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계가 연말을 맞아 노사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은행별 임금단체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아래, 중대 사안이 얽혀 합의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순 노사협상으로 임금인상 타협점을 찾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SC제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노조가 올해 임금 동결분을 포함해 내년 임금을 인상해줄 것으로 요구하고나서면서 갈등을 겪은 바 있지만 3.2% 선에서 임금인상을 합의, 타협점을 찾았다. 핵심쟁점이던 정년 연장도 임금 피크제 적용대상에 한해 만 59세까지로 하기로 했다. 노사 간이 한발씩 물러선 결과다.

그러나 SC제일은행의 경우 노동조합이 지난 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이 조정신청을 내면서 자칫 파업으로 넘어갈 수 있는 불투명한 상황에 접어들었다.

지난 10월 에드워즈 신임 행장이 선임되면서 해결 조짐이 보이기도 했지만, 메트릭스 조직개편과 독립 경영 등은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향후 쟁의조정을 노동위원회로부터 받아 협상을 진행하지만 이마저 무산될 경우 파업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측 입장이다.

SC제일은행 노조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6개월에 걸친 노사 분규사태를 거쳐 노사가 합의한 사항을 은행측이 일방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조직개편을 강행하고 토착경영을 폐기한 글로벌 조직의 강제적 이식을 감행하며 조직 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특히 “지난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SCB는 현지 토착화를 내세우며 국내 최고의 은행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왔지만, 투기성 경영행태에만 집중해 왔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더불어 “더 이상 국부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내금융시장의 교란을 조장하는 제2, 제3의 제일은행과 같은 불행한 은행이 더 이상 있어선 안되며, 선진금융기법과 성장발전적인 진정한 투자자본이 유입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측 관계자는 한편 “일단 협상이 결렬된 것은 사실이나 이견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인 만큼 파업이전에 합의점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었다.

신한은행도 임금인상과 정규직 전환을 비롯해 희망 퇴직 문제로 노사간 협상이 지속 중이다. 정규직 전환은 시중은행들이 거의 해결을 본 사안이다.

한편 하나은행도 내부 직렬통합, 비정규직 고용안정, 승진적체 해소 등 인사시스템 문제에 대해 노사간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오는 10일까지 협상시한을 두고 막편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나은행도 노동쟁의조정 신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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