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용·김승남 탈당에 전북출신 인사들 영입으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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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은 신학용 의원, 오른쪽은 김승남 의원.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의원 두 명이 14일 탈당을 선언하자 당 지도부는 두 명의 인재 영입을 공식화하면서 맞대응했다. 소속 의원들의 탈당에도 불구, 인재영입 등을 통한 자체 혁신으로 분당 위기 상태를 극복해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민주 신학용·김승남 의원은 이날 오전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신 의원은 따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탈당선언문’을 배포해 탈당 사실을 알렸으며 김 의원은 오전 11시 국회 본청 1층 기자회견장서 탈당을 공식화했다.

신 의원은 “당내 패권주의, 당대표의 허약한 리더십은 당권을 지키는데만 급급했다”면서 “총선과 대선, 연이은 재보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당대표와 지도부는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이 오로지 그때마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일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득권, 패권주의가 더 강화되었으며 덧셈이 아닌 뺄셈의 정치가 만연해졌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또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곧 물갈이 대상의원으로 매도당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당내 민주주의는 완전히 실종되었다”며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당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또한 “믿음직스럽고 실력있는 강한 야당은커녕,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만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문 대표 친위대의 극단적 패권주의에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되어 이제 탈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보성군이 지역구인 김승남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1993년 마포당사 시절의 민주당에 몸을 담은 지 23년 만에 처음으로 당을 떠난다”며 “2003년 새천년민주당 분당이후 언제부터인가 우리 안에 포용과 자기희생정신이 사라졌다. 지금의 더민주도 한쪽 날개로만 움직이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앞으로 합리적 진보와 중도개혁세력이 하나의 틀 안에서 마음껏 날개 짓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똑똑한 통합야당을 만드는 일에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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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은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오른쪽은 박희승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장.

이처럼 더민주는 소속 현역의원 두 명이 이날 탈당을 선언하자 두 명의 인재를 영입했다. 더민주는 이날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과 박희승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장이 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이날 김 의원의 탈당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는 오전 11시, 국회 본청 2층에 위치한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인재영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더민주는 하정열 원장에 대해선 “야전과 전략을 모두 아는 군사 전문가이며 안보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면서 “더민주의 평화안보통일 정책의 집행경로를 설계할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정읍 출신인 하 원장은 37년간 군인으로 복무했으며 2000년 국민의정부때 대통령의 국방비서관으로 발탁, 2년간 청와대서 근무했다.

더민주는 “하 원장은 야전 근무와 청와대, 국방부, 합참 등 지휘부를 두루 거친 군 장성 출신 전략가이며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학 박사를 받고 안보 문제를 연구해온 통일안보 전문가”라고 강조하면서 “군 장성출신으로 국가의 이익을 위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 온 ‘소신의 장군’”이라고 소개했다.

하 원장은 “북한과 싸우지 않고 이겨야 온전한 승리이며 지혜로운 전략”이라며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입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 문제를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우리 군 통수권자가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지는 것이 국민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더민주는 하 원장에 입당 기자회견에 이어 박희승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장 입당 기자회견을 연달아 개최했다.

더민주는 박 전 지원장의 영입에 대해 “권력을 위한 법질서 확립이 아닌, 민주주의와 시민을 위한 법질서 확립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지난해 말 퇴임한 지원장급 판사가 바로 입당해 더민주의 총선승리를 위해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박 전 지원장은 24년간 판사로 재직했으며 울산지법과 수원지법 성남지원, 서울중앙지법, 서울서부지법 등에서 부장판사로 재직했다.

박 전 지원장은 “판사로 퇴직하며 다르게 선택할 길들도 고민했음을 고백한다”며 “경제적으로 득이 되는 길보다는 그동안 국민에게 받은 혜택을 다시 국민께 돌려드리고 봉사하는 길을 택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전 지원장은 이어 “판사는 국민이 키운 법률전문가이며 국민을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며 “법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극복하고 국민을 위한 법률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더민주가 9·10호로 영입한 인사들은 모두 전북 출신인사들이다. 더민주 엑소더스(대탈주)가 광주·전남을 넘어 전북과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전날(13일) 전북 익산 지역구인 이춘석 의원이 잔류를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유성엽·김관영 의원의 탈당으로 전북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데 전북권 탈당 기류가 잠시 멈칫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더민주는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전북출신 인재영입으로 전북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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