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때문에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어
▲사진=탈북민
[투데이코리아=김민철 기자]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중 절반 이상은 빈곤층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28일 통일부와 북한인권정보센터, 탈북민들에 따르면 실제 탈북민의 37.7%는 생계비지원 대상자이며 절반 이상은 월소득 100만원 미만 미만인 극빈층이었다.
이에 극우 성향 시민단체 어버이연합이 탈북민들을 동원한 시위와 집회를 벌인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이들이 '일당 2만원'에 동원 가능했던 이유가 이들의 빈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3월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들 4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제작한 '2015 북한이탈주민경제사회통합 실태'에 따르면 탈북민중 경제활동인구는 59.3%로 비탈북민의 62.7%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업률의 경우 비탈북민 3.1%, 탈북민 7.1%로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일자리의 질이 비탈북민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도 문제였다. 4대 보험을 적용받는 '직장인'으로 분류되는 상용직 노동자는 43.2%로 비탈북민의 48.7%와 심한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일용직 노동자 비율은 비탈북민 5.7%, 탈북민 32.4%로 심한 차이를 보였다.
여성 탈북민 일용직 노동자의 경우 음식점에서 시급제, 또는 일당제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고 남성은 건설 현장 노동이나 차량 운전 등 단순노무직에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형태가 비교적 불안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일용직·임시직 노동자의 비율도 전체 노동자의 절반 정도인 46.8%(일용직32.4%, 임시직 14.4%)로 비탈북민의 26.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탈북민의 소득이 비탈북민에 비해 크게 낮은 것도 문제였다. 최근 3개월간 한 달 월소득이 100만원에 못 미치는 생활을 해 온 사람들이 57.8%로 조사되었다.
탈북민 가족 구성은 2인가족 33.6%, 1인가족 28.8%, 3인가족 22.4%, 4인 이상이 15.2% 였다. 이중 한 달 소득이 1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족이 39.1%로 1인가족의 숫자를 제외한다고 해도 2인 이상 가구의 상당수는 월 100만원을 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비율도 비탈북민 2014년 기준 2.6%, 2015년 기준 탈북민 37.7%로 수십 배 차이났다.
가난에 허덕이며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까지 생각하는 탈북민의 숫자도 적지 않았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 이상 해봤다고 응답한 20.8%의 탈북민들중 월 150만원 미만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74.7%를 차지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탈북민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건설업이나 단순노무직 등에 머무르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정착을 이루지 못하고 생활하게 될 경우 이들은 심리적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북한에 남겨진 가족을 그리워하며 '재입북'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탈북민의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틀 속에 그들을 가두면 안된다"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의 정착을 도울 수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제대로 된 지원책이 없음을 지적했다.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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