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사내 유보금 1년만에 1조원 늘어"이익위해선 물불안가려!


▲사진=김해공항 면세 사업 중단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신세계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이 가족친화적우수기업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 가운데, 일방적인 김해 면세점 사업 중단으로 인해 '먹튀'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1월 14일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권을 획득한 신세계그룹이 헌신짝 버리듯 김해공항 면세점을 접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세계 그룹이 서울시내 면세점을 획득했기 때문에 이용가치가 떨어진 김해 공항 면세점을 정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 김해 공항 면세점은 지난 2013년 7월 특허를 따낼 때도 신세계가 과잉 입찰을 진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존 김해 공항 면세점의 주인은 롯데였다. 롯데 측은 입찰 당시 연간 임대료로 500억원을 제시했으며, 신세계가 이보다 140억원 많은 641억원을 제시했다. 김해 공항 면세점의 연간 매출이 16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높은 입찰 가격이었다.

하지만 신세계는 이에 굴하지 않고 김해 공항 면세점을 따냈다. 그 이후 매년 35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세계는 김해 공항 면세점을 끌어안고 가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11월 14일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이 끝나기 무섭게 김해 공항 면세점을 포기했다. 물론, 면세점을 포기하면서 신세계가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도 분명 존재한다.

신세계가 김해공항 면세점 계약을 중도 포기하게 되면 시점에 대한 위약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이 같은 위약금도 53억원으로 매년 수백억 적자를 보던 신세계 입장으로서는 크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특히, 이러한 신세계가 김해공항 면세점을 포기하면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되는 직원들이 속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에도 롯데가 면세사업권 획득에 실해파면서 롯데 소속 직원들 역시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됐어야 했다. 그 같은 사단을 신세계가 3년 만에 또다시 만든 셈이다.

이에 신세계가 면세사업을 통한 지역경제와 상생 경제활성화를 주도한다고 하면서 정작은 소속 직원들조차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 신세계 측은 "김해 면세점 사업 포기는 누적 적자, 사업 역량 집중"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신세계의 과도한 욕심으로 인해 자초한 결과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효용가치' 떨어진 김해공항 면세점
신세계그룹, 기업의 이익이 우선?
김해공항 면세점, 직원들 재고용은 확실?


▲사진=신세계가 입찰했던 김해공항 면세점

신세계그룹은 김해공항 면세점 DF1 구역의 임대차계약을 중도 해지해 달란 요청공문을 항국공항공사에 제출했으며 지난 18일 서면동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특허권 반납절차까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 중 김해공항 면세점 영업은 종료된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측은 "내년 3월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신세계 센텀시티로 확장 이전하는 부산 시내면세점에 역량을 집중해 면세사업 전반의 체질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자진해서 면세권을 포기한 신세계그룹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좋지않다.

당초 신세계그룹이 가지고 있던 면세점은 신세계조선호텔 파라다이스 뿐이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 면세점만 가지고는 면세사업에서 인지도를 올리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삼성계열사에서 독립한 이후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는 것이 오랜 숙원이었다.

때문에 신세계그룹의 입장에서는 면세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를 위해서 신세계는 지난 2013년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 기존사업자인 롯데보다 무려 140억원을 높게 측정해 입찰에 뛰어들었다. 당시 김해 공항 면세점은 롯데가 운영하던 때에도 적자를 기록하던 사업장이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 입장으로서는 매년 수백억원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은 투자였다. 신세계는 조선호텔파라다이스와 김해공항 면세점을 통해 노하우를 쌓았다. 이후 신세계그룹은 인천공항과 서울시내 면세접 사업권을 추가로 획득하면서 명실상부 면세업계 3위로 올라섰다.

이를 두고 면세 업계에서는 '적자폭 확대'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고 김해공항 면세점의 효용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사업을 중단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서울시내 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있기 때문에 더이상 김해공항 면세점을 끌어안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김해공항 면세점은 롯데가 운영할 때에도 적자가 나던 사업처였다. 신세계가 제대로 된 면세사업을 위한 값비싼 수업료를 낸 것인지 아니면 고도의 꼼수를 부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다”며 “신세계의 과도한 입찰로 기존 사업자였던 롯데는 매장 하나를 접었고, 서울면세점의 기존 사업자인 SK네트웍스는 면세사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경쟁사를 두 번 울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물안한 것은 김포공항 직원들이다. 면세점이 없어지고 나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측은 신세계조선호텔은 김해공항 면세점이 영업을 종료하게 되면 고용 인력을 최대한 부산 시내 면세점에 전환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내 B부지로 내년 3월에 확장 오픈하는 부산 시내면세점의 경우 영업매장이 6940㎡(2100평)에서 8600㎡(2600평)으로 대략 24%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부산 셈텀시티에서 김해공항 직원들 전부를 고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며, 이 과정 실직이 될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사내 유보금은 1년 만에 1조 늘어?
대기업으로서의 도의적 책임은?
면세점 특허권 중도 포기와 관련한 제재 방안 마련 해야해

신세계가 김해공항의 늘어나는 적자폭을 문제 삼으며 사업을 중단을 선언했지만, 정작 사내 유보금은 1년 사이에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확인결과 그룹의 두 축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2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 9곳의 올 3분기 말 기준 사내유보금은 총 9조3357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2.2%(1조118억 원) 증가한 수치다.

사내유보금 중 자본잉여금(4조7854억 원)은 40.1%(62억 원), 이익잉여금(4조5503억 원)은 28.8%(1조181억 원) 각각 증가했다. 자본잉여금은 회사 간 합병·분할, 증자·감자로 증가·감소하는 순자산액, 자기주식 처분이익 등이고,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으로 생긴 당기순이익에서 배당, 자본대체 등이 이뤄지지 않고 남은 부분이다.

9개 계열사 중 올해 사내유보금이 가장 많은 곳은 이마트(대표 이갑수)로 5조9733억 원에 달했다. 이어 신세계(대표 장재영) 2조816억 원, 광주신세계(대표 유신열) 4702억 원,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 3952억 원, 신세계푸드(대표 최성재) 2735억 원, 신세계아이앤씨(대표 김장욱) 1589억 원 순으로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세계가 김해공항 사업을 기간도 만료하지 않은 채 중단하는 것은 당연히 '먹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기업으로서 이익을 좇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은 국가 허가산업이기 때문에 입찰받은 기업이라면 특허 기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신세계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이를 악용했다. 뿐만아니라 일방적인 면세 사업 중단은 김해공항 면세점 직원들에 대한 도의적임 책임 역시 지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면세점 사업 중단은 사회적 기회 손실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패널티나 재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신세계 그룹이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 중단 후 행보는 알 수 없지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직원들의 안정적인 고용승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