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전략적 과오 책임 통감하고 호남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신당 창당에 나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29일 과거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천 의원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3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을 나와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에 대해 “지난날의 전략적 과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호남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호남의 정치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누구보다도 저에게 커다란 책임이 있다”며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지만 통합에 실패해 민주개혁세력과 호남의 정치력을 약화시키고 지지자들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천 의원은 이어 “저는 열우당 창당이 정치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고백하면서 “지역주의에 관한 그릇된 양비론에 영향을 받아 호남의 희생을 바탕으로 패권의 싹이 자라나게 했다”고 개탄했다.

천 의원은 “이제 호남정치의 부활과 복원으로 제 빚을 갚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저는 어떤 희생과 헌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천 의원은 과거의 일에 대해 신당을 창당하고 있는 시점에 사과를 하는 것에 대해선 “희망을 보여줘야 할 야권이 총체적 무능에 빠진 데는 많은 정치인들의 책임이 있다”면서 “지난해 보궐 선거 출마를 위해 당(새정치민주연합)을 나오는 순간 그런 과오를 행동으로 인정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부터 사과를 드리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천 의원이 과거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당시 ‘호남당’을 탈피한다고 밝혔는데 지금은 호남 중심의 신당을 창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다.

천 의원은 지난 2003년 신기남 의원, 정동영 전 상임고문과 함께 열린우리당 창당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새천년민주당의 분당 사태를 촉발시킨 바 있다.

천 의원은 호남정치의 부활도 강조했다. 그는 “호남정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 소외와 차별, 낙후를 극복할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실현할 힘을 길러야 한다”면서 “더 이상 차별과 낙후를 용납하지 말고 지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부터 패권체제를 철저히 해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호남개혁정치를 부활을 위한 방안으로는 ‘연대의 3원칙’을 내놓았다. 그는 ‘연대의 3원칙’에 대해 반패권 연대, 가치와 비전의 연대, 승리와 희망의 연대라고 소개했다.

천 의원은 “저와 국민회의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며 야권 지도자들을 향해 기득권 포기를 위한 결단과 용기를 촉구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전신 새정치민주연합)과도 연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김대중 대통령 이후 정권 재창출과 대한민국 개혁, 민주화에 앞장서 온 기존 야당의 정통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 모습을 회복하고 국회의원직 유지와 당권을 잡겠다는 생각이나 자세에서 환골탈태한다면 길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현재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천 의원은 ‘국민회의’에 대한 지지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선 “호남 유권자들이 호남 정치 복원을 선도하는 것이 국민회의와 천정배라는 것을 인식하고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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