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갈 곳 잃은 청년들' 범죄에 가담도 늘어나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공무원 준비생이 벌인 '국가 7급 공무원 시험 조작' 사건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공무원 시험 역사상 조작 사건이 발생한 것도 처음이었지만, 무엇보다 평범했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이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에 대한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왜 이런 우리사회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일까?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었던 송씨는 어떻게 범죄의 길을 선택하게 됐을까?

지난 5일 한 매체는 20대 취업준비생인 공무원 신분증을 훔쳐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건물에 여러차례 침입해 국가 7급 공무원 시험 성적과 합격자를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송모씨(26)는 경찰 조사에서 "합격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결국 송씨는 시험을 조작해서라도 합격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송씨의 방법은 분명 잘못되었고 처벌을 받아야함은 마땅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선택까지 하게 만들었던 현재 우리 사회가 입맛을 쓰게 만들고 있다.

지금 청년들은 'N포세대'라고 불리운다. 처음에는 3포세대로 시작했지만, 점점 포기해야하는 가지수가 늘어나면서 그것을 세는 것마저 포기한 'N포세대'가 됐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불항으로 인해 기업들은 채용의 문은 줄였고, 매년 쏟아져 나오는 청년들은 갈 곳을 잃었다. 취업을 하기 위해 스펙을 쌓아도 회사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버렸다.

이로인해 청년들 사이에서는 ‘내일 세상이 망하더라도 취업은 하고싶다’는 등의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점점 궁지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송씨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청년들의 비율 역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검거된 보이스피싱 인출책 484명 가운데 20대의 비율이 45%인 218명으로 가장 높았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고액 일자리를 소개시켜준다는 꼬임에 청년들이 넘어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취업난에 따른 청년들의 자살률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전체 자살자 중 청년 자살자(21~40세)는 3587건으로 전체 자살자 1만4271명 중 25.1%를 기록했다.

이 같은 비율은 지난 2010년 27.3%, 2011년 27.0%, 2012년 25.9% 등 꾸준히 25%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눈여겨 볼 점은 청년실업률과 자살률이 같은 추세라는 것이다. 청년실업률은 지난 2011년 2월 8.5%에서 올해 2월 11.0%까지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관계로부터 고립된 청년들이 극단적인 결심을 하게 된다고 보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이라고 해서 모든 청년들이 범죄 길로 빠져들거나 극단적인 선택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결책도 없이 계속 심해지는 취업난과 그 속의 치열한 경쟁이 청년들을 범죄취약계층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정부와 관련 부처들은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대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 대안들은 실질적으로는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들은 단순히 몇 개월 할 수 있는 ‘인턴’ 자리 등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 우리 사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젊은 청년들이 취업난에 허덕이다 범죄의 길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인 사회적 안전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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