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를란도 핀토 파쵸'를 맡은 제작진

[투데이코리아=양만수 기자]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초기 오페라 '오를란도 핀토 파쵸(가짜 미치광이 오를란도)'가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오를란도 핀토 파쵸'를 무대에 올린다.

4일 김학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겸 단장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알려진 오페라를 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오페라를 국내에 소개하고 오페라계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한다는 마음에서 선정했다"며 생소한 바로크 오페라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는 주인공 오를란도를 둘러싼 인물들의 사랑과 질투, 복수와 분노 등 복잡한 감정을 다루는 오페라다.

8~9세기에 걸쳐 서유럽의 통일을 이끌고 황제에 즉위한 샤를 대제의 12기사중 한명인 주인공 오를란도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안젤리카의 명으로 마법의 여왕 에르실라의 성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연출은 올해 '인터네셔널 오페라 어워즈'에서 영 디렉터 상을 받은 파비오 체레사가 맡는다. 그는 마법을 중심으로 인물들 간의 변화하는 감정을 그린다.

지휘는 1994년부터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을 중심으로 바로크 오페라 전문 지휘자를 해온 로베르토 페라타가 이끌게 된다.

페라타는 "비발디의 오페라를 올리는 것은 선구자적인 선택"이라며 "현재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에서도 공연을 잘 하지 않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오를란도 역은 베이스 바리톤 크리스티안 센이, 아르질라노 역은 카운터 테너 이동규가 맡는 등 바로크 음악을 해온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아르질라노 역의 이동규는 "한국 무대에 데뷔한 지 10년이 됐는데 바로크오페라를 거의 하지 못했다"며 "관객들이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동규와 작업한 경험이 있는 오를란도 역의 크리스티안 센은 "이탈리아에서 처음 사귄 친구가 한국인 테너였다"며 "음악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의 교량이 될 수 있다. 동떨어진 대륙을 연결해줄 수 있는 것이 음악"이라고 말했다.

김학민 예술감독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고민한 산물이 '오를란도 핀토 파쵸'라고 했다.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건 쉽지 않다"며 "드라마틱한 내용으로 다른 바로크 오페라보다 대중성을 갖췄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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