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로또 용돈..자존심 상하게 하는 얄팍한 정책

[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저소득 청년수당 정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달 5일 서울시는 정기소득이 없는 저소득 층의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월 평균 5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청년활동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청년수당 정책은 최근 다양한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취업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사회 밖으로 추락하는 청년들을 줄이고자 마련한 대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대학생도 취업자도 아닌 서울 거주 '사회 밖 청년'은 50만2000명(34.9%)에 이른다.

서울시는 우선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29세 청년 중 중위소득 60% 이하 미취업자, 졸업유예자, 니트(NEET)족 등을 대상으로 2~6개월간 월 5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는 교육비, 교통비, 식비 등 최소 수준의 활동 보조비에 해당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청년들이 사회진입을 위해 벌이는 다양한 활동을 경제적 곤란함으로 인해 포기하지 않도록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서울시 방침에 대해서는 심각한 청년실업을 감안하면 합당한 조치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포퓰리즘이며 과잉복지라는 정치권의 비판도 적지 않으며, 청년들마저 찬반으로 나뉘고 있다.

기존에 진행되어 왔던 청년정책은 '기업지원'이 대표적이다. 이는 청년 고용 시 보조금을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겨난 일자리는 대부분이 임시직으로 청년들의 일자리 전환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었다는 의견이 많다.

이 때문에 기존정책을 전환해 볼 필요성이 있으며, 교육 등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사회진입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을 가하면 더 좋아지겠다는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청년문제가 심각하다는 내용은 공감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 방편이라는 반대 의견이 많다.

정치권도 이번 정책에 대해 시끌시끌하다. 새누리당을 비롯한 반대측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판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업수당이 아니라 청년일터"라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을 통과시키면 81만개의 청년일자리가 나오게 돼 있다"며 "국회가 하루빨리 이런 법안을 통해 청년일터를 만들어주는 게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청년수당 지급은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마음을 돈으로 사겠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용남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청년들이 월 50만원씩 돈을 받으면 그걸 구직활동에 쓸지 아니면 어디 뭐 데이트하는데 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기준에 의해서 발탁되는지 알 수 없는 로또 용돈이다. 청년들을 무시하는 것이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얄팍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정부가 그렇게 소극적으로 나올 일이 아니다"라는 정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당애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 의원은 "고등학교나 대학을 마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이 들이 면접과 괕은 구직활동을 위해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청년들에 대해선 고용보험이라든지 연금, 생활지원수당 등 복지에서 완전히 소외돼 있다. 이런 정책적인 공백상태를 해소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정부의 이른바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건 직업교육이나 직능훈련에 참가하고 있어야만 한다"며 "어려움에 빠진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쓰는데 그것이 포퓰리즘이면 어떻고 치적 쌓기면 어떤가> 오히려 그런 정책을 내놓지 모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헌법은 지방자치권을 보자하고 있고 설령 법령에 의해서 지방자치권을 제약할 수 있다하더라도 그 본질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헌법재판소가 판결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정책은 정부의 그 어떤 정책과도 중복되지 않고 정책적 공백상태를 메우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청년정책'에 대해 정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위한 '고육지책'이란 평가와 동시에 '과잉복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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