차 않는다. 형님이 식물들은 수확하기 전 잠깐 사이에 부쩍 커진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는데, 가을바람이 불자마자 코스모스가 이때다 하고 맘껏 풍성한 성장을 하며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워 낸 것이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는지라 그 날은 더 이상 코스모스에 관심을 쏟을 형편이 아니었다. 죽 집을 둘러보았다. 가기 전에 비실비실해서 걱정이 되던 무궁화가 총 여섯 그루였는데 모두 훨씬 싱싱해져 있었다. 올해는 비록 꽃을 못 피우더라도 내년을 기약할 정도는 되어 보였다. 집을 떠나기 전에 나무 주위의 잔디를 제거해서 영양을 잔디에 뺏기지 않도록 한 것이 무엇보다 주효한 것 같았다. 게다가 영양과 방제를 위해서 막걸리와 진딧물 약까지도 소홀하지 않았던 생각을 하고 보니 보상을 받은 듯 절로 흐뭇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갖가지 품종과 색깔의 무궁화가 앞마당과 뒷마당에 활짝 피어 있다. 내년엔 드디어 무궁화 꽃동산이 될 것 같다. 전부 해서 70그루나 된다. 물론 배롱나무 꽃들도 만개했다. 모두 다섯 그루, 텃밭은 또 어떤가? 키가 2미터가 넘는 칸나가 두 달째 붉은 꽃을 활짝 피워 주고 있다. 전부 12그루, 4월에 형님이 조그만 알뿌리 여러 개를 주었고 시험 삼아 그냥 조금 흙을 파고 심어 본 것인데 자리가 좋았던지 시원하고 푸른 잎을 활짝 펴고 붉은 꽃을 미사일처럼 뾰족하게 하늘을 향해 쏘아대고 있는 것이다. 다음날, 정원을 맡아 돌보아 주는 조경회사 사장님이 왔다. 사실 동림원 예정지 앞에 한 겨울에 옮겨 심어 놓은 홍송이 조금 이상해서 오시라고 한 것이다. 사장님은 소나무가 솔잎혹파리병에다가 나무좀병까지 걸린 것 같다고, 곧 방제를 하겠노라고 말한다. 병든 소나무를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 같다. 사장님은 또 코스모스 수세가 대단하다고 말하면서 영산홍 옆에 꽃 잔디를 새로 심어 놓았다는 얘기를 한다. 하긴 작년에도 코스모스가 대단했다.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꽃이 다 지고 나서는 검은 씨가 길 위에 까맣게 깔려 빗자루로 쓸어야 할 정도였으니, 올해 다시 이렇게 성한 것이다. 아무래도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았다. 키 큰 코스모스는 사실 우리 집 같은 고즈넉한 한옥 집에 어울리지 않는다. 코스모스를 밀치고 보니 영산홍이 왜소하게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꽃 잔디는 옆으로 퍼지기는커녕 오그라든 모습이 짠하다. 결국 코스모스를 전부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하루 종일 일했다. 큰 놈은 옥수숫대만큼 컸다. 석축 사이에 자리 잡은 뿌리를 뽑으려고 하니 쉽게 흔들리지도 않았다. 톱이 등장했다. 엄살 보태서 거의 벌목하는 수준이었다. 이렇게 건강하고 아름답게 피어난 코스모스를 내가 전부 없애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미안해, 코스모스야. 어쩌니? 너희들이 있어도 될 곳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꽃은 전부 베어 회관에도 보내고 아픈 아지매한테도 보내고, 이웃집에도 보내고 형님에게도 주었다. 물론 우리 집도 코스모스 꽃 천지다. 꽃병마다 코스모스 꽃을 꽂았다, 연약해 보이는 코스모스 꽃대가 물속에 있는 채로 싱싱하게 며칠을 간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코스모스 꽃은 모두들 좋아한다.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서 칭송을 들었다. 회관에 있는 할머니들은 씨가 생기면 달라고 하신다. 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나 텃밭에 있는 것들은 아직 남아 있으니 늦가을에 씨를 드릴 수 있다. 내가 봄에 혼자서 마을 안 길 곳곳에 애쓰고 심었는데 차라리 할머니들에게 씨를 나눠드릴 걸. 그랬으면 마을 곳곳에서 더 많은 코스모스를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직까지 부끄러움을 타서 그렇다. 혹시나 꽃을 싫어하는 분들이 있을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다행히 이 곳 할머니들은 분명히 좋아한다. 씨까지 달라고 하지 않나? 지나가면서 집을 하나하나 살펴보는데 모두 한 두 그루의 꽃나무가 있다. 아니면 과일 나무라도 있다. 항상 농사일을 도와주는 형님은 내가 준 코스모스에 얼굴이 환해진다. 형님은 내가 생수 2리터짜리 물통 목 부분을 가위로 쓱쓱 잘라 넓게 해 놓고 물을 부은 다음 코스모스 꽃을 가득 담아 드렸더니 집에 가져가 휴대폰 사진을 찍고 생수통이 예쁜 유리 꽃병 같다면서 다음날 사진을 보여 준다. 형님하고는 내일 시금치 씨를 뿌릴 예정이다. 뾰족한 별모양이라 만지면 손이 따가운 시금치 씨. 조금 일찍 심으면 겨울이 되기 전에 시금치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곧 텃밭 한 쪽이 시금치 밭이 된다는 얘기다. 내가 좋아하는 시금치. 이젠 전처럼 씨를 뿌리는 것이 겁나지 않는다. 내 노고를 알아주어 싹이 날 것 같으니 말이다. 아니면 또 어떠랴. 다시 심기도 해야지. 무궁화처럼 애쓴 보람을 가지게 해 주는 놈도 있고, 잠시 해찰한 틈에 예상 외로 거대하게 기세를 떨치는 코스모스 같은 놈도 있다는 걸 알았다. 이제 이 코스모스란 놈은 우리 앞뜰 남쪽 석축에서 영구 추방의 명령을 받았다. 내년에는 영산홍이 좀 더 건강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꽃 잔디가 잘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애를 쓸 것이다. 그러면서 우아한 정원의 모습을 갖춰 나가겠지. 그 때까지 미안하지만 코스모스가 잡초의 한 종류처럼 제거 대상의 리스트에 올라 있어도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lt;작가&gt; 조은경 약력 △2015 계간문예 소설부문 신인상 수상 △소설 '메리고라운드' '환산정' '유적의 거리' '아버지의 땅'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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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기자수첩] 계속되는 대학 교수 성비위 논란, 학자 이전에 윤리적 일 순 없나?
