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韓 가격만 낮추면 판매량 늘릴 수 있다는 인상 줄 수 있어" 우려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독일의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 기기 조작 사건으로 전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판매략이 뚝 떨어진 가운데, 한국에서만 같은 기간 약 5200대의 차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환경부가 폭스바겐 차량에 대해 강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있다.

지난해 12월 폭스바겐 배출가스 기기 조작으로 인해 미국 현진에서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등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 판매량은 76대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배출가수 논란 이후에도 5191의 차량이 팔려나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심지어 미국의 경우는 배출가스 조작이 밝혀지기 전 디젤차량 판매실적이 8688대로 디젤차 시장을 주도한다고 해도 무색할 정도였다.

그러나 배기가스 조작 논란이 불거진 이후 판매량이 100분의 1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배출가스 파문을 실감케 했다. 더욱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연방 환경 당국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배출가스 기기 조작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내놓은 리콜 계획에 대해서도 부적합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P)는 폭스바겐의 2.0 리터 디젤 엔진 리콜 계획을 반려하면서 "기술적 평가를 하기에 부족하다"며 "전체적으로 차량 성능, 배출가스,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CARP 판단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PA는 폴크스바겐이 이 회사 디젤 자동차들이 법규를 준수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도록 할 수 있는 "승인 가능한" 리콜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한국 시장에서 폭스 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 이후에도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판매가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을 확인해 발표하면서 구형디젤 엔진 탑재 모델만 판매 중단 조치를 취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추가적으로 문제가 발견된 3000cc급 디젤차에 대해 추가 검사를 시작하고 해당 모델 판매 중단을 선언했지만, 한국에서는 조사 중인 모델에 대해서도 판매를 중단하긴 커녕 할인까지 더해 판매량을 늘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 대해서 강력한 제재가 없어서 한국에서만 판매량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본사에 한국에선 가격만 낮추면 판매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한국 소비자를 얕잡아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 우려했다. 더욱이 현재까지 폭스바겐은 그룹은 북미와 달리 한국 소비자에 대한 보상은 나서지 않은 채 '본사와 논의 중이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폭스바겐에서 한국 소비자를 어떠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때문에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디젤 차량에 대한 할인 판매가 아니라 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전면적인 검사와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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