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공든탑 성공할 수 있나?"


▲사진=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재도전한 신세계 그룹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고 있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을 위한 기업들의 각개전투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시내 면세점 입찰 실패의 쓰라림을 딛고 신세계 다시 한 번 재입찰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조선호텔을 통해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면세점',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해 왔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에서 분리될 당시 롯데그룹이 시내 면세점 사업으로 일본관광객 특수를 누린 것을 지켜봤다. 때문에 이번에 진행되는 '시내 면세점 사업 진출'은 신세계 그룹의 오랜 숙원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진행된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실패로 인해 고배를 마셔야 했다.

7월 입찰 선정 당시 신세계 그룹은 1930년데 설립된 가장 오래된 유통매장이라는 매리트를 가지고 있는 '신세계 본관'을 입지로 내세웠다. 하지만 매장 규모가 3000평으로 규모가 적다보니 쇼핑시설이 적다는 명백한 단점이 있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 등에 있어서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이로인해 보세 화물 관리 등에서도 점수가 낮았다. 이 외에도 관광객 유치 활동도 부족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신세계 측은 2차 서울 시내 면세점 재입찰에 출살표를 던지며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 강화했다.

먼저 신세계는 백화전 본점 뿐 아니라 신관 메사빌딩 2개 건물을 활용 면적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총 14개층에 걸쳐 연면적 33,400㎡(10,100평) 규모의 시내면세점 관련 시설을 조성하고 2018년부터 운영하는 메사 옆 신축호텔, 지난 3월에 인수한 SC은행 제일지점 건물을 포함해 '신세계 타운'내 모든 시설을 면세점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신세계는 지역사회와 지자체 협업을 통한 관광객들의 니즈 충족을 위해 콘텐츠 개발에 몰두했다. 이러한 일환으로 신세계는 남대문 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중기청-남대문시장상인회-중구청-서울시와 함께 하는 민관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6월 MOU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한류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남대문에 ‘한류 먹거리 특화거리(K-food street)’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한국은행 앞 분수대'를 개선해 분수 광장의 원래 기능을 회복시키고 도시관광의 아이콘으로 탈바꿈 시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선 사업을 통해 ‘명동-분수대-남대문’으로 이어지는 관광코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을 위해서 지역사회의 개발과 발전에 협업하면서 '도심관광'을 활성화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신세계는 해당 사업을 위해 글로벌 마켓팅 및 한류 콘테츠 개발 전문가 등 5명으로 구성된 '남대문시장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단도 꾸렸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은 "새로운 도심 관광자원을 개발해 뉴욕의 매해튼, 일본의 긴지 처럼 서울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밝히며 "면세사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 중소기업, 전통시장과 상생하는 면세점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세계가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시내 면세점 입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 입찰에는 신세계를 제외하고도 'SK·롯데·두산' 등 쟁쟁한 대기업들이 후보다. 대부분의 후보 기업들 역시 신세계처럼 사회환원과 주변지역과의 상생,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개발 등을 밑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과 동대문을 연계한 관광산업을 개발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8조7,000억원, 경제유발 효과 7조원, 고용창출 효과 6만7,000명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현재 '경영권 분쟁' 등으로 내홍이 심각한 롯데그룹이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롯데가 국내 총 7개, 해외 6개 면세점을 보유하고 면세 업계의 부동의 1위라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면세점 상생 계획으로 △중소 파트너사(협력사) 동반 성장펀드 조성(200억원 규모) △중소브랜드 매장 면적 2배로 확장 △중소브랜드 육성 목적의 '인큐베이팅관' 운영 △'언더 스탠드 에비뉴' 100여개 조성을 통한 취약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등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눈여겨 봐야하는 후보자는 두산 그룹이다. 두산 그룹은 면세점 사업에 처음 도전하지만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해 면세점 유치에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두산이 기존의 면세점과 달리 저가 구매 관광객을 다수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는 면세점 특허를 노리는 기업들은 고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두산은 이에 반하는 전략을 세운 셈이다.

뿐만 아니라 두산의 경우는 시내 면세 입찰에 뛰어들면서부터 끊임없이 '면세점 낙점설' 루머가 돌았다.

이 같은 루머는 두산의 경우 박용만 회장이 법정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임하고,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게서도 빠짐없이 참석하며 경제외교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박용만 회장의 이러한 행보로 인해 두산이 면세점 입찰에 유리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서 두산 측은 여러차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지만 시내 면세점 입찰이 민감한 사항인 만큼 입찰과 관련해 루머는 끊이지 않고 있다.

만약 신세계가 이러한 쟁쟁한 경쟁 후보를 뚫고 면세점 낮찰을 받는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지난 86년 아시안 게임부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내 면세점은 꾸준히 늘어왔다. 30년 동안 29개나 늘었지만 그 가운데 살아남은 면세점은 12곳에 불과하다. 비율로 따지만 약 40%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곳은 현재 '롯데 시내 면세점'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하게 된다면 롯데그룹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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