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 일으키고 있는 면세점 특허제도"


▲사진=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서 롯데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빼앗긴 롯데그룹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기간이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줄어든 가운데, 면세점 고용 노동자들이 정부를 향해 면세사업권 박탈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해 11월 14일 특허 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을 입찰이 진행됐는데 입찰에 참가했던 신세계그룹, 두산그룹, 롯데그룹, SK그룹 가운데 두산 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새롭게 면세점 입찰에 성공했고 롯데그룹은 2개의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잠실 월드타워점을 면세사업권을 박탈 당한 바 있다.

이에 잠실 롯데 월드타원점 면세점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될 위기에 놓이자 정부를 향해 결정 철회를 촉구한 것이다.

물론, 롯데그룹 측은 100% 고용승계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천 여명의 넘는 직원들을 전부 다 고용승계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도 의문인데다, 고용승계가 되더라도 근무지역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면세점 노조는 11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의 사업권 상실과 관련해 "월드타워점 면세사업권 박탈 결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 면세사업이 정부의 졸속 밀실행정과 국회의 입법미비로 관련 사업 노동자의 고용불안은 심각한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며 "면세 노동자와 여행관광산업 노동자의 갈곳이 사라지고 있다. 쪼개기 면세사업 남발로 롯데월드타워점돠 SK워커힐면세점 노동자 2200여명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관광객 대응에 필요한 면세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1989년부터 사업을 운영하던 잠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 사업권을 박탈한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면서 "3000억 이상이 투자된 면세점 사업권을 하루아침에 취소해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며,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 같은 근로자들의 주장은 여러차례 문제로 제기된 바 있다. 현재 면세점 특허권은 5년으로 줄어들면서 면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생명 역시 5년 단기간 계약직으로 전락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기존 근로자들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고용승계를 해준다고 해도 그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고용승계를 둘러싸고 지역적인 문제도 지적됐다. 고용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선 지역에 상관없이 근로자들의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던 근로자가 일자리 때문에 인천이나 더 심할 경우는 부산에 내려가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럴 경우 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롯데월드타워점 한 노조 관계자 역시 "회사 측에서 타지점으로 이동을 해주겠다고 하지만 기존 직원들이 버젓이 있는데 자리를 차지하는 것 밖에 안된다. 일할 자리는 한정적인데 직원이 남으면 결국 밖으로 쫓겨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토로했다.

게다가 5년 단기 계약은 당장 실직 위험에 처한 롯데그룹 월드타워점 면세점 근무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당장 5년 후에 다시 재입찰을 해야 하는 두산그룹과 신세계그룹 노동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새로 생기는 면세점에 고용되는 근로자들 역시 5년 후에는 면세점 운명에 따라 고용 여부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면세점 사업자가 바뀔 때마다 모든 기업들이 기존 면세점 근로자들의 고용 승계를 보장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근로자들은 고용이 지속되고 있는 5년 내내 불안함에 시달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면세점업계 내 정규직도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5년 한시적 승인으로 인해서 재입찰이 계속될 경우 기업 역시 매번 고용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정규직을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파견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을 선호하게될 것이고 이는 면세업계 전반적인 노동의 질을 낮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고용 형태의 변화는 면세업계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5년 마다 '잉여인력'일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진 상태로 면세업계에 오랫도록 남아있고 싶어하는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 면세점 근로자들의 고용에 대한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나아가 면세점 5년 특허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진행돼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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