  • 편은지 기자|2019-10-14
  •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다” “헤어롤을 하고 화장하는 학생들이 있던데 이런 행동은 외국에서는 매춘부들이나 하는 짓” “내 자녀는 짱깨랑은 사귀지 않았으면 좋겠다” 친한 친구가 술자리에서 해도 문제가 될 말들이다. 그러나 이 말은 모두 대학교수가 강단에서 강의를 듣는 수많은 학생들을 보며 한 말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들은 이렇게 말하고도 심심한 사과문을 쓰고 버젓이 교수 생활을 이어가거나 가벼운 징계 조치를 받았을 뿐이라는 점이다. 지난 4일 총신대학교 신학과 A교수는 강의 도중 “헤어롤을 하고 화장하는 학생들이 있던데 이러 행동은 외국에서는 매춘부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오! 저사람은 대학생같이 생겼는데 매춘을 하는구나. 내가 교수가 아니면 야, 내가 돈 한 만원 줄테니까 갈래? 이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일 총신대 총학생회가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며 학생들에게 공론화됐다. 그러자 그는 8일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거리에서나 공원에서 화장하는 사람을 보고 매춘부로 오인해 만 원을 줄테니 가자고 할까봐 염려된다고 한 것”이라고 해 또 문제가 제기됐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A교수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한명이라도 수업을 들어야 할 권리가 있고 제게 수업을 해야 할 책임이 있기에 오늘도 수업하고 왔다. 학생들이 용서해 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4년제 대학 65곳에서 123건의 성비위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에 불응한 학교도 70곳이나 됐다. 따라서 더 많은 징계사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총신대 매춘부 발언을 한 교수에게 다수의 학생들은 강단에서 내려오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수업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결국 지난 11일 총신대학교 측에서 해당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넘기고 엄중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으나 어쩐지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숨길 수 없다. 성비위 발언 등으로 문제가 된 교수 중 스스로 책임을 지고 강단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교수 본인은 사과문에서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하지만 그뿐이다. 버젓이 교수 생활을 이어가거나 경징계를 받은 교수들이 대다수이며 파면당한 소수의 교수는 그저 학생들의 강한 요구와 학교 측의 징계절차에 어쩔 수 없이 내려오게 되었을 뿐이다. 교육부에서 해임요구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아직까지 해임이 되지 않은 교수도 있다. 성신여자대학교에서는 지난해 6월 학생들에게 “너를 보니 전 여자친구가 생각이 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다” 등의 발언을 해 문제가 됐던 B교수는 교육부의 사안조사 결과 ‘해임요구’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본지의 조사결과 여전히 성신여대 측은 B교수를 해임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신여대 학생들은 지난 3월부터 학교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거리를 행진하는 등 B교수의 해임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학교 측이 교육부의 해임요구에도 아직까지 교수를 해임하지 않자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은 여전히 학교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교수의 자질은 학문적인 검증이 먼저다. 따라서 교수의 학문적 영역에 대한 연구와 양심적인 발언은 자유 영역이다. 학자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신변잡기 발언은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게 교수가 아닐까 한다. 학생들은 학문적으로 배움을 얻기 위해 한 학기에 몇 백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낸다. 그렇다면 교수는 전문적인 전공 지식과 연구를 통한 학문적 지식만을 가르치면 된다. 교수 개인이 화장하는 여성을 보고 매춘부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어린여자를 만나보고 싶어한다는 것까지 학생들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박찬대 의원은 "대학에서 교수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하고 있지만 온라인 클릭 몇 번이면 교육 이수가 된다거나 성폭력 관계 법률만 나열하는 등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교수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교수는 없는 것인지, 문제 발언을 하기 전에 ‘이런 말은 하면 안된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교수를 채용할 수는 없는 것인지 많은 의문이 남는다.
