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가정 내 문제 아니라 사회적 문제"


▲사진=32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한 서정희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지난해 전 남편 서세원과 32년 동안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 지은 서정희가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했다. 서정희는 방송을 통해 32년간의 결혼생활을 통해 성숙해졌다고 털어놓으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19일 서정희는 어머닝니 장복숙씨와 함께 KBS '아침마당-화요초대석'에 모습을 비췄다. 이날 방송에서 서정희는 "정리는 잘 되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면 후회할 일 뿐"며 말문을 열었다.

서정희는 "과거에는 부족했고 연약했고 잘못했다. 그래도 언제까지 골방에서 울면서 지낼 순 없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잘한 일은 칭찬받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앞서 서정희는 전 남편 서세원과 이혼 소송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에 대해서 폭로한 바 있다. 서정희는 32년 동안의 결혼생활에서 가정폭력을 당해왔으며, 강제로 신경안정제를 먹어야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방송을 통해 서세원이 서정희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공개했다.

이로 인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충격적이었던 건 언제나 TV 속에서 잉꼬부부로 보여줬던 서세원·서정희 부부에게서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서정희는 "남편이 화가 나면 절제하기 힘든 감정의 기복들이 항상 있었다. 말다툼이 오고 가면서 언어폭행이 굉장히 심하게 일어났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했으며, 이 과정에서 서세원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세원·서정희 부부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건 공인인 두 사람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가정폭력과 매맞는 아내'를 언론·미디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마주하게 된 일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을 가정 내의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성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가정폭력을 더 은밀하고 폐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가정폭력 발생건수는 지난 2011년 6848건, 2012년 8762건, 2013년 1만678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폭력 유형별로는 아내 학대가 1위였다.

심지어 이 같은 가정폭력은 '폭력'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4년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114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 2014년 1월 1일 부터 12월 31일까지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2014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114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95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최소 1.7일의 간격으로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협에 처해 있다.

이는 결국 가정폭력이는 단순히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가정폭력은 근절해야할 사회적인 문제다. 때문에 이제는 '가정폭력'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가정폭력에 대해서 엄한게 처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사례를 들자면 미국은 음주운전 다음으로 가정 폭력이 중요한 범죄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부부 사이에 일어나 작은 말다툼에도 경찰이 출동해 가정폭력의 가해자를 체포하기도 한다. 가정폭력이 단순히 배우자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를 폭력 피해자로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가정폭력으로 체포가 되면 기본 보석금이 최소 5만달러가 책정되며, 가해자는 변호사 비용까지 감안하면 사건 처리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부담을 하게 된다. 기본 보석금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미국 내에서 가정폭행 사건으로 체포되며 다른 형사사건과는 달리 무조건적으로 중범 취급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가정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방안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다. 가정 폭력은 더이상 가정 내 혹은 배우자 간의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 가정 무너뜨리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구성원을 병들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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