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동영-이인제 단일화요구 단식 이상열의원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간에 11월,12월 두 차례에 걸친 대선후보 단일화와 당대당 통합 논의가 있었으나 큰 진척이 없이 대선이 목전에 다가왔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미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그러나 대선후보 단일화 외에는 진보민주세력이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둘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범여권 정치인들은 단일화 무산에 아쉬움을 갖고 있다.

특히 이상열 민주당 의원은 아쉬움을 삭히는 대신 몸소 사그라든 단일화 불씨를 되살리고자 '단식'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 단식 중인 이 의원에게 민주당-신당 대선후보 단일화의 정당성과 그에 대한 열망, 정국 전망 등을 들어봤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신당과의 대선주자 단일화와 합당 협상의 결렬을 선언한 상황에 단식을 하면서까지 단일화에 다시 불을 붙이려는 것이 일종의 '항명'으로도 비치는데, 자세한 배경과 사정은?

▲최고위원회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지만, 최인기 원내대표, 김종인 상임고문, 김송자 수석부대표 등은 지금도 중도개혁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된다는 생각에 후보단일화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입장이다.또 각 지역위원장 및 지역 당원들이 반드시 개혁세력의 후보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요구와 열망을 매우 높게 갖고 있다.

그런 당원들의 요구와는 달리 최고위에서 중도개혁세력의 단일화를 추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대선을 완주하기로 한 것에는 답답하다. 결국은 당에 남아있으면서 단식투쟁 외의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 불가피하게 이 방법을 택한 것이다.

-지금 설명을 들어보면 민주당이 단일화를 놓고 '내분'을 일으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정당이란 그 안에 여러 가지 생각이 있게 마련이다. 최고위원회에서 후보단일화를 더 이상안 하기로 했고, 그 상황에 많은 당원들의 요구와 열망을 외면할 수 없고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서 단식이라는 방법으로 촉구하자는 것이지, 내분이라고까지 해석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추미애 전 의원이 민주당이 대선에서 독자후보를 내고 완주한다는 시도를 '오만'이라고 평가한 바 있는데, 이 평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는가?

▲독자적으로 왕주한다는 것이 오만하다는 그런 차원은 아니고, 당원과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동영,이인제 두 후보 중 누가 되어도 동일한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는가, 혹시 염두에 둔 단일화 대선주자감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고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생각이다. 즉, 특정 후보 누구를 미리 정하고 단일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이명박을 이길 수 있는 쪽으로 하자는 생각이다.

-그럼 여론조사 등의 철저히 객관적인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시간적으로는 여론조사를 할 수도 없고 국민의 뜻에 따라서 국민 단일화를 해야할 것이다.

-박상천 민주당 당대표는 신당을 중도개혁정당이 아닌 파퓰리즘에 경도된 정당으로 보는 입장을 여러 번 피력한 바 있다. 진보민주세력이 집권한다는 측면에서 단일화를 추구하는 충정은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색깔이 다른 민주당과 신당이 단일화만 하면 된다고 핻 hrhs란할 것 같은데?

▲11월 12일 첫 합당 결의를 할 때에도 그렇고 이번에 다시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할 때에도 그렇고 우리 민주당은 대통합신당이 중도개혁 노선으로 복귀해줄 것을 요구했고 그쪽에서도 응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그런 논의를 전제로 한 것이다. 즉, 우리는 신당이 그 이전에 좌편향 노선을 걸었건 어쨌건 복귀를 전제로 단일화를 요구했다. 원칙없는 단일화는 아니다.

-지지율급반등을 위한 선거용 이벤트는 아니라는 것인가?

▲원칙은 고수하는 단일화다.

-첫 단일화 협상 때 신당과 민주당간 지분 이야기가 나와 국민들을 많이 실망시킨 바 있는데, 이번에도 어떤 힘겨루기는 없었는지?

▲이번(두번째 협상 논의)에는 지분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개혁정권을 세우는 것만 논의됐다. 그 외의 차이는 얼마든 극복할 수 있고 큰 가치 실현을 위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 가자는 생각이다.

물론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를 요구한 민주당 입장과, 후보 단일화부터 먼저 요구하는 신당의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다.민주당이 통합을 전제로 하면서 중앙선관위원회에 합당 등록 신고라도 하자고 한 것은, 그쪽에서 첫 단일화 협상 때 국민들 앞에서 한 약속을 내팽개친 것을 보고, 신뢰가 많이 무너져서 그런 요구를 한 바는 있다.

-일단 민주당쪽에서 단일화를 거부하자 정동영 신당 대선후보가 다시금 연합정부론을 꺼내들었다. 지금 단일화 재추진을 요구하며 단식하는 입장에서는 연합정부론을 어떻게 평가하나 ?

▲연합정부도 이념과 정치적 생각을 같이 하는 세력끼리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고, 우선 중요한 것은 중도개혁 세력이 힘을 하나로 모으고 힘을 결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대선 후조 단일화를 하는 게 필수적이다. 연합정부론은 단일화를 추진한 나중의 문제다.

-대선후보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진보민주세력을 외면할 수 있지 않나? 이미 많은 국민들은 BBK에 설사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연루돼 있다 해도 지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명박 후보가 도덕적 흠결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지지를 받는 건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무능에 대한 분노가 크다. 즉 일종의 반사이익이라고 본다. 중도개혁 세력이 분열된 것도 이명박 후보의 지지를 원인으로 하고 있다.

물론 후보단일화를 해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은 못한다. 하지만, 정치는 명분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대선 승리의 방법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는 게 책무라는 점에서 단일화를 추구하는 면도 있다.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대선후보 중심을 정당을 급조한다든지 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은 경계하고 있다.

-지금 가장 큰 열망이 있다면?

▲우리의 단식 염원이 이뤄져서 늦어도 15,16일까지는 이뤄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19일 대선을 통해 중도개혁정권이 세워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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