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돌발 변수까지 만나 기대한 만큼 가시효과無

[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중국 성장 둔화 여파 등으로 기업체감경기에 한파가 불어 닥쳤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지난해 메르스 사태 수준과 유사할 정도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6.3으로 7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전망치는 세월호 사고(94.5, '14.6월) 때보다 낮고, 메르스 사태 여파(84.3, '15.7월)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급락한 데는 대외요인뿐만 아니라 대내요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업 경영 관련 우려사항에 대해 기업들은 민간소비 위축(30.6%)와 중국 성장 둔화(20.8%)를 가장 많이 짚었다.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면 경기는 더 얼어붙을 게 뻔하다. 소득 감소와 고용 불안, 소비 감소와 투자 감소, 생산 축소와 기업 도산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 투자, 수출 등 경제를 떠받드는 3대 지표 모두가 암울하기만 하다. 한국 경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현실화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 자영업자, 서민들은 더욱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살리기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최경환 경제팀은 46조원 재정확대 패키지까지 내놓으며 경기부양 시동을 걸었지만, 내수·수출부진이 겹친데다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만나 기대한 만큼 가시효과는 없었다.

반면 유일호 경제팀은 4대 개혁을 완수해 성장과 일자리창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없애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내수·수출의 회복으로 경제활력을 가시화되도록 한다는 정책기조 아래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전경련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2월의설 명절 효과에도 불구하고 기업 경기전망이 급락한 것은 중국 성장 둔화, 환율 불안 등과 같은 대외 요인뿐만 아니라 민간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홍 팀장은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 마련과 금융시장 모니터링으로 대내외 불안 요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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