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떤 제안·요구도 하지 않을 것"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는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대한 결단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 전당대회 개최 거부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낡은 병폐들을 백일하에 드러내 놓고 국민, 당원과 함께 진단하고 처방을 내려간다면 당의 살 길이 보이지 않겠느냐" 라고 반문하며 이 같이 요구했다.


그는 "감동과 파격이 있어야만 국민의 관심을 되돌릴 수 있다"며 "문 대표가 (혁신전대에서)다시 당선된다면 저는 깨끗이 승복하고 문 대표를 적극 도울 것"라며 자신이 주장한 혁신전대의 요구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제 혁신안은 당의 병폐를 뜯어고치기 위한 출발선이다.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실천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이것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부족하다. 고심 끝에 (제가) 혁신전당대회를 제안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 대표가 그동안 자신의 10개 혁신안에 대해 수용을 거부했다가 최근 당헌·당규에 포함시키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문 대표는 (그동안) 제 혁신안을 왜 비판했는지, 그리고 석 달이 지난 후 왜 갑자기 수용하게 되었는지, 국민들께 설명하는 것이 맞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안 전 대표는 또 "현재의 체제와 리더십으로 당의 분열과 갈등을 잠재울 수 있나. 지금 우리 당으로 총선 돌파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반문한 뒤, "정치 리더십은 누르고 억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문 대표의 리더십을 꼬집었다.


안 전 대표는 그동안의 양보를 반복했던 자신의 과거 정치경험을 돌이키며 이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저는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다. 단 한 차례도 분열의 길을 걸은 적이 없다. 2011년 한나라당의 확장을 반대했기에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했고,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대통령후보직도 양보했다"며 문 대표와의 현재 대결구도에서 더이상 양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저의 목표는 지금도 정권교체이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치의 변화다. 지금 제가 우리 당의 혁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고,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왜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지 못하느냐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하지만 저는 문 대표 개인과 권력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당과 야권 전체의 존망이 달린 문제를 함께 풀어가자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현재 당내 상황과 관련, "지금 이대로 총선과 대선에 나선다면 정권교체는 어려워지고, 한국 민주주의는 암흑의 길로 빠져들고 말 것"이라며 "독선과 오만으로 가득 찬 낡은 세력들이 나라를 침몰시키는 것을 더 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리 투표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절망하는 지지자들과 국민들께 그래도 다시 희망을 가지고 투표장에 나와 투표해 달라고 요청하려면, 지금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 안철수의 미래나 문재인의 미래는 중요하지 않다. 야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어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저는 제게 주어진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끝으로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씀해 달라"면서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묻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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