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W 통해 지배기반 다지기, 막대한 평가차익도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외식·엔터테인먼트 총괄사장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을 이용해 막대한 금액의 평가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BW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 중 하나로, 오리온그룹 지배주주인 담 회장 부부는 계열사들이 발행한 BW를 통해 추가지분을 확보, 경영권 안정을 다짐과 동시에 1170억 원에 달하는 평가차익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오리온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오리온은 지난 1999년 5월 만기 5년짜리 1500만 달러(한화 179억 원) 규모의 47회 차 분리형(채권·워런트 별도분리) BW를 발행했다. 이때 워런트는 주당 2만4000원에 오리온 보통주 신주 74만4437주를 인수할 수 있는 규모였다.

담 회장과 이 사장, 자녀인 경선·서원씨는 2001년 2월까지 워런트를 대거 사들여 오리온 신주 53만8328주(2000년 3월 주식배당으로 행사가 2만4000원→2만3232원 조정에 따른 증가분 9766주 포함)를 인수할 권리를 가졌다.

워런트 매입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01년 2월 상당수(23만3275주) 워런트를 추가로 사들일 때 가격(워런트 당 124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총 매입금액은 7000만 원 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04년 4월 담 회장 부부는 보유 중이던 워런트를 각각 20만7642주, 23만8404주를 전량 행사(두 자녀는 행사 포기)했고, 워런트 행사를 통해 담 회장 부부가 취득하게 된 주식은 현재 각 지분 12.97%(77만626주), 14.57%(86만5204주)에 포함되어 있다.

행사 당시 오리온 주가는 6만5400원으로, 당시 장내에서 시가로 매입했다면 291억 원(44만6046주×6만5400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주식 매입에는 104억 원(44만6046주×(워런트 매입가 124원+행사가 2만3232원))만을 들여 현 발행주식(594만주)의 7.5%나 되는 지분을 늘릴 수 있었다.

현재 오리온 주가는 26만9000원(12월 7일 종가 기준)으로, 담 회장 부부는 워런트 행사를 통해 취득하게 된 주식으로 각각 510억 원, 585억 원의 평가차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또 담 회장은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오리온그룹 계열의 케이블TV 지주회사인 '온미디어'에서도 BW 워런트를 이용해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뒀다.

온미디어는 지난 2000년 6월 만기 7년짜리 140억 원 규모의 1회 차 분리형 BW를 발행하고, 1년 뒤 워런트를 제외한 사채는 전액 상환했다. 당시 워런트는 주당 2만5000원(당시 액면가 5000원)씩 온미디어 신주 총 56만주를 인수할 수 있는 규모였다.

담 회장은 이 중 58.9%인 33만주(권면총액 82억5000만원)어치를 권리 당 610원씩 2억 원 가량에 사들였고, 2005년 6월 워런트를 행사했다. 당시 행사 규모는 16만5000주로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행사 전 워런트 절반을 매각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이 워런트 행사 전에 보유 중이던 온미디어 주식은 단 600주(당시 온미디어 발행주식 1004만9799주)에 불과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온미디어가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게 되면서 담 회장은 현재 온미디어 보유주식인 165만6000주(현 발행주식 1억1809만주 대비 지분 1.4%)를 갖게 된다.

담 회장이 워런트 행사만으로 취득하게 된 온미디어 주식의 매입단가는 주당 2561원(액면분할 반영 행사가 2500원+워런트 취득가 61원) 수준인데, 현재 온미디어 주가는 7100원(12월 7일 종가 기준)으로 담 회장은 온미디어 워런트 행사를 통해 75억 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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