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소폭탄 실험 주장 거짓 가능성

[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북한이 또다시 4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 여파로 북한 양강도 백암군 인근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곳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으로 지난 2013년에도 비슷한 지진이 있었다고 한다.

이날 지진이 감지되고 약 3시간 뒤에 북한 조선중앙TV는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수소폭탄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 못한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이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처럼 북한이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수소탄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발표한 것은 신년 초의 느닷없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강력한 규탄 성명과 함께 핵실험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도록 동맹국과 협력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유엔도 북한 도발이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트리거 조항'에 따라 안보리 긴급회의를 즉각 소집했다.

이번 도발로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를 포함한 국제 정세에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소폭탄 파괴력…원자폭탄 수십~수백배 위력
北 수소폭탄 실험 주장 거짓 가능성

북한의 핵실험 성공 진위여부와 수소탄의 존재 여부에 전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소탄은 인류가 지금까지 개발한 무기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핵폭탄은 크게 원자폭탄·수소폭탄·중성자폭탄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수소폭탄의 파괴력이 가장 크다. 수소폭탄은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폭탄과 달리 핵융합 반응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핵무기의 하나인 수소폭탄은 기폭장치로 핵분열 원자탄을 사용한다. 수소의 동위원소인 이중수소, 삼중수소의 핵융합 연쇄반응으로부터 폭발력을 얻는 원리를 갖고 있다.

수소폭탄의 파괴력은 일반 원자폭탄에 비해 수 십에서 수 백배의 위력을 자랑한다.

2차 세계대전에 사용됐던 원자폭탄은 TNT 2만톤과 맞먹는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에서의 수소폭탄 위력은 겨우 6킬로톤에 불과했다.

군 관련 전문가는 "진짜 수소폭탄이라면 이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지진파가 감지됐을 것"이라며 수소폭탄 실험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전문가는 "이번 핵실험의 규모는 4.8로 기상청이 발표했다"며 "3차 핵실험이 4.9, 2차 핵실험이 4.5였는데 진짜 수소폭탄 실험이라면 3차 핵실험 때보다는 더 큰 규모가 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수소폭탄은 원자탄보다 100~1000배의 위력을 지닌다"며 "때문에 미국은 수소폭탄 실험을 태평양에서, 러시아에서는 시베리아 내륙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내에서는 수소폭탄 실험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소폭탄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그 폭발력을 감안해 충분한 규모의 핵실험장이 있어야 하는 만큼 풍계리에서 본격적인 수준의 수소폭탄 실험이 진행됐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국가정보원 역시 북한의 주장이 부풀려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주장대로 완전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기보다는 그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4차례 추가 도발…얼어붙은 남북관계

북한이 기습적으로 수소탄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북한은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핵실험 사실을 중국과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 국제사회에 대한 기습적 도발이다.

그동안 북한은 3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통해 핵무기의 소형화 및 핵탄두 탑재 능력 등을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국방부는 지난해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한 바 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북한이 7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더욱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강력한 규탄 성명과 함께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적인 제재 조치 등을 취해 나가겠다고 밝혀, 민간교류 확대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을 통한 관계 정상화도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또한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지난해 '8·25 합의'로 조성됐던 남북간 대화 분위기는 물론 최근 관계회복을 모색해 오던 북중관계도 다시 경색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위상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자신하겠지만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더욱 가속시킬 자충수를 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다.

김정은은 본인 생일 이틀 전에 실험을 강행해 자축하려 했을지 모르나 오히려 무모한 도발 의지만 확인시킨 꼴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들을 탑재한 전략 로켓을 공개했다"며 수소폭탄을 개발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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