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계파 아닌 국가와 국민에 줄 서는 국회

[투데이코리아 = 충청취재본부 이범석 기자] 20대 국회는 어떤 국회가 되어야 하나. 국민의 기대는 무엇이고 국회의 약속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20대 국회가 5월 30일 본격 출범은 했지만 지난 4.13 선거결과가 보여준 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들 것인지 각종 언론 보도들과 여론조사 등을 기반으로 되짚어 보았다. <편집자주>

20대 국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에 대해 본 지에에서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권력과 계파 아닌 국가와 국민에 줄 서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는 주제로 짚어 보았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국회 내 모든 행태와 결정의 기준을 내년 대선에 유리한가 아닌가에 맞춰 의정 활동을 할 경우 20대 국회의 미래는 없다.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46조 2항을 의원들은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아야 한다. 의원들의 인식도 바꿔 권력과 계파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줄을 서야 한다.

국회의원의 최대 특권은 오직 국민을 위한 법안을 만들고, 국민의 혈세인 예산이 잘 쓰이도록 감사하는 것임을 가슴에 깊이 담아 의정활동에 임해주길 주문한다. 더 이상 ‘최악의 국회’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대표’(representation)와 ‘책임’(responsibility) 간의 조화가 잘 이뤄지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교섭단체는 국회운영의 중심축으로 제20대 국회의 성공적 운영 여하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교섭단체마다 통상 ‘원내대표’라 일컫는 대표의원을 두어 교섭단체 간 교섭의 대표역할을 맡는다. 이런 교섭단체가 20년만에 3당 체제 시대를 열렀다.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국회운영에 관한 사항을 국회의장과 협의할 수 있는 국회운영협의권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며(국회법 상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해야 하는 사항은 의안에 대한 위원회 심사기간의 지정 등 11개 사항, 협의해야 하는 사항은 연간 국회운영기본일정 수립 등 26개, 그 외 상임위원 선임 등 5개 사항의 제청·요청·추천 또는 통지권 가짐), 국회운영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 되어 회기 결정 및 회기전체 또는 당일 의사일정 협의 등의 권한을 통해 국회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결정한다.

제20대 국회가 생산적이고 신뢰받는 국회가 될지 말지는 새롭게 구성될 교섭단체의 협상능력과 그 결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대여소 3교섭단체 체제로 시작하는 제20대 국회에 대해 기대와 염려가 교차한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야대여소 정국이면서 양당 구조가 아닌 다당제 하에서 세력 균형을 이룰 때 상호경쟁을 촉발시켜 의정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연구가 있다(한국 국회의 입법활동에 관한 연구: 제12·13대 국회의 비교. 김창겸).

또한 다당제 하에서는 이슈 영역에 따라 상이한 원내 다수 연합이 형성되어 국민사회 내 주요 의제들을 적극적으로 의회 내로 수렴하여 대표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갈등을 원내 균열의 상호교차를 통해 제도 내에서 평화적으로 관리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제13대 국회의 원내 균열·연합 구도: 3당 합당이전 26개 주요의제를 중심으로. 박찬표).

반면 당시 국회출입기자 였던 제일경제신문의 이광희 기자의 ‘13대 국회를 뒤돌아 본다’에 따르면 다당제 체제 하에서 정책에 기반한 연합보다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계산과 흥정 등이 당리당략에만 얽매이는 등 치졸한 행태를 가져와 정치 불안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중앙일보 정치부부장의 ‘13대 국회를 뒤돌아 본다’에서는 야권 상호간의 경쟁과 반목으로 국민적 성원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각 교섭단체가 적극적인 대화와 협조보다 당리당략에 따른 판단으로 정략적으로만 움직이려고 할 경우 비생산적인 정치 불안만 초래하고 민생현안 해결이라는 국회 본연의 업무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2교섭단체 체제가 2인3각 경기라면 3교섭단체 체제는 3인4각 경기라 하겠다. 2인3각 경기에서 2인은 사람을 뜻하고 3각은 다리를 뜻하는데 4다리 중에 2다리를 묶어서 3다리로 만들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하나의 다리로 묶이니 같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호흡을 잘 맞추어야 한다. 2인3각 경기도 쉽지 않은데 3인4각 경기를 생각해 보라. 3명의 다리 6개 중 4개를 묶어 달려야 하는데 특히 가운데 사람은 좌우 양쪽의 사람과 다리가 같이 묶여 움직여야 한다. 3인4각 경기에서 3명의 화합은 보다 고차원적이고 더 중요해진다.

20년 만에 부활한 3교섭단체 체제에서의 새로운 국회 운영에 대해 기대와 염려가 교차하는 까닭이다. 3인4각 경기를 같이 펼치게 된 경기자에게는 대결의식이 아닌 동료의식이 필요하다. 경기회복, 청년일자리 창출·확대, 기업의 경쟁력강화 및 구조조정, 저성장·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부합하는 복지 및 노동대책 등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민생현안을 국회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국회 운영 전반에 걸쳐 공동 책임의식을 기반으로 한 교섭단체 간의 생산적인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