  • [기자수첩] 정말 원하는 게 ‘공장의 미래’가 맞다면
  • 유한일 기자|2019-09-25
  • “우리가 얼마나 절실하고 절박하면 우리 차를 불매한다고 했겠나” 지난 24일 한국GM 노동조합이 카허 카젬 사장과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논란이 됐던 ‘자사 수입차 불매운동’과 관련해 한 말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소식이 있었다.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GM 노조가 투쟁 방침 중 하나로 한국GM이 최근 판매를 개시한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트래버스’ 불매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 두 모델은 한국GM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고 미국 현지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GM이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에 기대는 남다르다. 누적 적자가 4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차 효과를 극대화해 실적 회복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이번 임단협에서 경영 위기를 이유로 기본급·호봉 동결, 성과급·일시급 지급 불가를 제시하자 파업과 함께 불매운동 카드를 꺼냈다. 충격적이었다.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신차를 사지 말자고 권장하다니 참 놀라운 발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자해행위다’, ‘제 발등 찍기 밖에 안된다’ 등의 평이 나오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한국GM 노조는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결과적으로 노조는 “불매운동을 마치 바로 시작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기획단계일 뿐”이라면서도 “조합원들의 여론을 수용해 동의를 얻으면 과감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아쉬움이 남았다. 자신들은 돈 보다도 2022년 이후 공장의 미래 보장이라고 강조해 온 노조가 가장 많이 던진 메시지는 “팀장급 이상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우리만 왜 성과급을 주지 않느냐”였다. 기자들이 투쟁 전략, 협상 일정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지만 설명 뒤에는 꼭 ‘성과급’ 문제가 거론됐다. 사실 노조의 투쟁은 ‘고용 불안정’과 직결된다. 노조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2022년 이후 부평2공장의 생산 계획이 없어 폐쇄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또 회사가 수입차 판매 비중을 늘리면 국내 생산 물량이 줄고, 그 결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의 이 같은 행보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장의 미래가 걱정되니 파업을 단행하고, 회사의 실적 개선 발판인 신차를 불매할 계획을 짜고 있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건지 모르겠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부도 기로에 섰던 한국GM은 8100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으며 다시 일어섰다. 물론 노조 역시 이 시기에 임금 동결 및 복리후생 축소, 3000명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고통분담에 나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말 지금의 노조가 과거 고통이 되풀이 되지 않길 원하고 정말 부평2공장의 미래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노조가 앞서 말한 ‘얼마나 절박하고 절실하면...’이라는 간절함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향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노조가 먼저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 상생의 길을 열어야 한다.
