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특허기간이 짧아 우려의 목소리 나오고 있어"

▲사진=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지난달 두산그룹은 쟁쟁했던 대기업들을 물리치고 첫 시내 면세접 입찰에 성공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기업들간의 희비가 교차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턱없이 짧아진 특허 기간 때문에 시내 면세점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1월 14일 발표된 서울 시내 면세점 낙찰에 대한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특히 면세점 사업권 기간이 짧아진 만큼 기존에 사업권을 가지고 있던 SK네트웍스와 롯데그룹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발표 결과 신세계와 두산이 면세점 입찰에 성공했으며, 기존 면세 특허권을 가지고 있던 SK는 입찰에 실패했고, 롯데는 반쪽자리 사업권만 쥐게 됐다.


사실 두산은 시내 면세권 사업권을 회득하기 위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기업이다. 두산은 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후 동대문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키면서 100억원을 출연했고, 정부가 주도하는 청년희망펀드에도 사재 30억원을 냈다.


아울러 두산은 명동에 이어 두번째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동대문이라는 입지적 위치를 앞세워 시내 면세점 사업 성공 가능성을 주장해왔다.


또한 박용만 두산 그룹 회장도 시내 면세점 입찰을 위해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며 경제외교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 전면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부단한 노력을 통해 두산이 시내 면세점 사업을 20년 동안 운영해 온 롯데와 sk네트웍스를 제치고 면세사업권을 따낸 것이다.


하지만 두산 그룹이 면세 사업과 관련해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시내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고 있지만, 이익 창출을 위한 수익을 리스크 역시 큰 사업이다.


면세사업은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꾸준히 늘어왔다. 30년동안 29개가 늘어났지만 그 가운데 정작 살아남은 면세점은 12곳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약 40%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면세사업의 경우 선 매입해 파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재고가 남아도 면세점 외에 다른 곳에서는 팔 수 없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물건은 그대로 방치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재고 관리 능력이 면세사업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한 현행 ‘면세점 특허 기간’ 역시 문제다. 당초 면세점 특허 기간은 10년이었으나 법이 바뀌면서 5년마다 면세 사업권을 재입찰을 해야하는 구조가 됐다. 이 같은 현행법은 면세사업에 첫 발을 들인 두산에게는 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면세 사업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구입과 판매 채널 확보가 쉽지 않은 고도의 전문 사업이기 때문에 노하우가 없는 두산이 과연 성공적으로 면세사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의문인 상황이다.


더욱이 두산의 경우는 같이 입찰을 받은 신세계나 롯데와 달리 다른 면세 사업장도 없는 실정이다. 만일 5년 후에 면세 사업권 재입찰에 실패하게 된다면 이익은 커녕 지금 SK네트웍스가 겪고 있는 근로자들의 고용문제와 재고상품 등에 대한 부담감만 끌어안게 된다.


이러한 위험성은 면세 사업권 입찰 후 두산의 주가 급락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는 롯데와 SK네트웍스 등이 시내 면세점 사업 획득 실패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롯데가 사업권을 잃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재심사 기간인 5년은 비용을 회수하고 수익을 내기에는 짧은 시간인데, 이번 사례로 '면세권 사업권은 언제든 회수될 수 있는 단기 리스크가 됐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면세사업의 노하우도 없는 두산이 5년 안에 수익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점이 생긴 것이다. 이와 함께 두산의 면세 사업권 획득이 5년 동안의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때문에 5년 동안 짧은 면세 사업 특허기간 동안 과연 두산의 면세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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