  • [기자수첩] 막지못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제부턴 확산 막아야
  • 최한결 기자|2019-09-17
  • 경기도 파주시에 소재한 돼지농가에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가운데 발병 가능성을 두고 음식물쓰레기(잔반) 지급과 발병국가로부터 해외방문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잠복기는 짧으면 4일에서 길면 21일(3주) 이후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고열현상과 함께 감염된 돼지는 자립하지 못해 주저 앉으며, 호흡기에서 출혈이 일어나면서 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형 출혈병으로 돼지류에게만 발병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일어날 수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잔반을 돼지가 섭취하거나, 발병한 돼지의 분비물 접촉 등으로 전염된다. 발병국을 방문한 사람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문제는 백신의 부재다. 1920년대에 최초 발견됐지만 현재까지도 백신이 나오지 않았고 치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치사율은 100%에 가까워 전염을 막기 위해선 살처분과 예방적 살처분밖에 없다. 해당 농가는 돼지 번식을 전문으로 하는 농장으로 총 2400마리 중 어미돼지(모돈) 300마리, 새끼돼지(자돈) 2100마리를 키우고 있다. 발병 증상을 일으킨 모돈 5마리가 며칠 전부터 사료 배식을 거부했으며 고열 증상과 함께 주저 앉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농가는 사료 지급으로만 돼지를 사육해 잔반으로 인한 감염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국가 방문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장주 부부와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데, 외국인노동자 4명은 모두 네팔인이다. 이들은 최근 해외 방문과 자국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네팔은 돼지열병이 발병하지 않은 청정국가로 분류돼 있다. 또한 해당 돼지농가는 지난 2월과 6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한 혈청검사 결과 돼지열병 감염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있어 그 이후에 발병원인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적이 있고, 파주가 북한 인접 지역이니 북한에서 넘어온 야생 멧돼지 등이 발병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야생멧돼지로부터 돼지열병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농장 관계자는 멧돼지를 목격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고, 해당 농가는 DMZ와의 거리도 상당하며 창문이 없고 출입문으로만 접근이 가능해 돼지열병에 걸린 야생멧돼지의 접촉으로 인한 발병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역학조사가 밝혀지기 이전까진 돼지열병의 감염 경로 파악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원인을 밝혀 내는데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양돈 관계자들이나 정부 부처도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20km 밖에서 양돈 농가를 운영중인 김 모씨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난 5월에 북한에서 감염이 확인된 이후 감염 걱정에 가족들도 만나지 않았다"며 "백신도 없어 만약 이대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한다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토로했다. 농식품부 검역본부는 항구와 공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역국가에서 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돼지열병DNA를 가진 휴대용 돼지고기 가공품 반입을 금지했고 적발시 벌금형도 최대1000만원으로 강화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의 감염 사실 공개 이후 인근 지역의 소독과 차량, 사람의 방문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발병원인으로 꼽는 잔반 금지 등도 실시했다. 양돈 관계자들의 발병국가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협조문과 돼지 농가의 철저한 소독등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2월과 6월에는 전국적인 혈청검사까지 이뤄졌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병은 막지 못했다는 것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전염병이라는 재난인만큼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주장과 "아시아 전역으로 퍼진만큼 막을 수 없을 만큼 필연적인 결과였다"는 두가지 의견이 충돌한다. 일단 벌어진 일 인만큼 초동 대책이 중요하다. 선우선영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초동 대처의 골든타임을 얼마로 보느냐는 질문에 "48시간 스탠드스틸(Standstill·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이 걸려 있는 이때 빨리 농장 출입자들 또는 출입 차량에 대해 추적 조사가 이뤄진다고 하면 어느 정도 빨리 쉽게 막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오전 브리핑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1주일로 보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미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국내에 들어왔다. 정부는 이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초동대처에 실패한 만큼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 [기자수첩] 홍콩시위, 넋 놓고 보다 한국경제 타격 올 수 있다
  • 김태문 기자|2019-08-21
  •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홍콩 반정부 시위가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홍콩은 한국의 4번째로 큰 수출상대국이자 중국으로의 수출 우회로였다. 따라서 홍콩 경제가 흔들리면 한국에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가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개입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으면 한국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對홍콩 무역액은 480억 달러로, 이 가운데 수출이 46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했다.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로 홍콩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은 동아시아 금융허브로서 무역금융에 이점이 있고, 중국기업과 직접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낮은 법인세와 무관세 혜택도 장점으로 꼽힌다.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로 지난해 홍콩을 상대로 한 수출액이 274억1111만 달러로 60%를 차지했고,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기기와 기계류는 전체 수출액의 82%에 달했다. 이에 따라 홍콩 사태가 격화하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가뜩이나 쪼그라들고 있는 대(對)중국 수출이 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작년 대비 16.6% 줄었다. 한국 기업들이 홍콩을 중국 수출의 중간 단계로 활용하는 건 중국과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법적·제도적 리스크가 적고 무관세 등의 혜택이 많아서다. 2003년 홍콩과 중국이 체결한 포괄적경제 동반자협정(CEPA)에 따라 홍콩은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관세를 면제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이때 홍콩 내 외국 기업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은 중국 진출에 홍콩을 활용해왔다. 홍콩이 동아시아 금융·물류 허브로서 우리나라 핵심 수출품목의 중국 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향후 사태가 악화하면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중계무역 등 실물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홍콩 관련 금융투자 상품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홍콩H지수(HSCEI)는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으로 많이 쓰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발행된 ELS 가운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상품(중복 집계)은 39조9072억 원어치에 이른다. ​올해 전체 ELS 발행금액 52조1981억 원의 76.5%다.​ 금융당국은 당장 국내 ELS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ELS는 만기 내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기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하지만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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